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변액보험 '훈풍'…"신계약 급증"

금리 인하로 주식·채권 시장 활기…KB라이프·미래에셋생명·iM라이프 선전 무작정 가입하면 원금도 못 찾을 수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 필요"

2024-11-10     박수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9월 '빅컷(한번에 0.5%포인트 인하)' 결정에 이어 이달 '스몰컷(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빅컷'과 이달 '스몰컷' 단행, 지난달 한국은행의 25bp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보험업계에서는 변액보험 수익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 국채 발행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금리가 뛰고는 있지만, 금리 추이는 중장기적으로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험가입자들은 변액보험 상품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생명보험사들 역시 변액보험 판매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 주식과 채권 시장의 상승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변액보험은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반영한 보험 상품으로,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 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을 계약자에게 배분한다.

투자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특성으로 인해 변액보험은 금리 인하기에 높은 수익률
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평가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주식·채권형 펀드해 투자해 얻은 운용성과를  나누는 상품이기 때문에 증시와 관련이 깊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변액보험은 상품 설계에 따라 질병과 사망을 대비하는 변액종신보험(보장성), 노후 대비를 위한 변액연금보험(저축성), 자유 납입이나 중도 인출 기능이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보장+저축성) 등으로 나뉜다.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생명보험사들은 변액보험 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3만46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323건) 대비  88.9% 증가했다.

최초 납입된 초회보험료는 올해 상반기 총 83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29억원) 대비 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회보험료는 계약자가 처음으로 납부하는 보험료로, 이후 지속적인 보험료 납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다.

보험사별로는 KB라이프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각각 2194억원과 2131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변액보험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뒤는 메트라이프생명(1801억원), 하나생명(1326억원), IM라이프(350억원)가 이었다.

KB라이프생명, 방카슈랑스로 변액보험 성과 주도

KB라이프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험료 일시납 변액보험 상품의 추가 납입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165억원) 대비 2030억원 증가한 2194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펀드인 롱텀밸류주식형 펀드는 설정 이후 16년간 동일한 펀드매니저의 일관된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277.7%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성장주식형 펀드도 미국 산업에 투자해 60.8%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은퇴 고객들을 위한 상품도 있다. KB라이프생명은 단기간에 노후준비가 필요한 은퇴 고객을  위해 지난 6월 'KB 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 Plus 무배당'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계약 시점에 확정된 노후 소득을 보장하며, 적립금이 소진되어도 살아있는 동안 평생 연급이 지급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은퇴 생활이 가능하다. 지급률은 가입 연령에 따라 연 3.5%에서 5.06%로 설정되며, 필요 시 중도 인출도 가능해 유연한 자산 관리가 특징이다. 단, 중도 인출 시 최초의 확정된 노후소득은 변동될 수 있으나, 변동된 노후소득은 평생동안 지급된다.

미래에셋생명, 글로벌 펀드 라인업으로 주도

미래에셋생명은 글로벌 자산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MVP 펀드' 시리즈를 운영 중이다. 이 펀드는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사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전략 수립부터 운영까지 모든 자산 운용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식비율에 따라 글로벌 MVP30, MVP50, MVP60으로 나뉘며, 대표 펀드인 '글로벌 MVP60'은 88.88%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최저보증형 변액연금보험도 있다. '미래를 부탁해', '미래를 응원해' 상품은 연금을 받으면서도 투자 수익률에 따라 추가 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연금액이 감소했을 경우 보증된 금액을 받을 수 있어 노후자금, 상속 자금 등을 마련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연금액강화형 옵션을 통해 연금 개시 시점에 추가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연급개시시점 기준으로 월납 계약은 최대 45%(기납입보험료 대비, 납입완료 보너스 포함) 일시납 계약은 최대 30.5%(기납입보험료대비)를 추가적립 받을 수 있다.

iM라이프, AI 기반 변액보험으로 차별화

iM라이프는 AI 기술을 접목한 변액연금보험 '마이솔루션AI변액연금S'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상품은 AI를 활용해 글로벌 투자 자산의 트렌드를 분석해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잠재 리스크 또한 관리해 관리해 고객이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AI 기반 투자 전략을 통해 iM라이프는 변액보험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말 변액보험 순자산이 3261억 원이었던 iM라이프는 2023년 7월 기준 1조3000억 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의 자금 상황과 경제 흐름 충분히 고려 후 가입해야"

다만 변액보험의 수익이 무조건 좋다 생각하고 가입하면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변액보험은 최소 10년 이상을 바라보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10년 이내 해지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고, 변액보험의 비과세 혜택과 최저보증 기능 역시 대부분 10년 이상 유지해야 적용되기 때문이다. 10년 이내 해지하면 원금조차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개인의 자금 상황과 경제 흐름을 충분히 고려해 변액보험 가입을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