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신사업 안착, 경영능력 입증"...오리온 '오너 3세' 담서원, 전무 승진
오리온그룹, 2025년 정기인사 단행
담서원(35) 오리온 상무가 입사 후 3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2022년 말 상무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초코파이' 신화를 쓴 오리온에 또 하나의 성장동력인 바이오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가 그의 이번 승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담 전무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이다.
오리온그룹은 23일 '2025년 임원정기인사'를 통해 한국법인 경영지원팀 담 상무를 전무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인사 발령시기는 내년 1월1일 부터다.
1989년생으로 만 35세인 담 전무는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학사학위를 취득했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오리온 입사 전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현재 오리온홀딩스 지분 1.22%와 오리온 1.23%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담 전무는 그룹 전략 수립과 관리, 글로벌 사업 지원등 여러 분야에 걸친 실무를 수행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리온이 전사적 관리시스템(ERP)을 구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담 전무는 또한 올해 계열사로 편입된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서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 10월 리가켐바이오는 일본 제약사 오노약품공업과 항암효과를 가진 후보물질 'LCB97'기술이전 계약과 복수 타깃에 대한 물질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CB97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총 7억 달러(약 9435억 원)에 달했다. 플랫폼 계약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품과 플랫폼을 함께 수출한 사례로 리가켐바이오가 수익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리가켐바이오의 이같은 가시적 성과에 따라 담 전무의 경영 역량도 주목받았다. 앞서 오리온은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2020년 바이오사업을 3대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담 전무는 2021년 7월 경영관리파트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년 5개월 만인 2022년 12월 인사에서 경영지원팀 상무로 승진했다. 이어 이번 인사에서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게 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로 오리온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회사는 책임 경영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지주회사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 경영을 하는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의 조화 속에 전문경영인 책임경영 체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이성수 오리온 중국 법인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1월 중국 법인 대표로 선임된 이후 간접영업체제 정착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매출과 이익 증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1991년 오리온에 입사한 이 부사장은 생산·해외지원팀을 거쳐 2000년부터 중국 법인에서 근무해 왔다. 광저우와 베이징 등지에서 현지 공장장 등을 역임한 중국 사업 전문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