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향한 ‘36년’ 진심…코오롱그룹이 그리는 첨단 수소 생태계
1989년 ‘멤브레인’ 연구 시작으로 PEM·MEA·수분제어장치 등 개발 그룹 전반에 아우르는 ‘수소’ 생태계 구축
기후위기 시대, 거스를 수 없는 친환경의 흐름 속 산업계는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신사업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차세대 핵심 먹거리 ‘수소’에 보내는 관심이 뜨겁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한화오션 등이 수소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먼저 수소 생태계 구축에 뛰어든 기업이 있다. 바로 코오롱그룹이다.
코오롱그룹은 현재 수소 생산과 수송, 활용 등 수소산업분야 전반의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미래 전략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전해질 분리막 기술과 풍력발전사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한편, 수소연료전지차의 심장인 연료전지 수분제어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공급하는 등 수소모빌리티 산업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47년까지 탄소배출 제로인 ‘넷제로 2047’ 달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사업을 위한 36년의 역사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핵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89년 분리막으로 불리는 ‘멤브레인’ 연구를 시작했다. 년도로만 35년, 햇수로 따지면 무려 36년이다. 멤브레인은 액체 또는 기체 환경의 혼합물질에서 원하는 입자 등에 대해서만 선택적 투과·분리하는 기술로, 석유화학산업에서 증류과정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멤브레인 기술을 수처리에 적용, 강화 중공사막 및 모듈을 개발해 2002년 정수장 및 하폐수 처리장 고도화 사업에 공급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을 쌓아왔다.
이들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소재 ‘고분자전해질막(PEM)’과 ‘막전극접합체(MEA)’, ‘수분제어장치’ 등 수소모빌리티 분야의 소재 사업도 확대했다. 그룹 내 수소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시장을 본격 견인한다는 목표에서다.
2006년부터는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차량에 탑재하는 수분제어장치 연구를 시작했다. 2013년 1세대 투싼을 시작으로 2세대에도 수분제어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수분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의 전기 발생 효율을 높여주는 연료전지 내 핵심 부품이다. 전기에너지 생성을 위해서는 연료전지 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수분제어장치 내 멤브레인이 수분을 선택적으로 연료전지에 공급해 발전효율을 높인다.
수소연료전지 핵심소재인 ‘고분자전해질막(PEM)’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지속해왔다. PEM은 수분제어장치와 더불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내 핵심 제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07년부터 PEM 연구를 진행, 2019년 구미공장 내 양산 라인 투자를 결정해 준공을 완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앞으로 수전해 소재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그린 수소 생산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과불화화합물(PFAS)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 수전해 분야에서의 선제적인 사업화 추진을 모색하고 있다.
수소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
수소연료전지차 소재 중심으로 시작한 사업은 수소 생산과 운반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으로 확장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9월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수소산업 국제 콘퍼런스 ‘H2 MEET 2024’에 참가해 첨단 기술력을 증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인더스트리를 필두로 코오롱ENP, 코오롱스페이스웍스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그룹이 보유한 수소사업 관련 소재·부품 기술력을 한데 모아 협업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코오롱ENP는 이번 행사에서 소음기하우징, 히터하우징 등 수소차 부품소재를 전시했다. 또 치수안정성, 가스저감 등의 특성을 지닌 소재들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와 관련된 부품들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어플리케이션을 제시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에서 운송, 저장 역할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올해 전시에서는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중간재 ‘토우프레그’와 수소연료탱크 제품을 전시했다.
토우프레그는 강도가 뛰어난 탄소섬유에 에폭시 수지를 침투시켜 만든 소재다. 금속이나 플라스틱 연료탱크의 겉면에 감는 드라이 와인딩 방식으로 제작해 연료탱크의 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선박, 미사일 연소관, 우주발사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며 경량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수소 생산에서 운송·저장, 발전 사업에 이르는 전 분야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그룹 내 수소사업의 연계와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