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관세, 현대 기아차 총 영업익 19% 감소할 것"

S&P글로벌 '자동차 업계, 트럼프의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해 대비하다' 보고서

2024-11-30     최진홍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영업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30일 '자동차 업계, 트럼프의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해 대비하다'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시행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EBITDA(세금,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순이익)가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리스크를 비교적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멕시코에서 K4와 투싼 모델만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차와 기아는 EBITDA 기준으로 2% 미만의 감소가 예상되며, 이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보편관세가 현실화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 2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EBITDA는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편관세란 모든 수입품에 기존 관세율 외에 10%에서 20%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정책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취임 후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S&P글로벌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유럽과 영국에서 수입되는 소형차에도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과 미국 자동차 업계 전체의 EBITDA가 최대 17%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GM, 볼보, 재규어랜드로버(JLR), 스텔란티스는 2025년 기준으로 EBITDA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반면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10~20%, BMW와 현대·기아는 10% 미만의 리스크가 각각 예상된다.

트럼프의 보편관세 공약이 시행되면 글로벌 무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는 보편관세가 세계 무역에 약 1조 달러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에 10%를 추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러한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무역 환경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