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진단 종합병원’ 민테크, EIS 기반 배터리 솔루션 선봬 [ER현장]
배터리 진단 솔루션 기업 민테크 민테크의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화재 막는 배터리 진단 기술로 ‘각광’
“경쟁자가 많아져야 발전을 합니다. 경쟁자가 없으면 퇴화하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시장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23일 대전 민테크 본사를 찾은 기자에게 홍영진 대표는 회사 기술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배터리 전주기 진단 솔루션을 하는 기업은 민테크가 유일하지만, 시장이 확대 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쟁사들의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전기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1년 국내에서 사상 첫 10만대 판매를 시작으로 다음해인 2022년 16만대를 기록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EV)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400만대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2023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보유량은 누적 4500만대를 기록, 2035년이면 5억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배터리 진단과 ‘폐배터리’ 활용 시장은 더욱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이차전지 검사·진단 전문 기업 민테크는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검사 진단 분야 혁신 솔루션 기업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배터리 진단 시스템 ▲충방전 검사장비 ▲화성 공정 시스템이다. 화성공정 배터리 셀 진단시장, 전기차(EV) 및 ESS 사용 중 배터리 진단시장, 사용 후 배터리 진단시장 등에 폭넓게 대응하고 있다.
원룸서 시작해 ‘유일’한 기업으로
민테크는 국내를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향후 세계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지식재산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남다른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지금의 민테크는 과거 휴대폰용 리튬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양산했던 인력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2015년 회사 설립 후 홍 대표와 부인 명희경 부사장이 함께 대전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시작했다.
홍 대표는 “당시 배터리 진단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없었다. 기술 개발부터 장비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야 했다”면서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이 모여 노력한 결과 민테크는 지난 5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민테크가 개발한 3세대 검사 방식은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으로, 전기 저항을 측정해 배터리의 상태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체성분분석기가 주파수를 통해 체지방을 측정하듯이 일정 주파수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파악한다.
민테크는 국내 EIS 배터리 진단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EIS 기반 3세대 배터리 진단 기술을 상용화한 곳이기도 하다. 기존 검사 방식인 용량 측정 기술 대비 검사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이 기술은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에서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글로벌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행 중인 전기차 배터리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민테크의 ‘B-On Scope’ 솔루션은 데이터 기반의 배터리 분석 진단 기술 DA&D를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 진단해 모니터링 한다. 예방점검과 사전대처로 전기차 사용자들의 안전한 이용을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통합 소프트웨어가 내장된 배터리 검사 시스템 ‘ABT(All-in-one Battery Tester)’는 전기차·ESS 배터리의 모든 전기적 성능시험이 가능한 장비다.
기존에는 EIS 분석, 충방전 시험, DCIR, 공정편집, 절연 안전성 및 전해액 누액 검출 등을 모두 각각 테스트하고 데이터를 취합했다면 민테크 ABT는 통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원스텝으로 모든 테스트가 가능하다.
K-배터리사와의 ‘끈끈한’ 협력
민테크는 국내 에너지 기업과도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그룹, 삼성SDI, SK온, LS머트리얼즈 등을 전략고객사로 확보했으며 GS에너지, 포스코, 에코프로 등과 연구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및 공공기관과도 협력하며 배터리 검사 진단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프리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GS에너지, 포스코기술투자와 에코프로파트너스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높은 시장 장악력에 홍 대표는 향후 매출 증가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테크는 지난해 매출액 175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 66억 원, 당기순손실 8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 전망은 250억원에서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에는 매출액 1000억 원에 더해 영업익 268억 원 수준까지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는 자사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배터리 진단 시장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이 하나로 끝날 수는 없다. 진단 기술이 발전해 많은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출하길 바란다”면서 “경쟁자가 많아져야 발전을 하고 경쟁자가 없으면 퇴화한다. 긴장하면서 시장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