대출 규제·정치적 불확실성 여파로 강남권 아파트 시장 위축
잠실 아파트, 최고가 대비 최대 2억5000만원 하락 강남 3구 경매시장 낙찰가율 하락세
서울 강남권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매매가가 1억~2억원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 하락과 유찰 사례가 늘어나며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의 대표 대장주로 꼽히는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이하 엘·리·트)의 매매가는 최고가 대비 최대 2억5000만원까지 하락한 거래가 나타났다.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 9일 21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9월 기록한 최고가 22억9000만원 대비 1억원 낮은 가격에 팔렸다.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13일 26억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였던 10월의 28억5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 17일 24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11월 25억8000억원과 비교해 1억원 떨어졌다.
매매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강화된 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수 심리가 위축된 점이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년 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12.3p)을 기록했다. 또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3으로 전달보다 6p 하락했다. 이 지수는 1년 후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 전망을 반영하며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은 반대를 뜻한다. 지난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최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공매 전문 데이터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강남 3구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31건 중 낙찰된 건수는 15건에 그쳐 낙찰률이 절반을 겨우 넘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94.6%로, 전월의 102.4%에서 7.8%포인트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119㎡는 이달 감정가 34억7600만원으로 경매에 나왔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강남구 대치아이파크 전용 120㎡ 역시 이달 초 감정가 38억9000만원에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매수 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서울 집값 상승세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한강 벨트에 국한돼 가파르게 오르고, 전고점을 돌파했다"며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에 가격 부담이 커지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자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먼저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