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올영vs무신사…양측 샅바싸움에 성수는 오늘도 ‘축제’
올리브영N 성수점, 혁신 매장 오픈 무신사, 같은날 오프라인 세일 시작
평일에 가도 축제 분위기를 내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이다. 22일 오후 찾은 성수동도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북적였다. 이는 CJ올리브영(올리브영)과 무신사의 성수를 둘러싼 자존심 싸움 영향이라는 평가다. 성수 패권을 둘러싸고 양사가 경쟁하며 같은날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됐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무신사 정식 세일기간 시작은 오는 24일부터이나 오프라인 행사 일부를 22일부터 시작했다. 심지어 양사는 성수역 3, 4번 출구를 기준으로 마주보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진장, 2시간 만에 800명 방문
이날 기자가 먼저 찾은 곳은 무신사 행사장이다. 기자가 성수역에서 내리자 많은 사람들이 3번 출구로 향했다. 행렬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무신사 대림창고)’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친구끼리, 연인끼리 혹은 혼자서 해당 매장을 찾았다. 대림창고에서는 노스페이스 특별 팝업스토어(팝업)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해당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점원에 무진장 할인 기간을 질의하는 모습이 수차례 발견되기도 했다.
노스페이스 팝업은 무신사의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블프)’ 일환이다. 무진장은 지난 2022년부터 무신사가 여름과 겨울 시즌 연 2회 진행하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할인율이 최대 85%까지로 고객 관심이 높다. 이번 무진장 행사는 ‘무신사 스토어 대구’에서 스니커즈 기획전도 진행하나 메인 무대는 성수 일대다.
‘무신사 스퀘어 성수 4’에서 진행하는 ‘무진장 아울렛 팝업 IN 성수’는 무진장 행사의 핵심 장소다. 팝업에는 엘무드, 코드그라피, 슬로우애시드 등 28개 브랜드가 참여해 총 1만5000여개 상품을 최대 8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티셔츠 1만원, 후드 집업 2만원, 코트 7만원 등이다.
인기는 이날 오전부터 실감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12시(정오) 오픈인데 오전 10시부터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있었다”라며 “오후 2시 기준 800여분 정도 방문하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가 해당 팝업에 도착한 2시 30분께도 100여명이 넘게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도 2시 37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2시 58분에 입장할 수 있었다. 당초 대기 시간이 1시간여로 예상됐으나 21분만에 입장 가능했다. 무신사 앱을 보고 무진장 행사를 알았다는 20대 남성 두명도 대기 시간 때문에 입장을 고민하다 줄을 섰다. 대기줄에는 외국인 커플을 비롯해 친구, 연인, 모자(母子) 등 다양한 유형의 커플과 혼자 온 여성과 남성 고객도 상당했다. 다만 무신사가 남성향 패션 플랫폼인 만큼 아무래도 남성고객용 상품이 많아 여성고객은 선택의 폭이 제한됐다는 느낌은 있었다.
올영, 1층 비우고 쇼핑 공간에 벤치 설치
이날 2호선 성수역 4번출구 인근에서는 CJ올리브영(올리브영)이 최초의 혁신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올리브영이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준비한 만큼 고객 관심이 쏠렸다. 오후 3시 20~30분까지 단 10분간 입장객만 187명 입장에 이를 정도다. 이 중 16%에 해당하는 30여명 정도가 외국인이었다. 멀리서 보면 내국인과 구별이 쉽지 않은 일본인 관광객도 다수 포함돼 내외국인 비율 조정 가능성도 있다.
올리브영 특화매장은 총 5개층으로 면적 약 1400평(4628㎡)이다. 올리브영 매장 중 최대 규모다. 무신사가 수평적으로 넓다면 올리브영은 층별 공간감은 물론이고 층수를 올려 다양함을 꾀했다. 무신사가 패션 중심으로 꾸며진 데 반해 올리브영은 뷰티, 웰니스, F&B(식음), 굿즈숍과 함께 K팝 특화존까지 다채롭게 꾸며졌다.
각기 다른 존에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올리브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쉽게 발견됐다. 기초나 색조 등 기존 테스트 코너는 물론이고 굿즈존에서 상품을 고르는 고객들은 이미 수차례 올리브영N 성수점에 와 본 듯한 인상을 줬다. 새롭게 도입된 것이 예약제로 시행되는 메이크업존이다. 특히 12시부터 7시까지 운영되는 ‘퀵 터치업 서비스’는 현장 예약으로 진행하는데 오후 3시 48분경 이미 마감 상태였다. 해당 서비스는 립, 아이, 베이스(컨투어링) 키워드 중 한가지를 선택해 15분 동안 전문가에게 무료로 조언을 들으며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핏타민(Fitamin) 코너도 빼놓을 수 없다. 핏타민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규제특례(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약사의 상담과 추천을 통해 소분 판매 방식의 영양제 제공을 시작한 기업이다. 이 코너에서 고객은 약사와 소통하며 자신에게 적합한 비타민을 추천 받을 수 있다. 약사는 컨설팅까지만 진행하고 고객은 계산대에서 따로 상품 결제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쉼을 가능하게 한 인테리어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 점이 주목된다. 1층은 올리브영 25주년 생일파티를 콘셉트로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 제품들을 음식 형식으로 꾸몄다. 매월 다른 전시로 1층을 구성할 예정이다. 한쪽에서는 케이크 달력을 고객이 직접 그려 만들 수 있는 체험이 진행 중이었다. 각 층 곳곳에 벤치가 있는 점도 기존 올리브영 매장과 차별 점이다. 특화매장 일부에 쉼터처럼 소파 등을 배치한데 비해 올리브영N 성수점은 매장 옆에 위화감 없이 자리해 고객들이 편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이날 방송인 노홍철도 해당점을 찾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