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날고 로봇개 뛰어다닌다” 2024 KADEX [ER현장]
10월 2일부터 10월 6일까지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열려
대한민국 지상무기체계가 총출동한 KADEX 2024가 10월 2일부터 10월 6일까지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열린다.
지난 2일과 3일 직접 찾은 KADEX 현장은 ‘역대 최대’규모에 걸맞게 국군 화력장비부터 기동전력, 미래 첨단전력, 육군 항공전력까지 각양각색의 무기체계가 저마다의 위용을 뽐냈다. 또 장병복지관에는 군 급식과 피복류 등 장병 처우 개선과 관련된 업체들이 줄지어 부스를 냈으며 같은 기간 계룡대에서 열린 ‘지상군 페스티벌’과 ‘군 문화축제’와 어우러져 여러 볼거리가 많았다.
방산 대기업들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로템, 현대위아, 기아가 3사 합동 부스를 전시회 최대 규모로 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성능개량형 K2전차와 4세대 다목적 무인차량 ‘HR 셰르파’ 등 첨단 기동전력이 실물 전시됐다.
현대로템의 성능개량형 K-2 전차는 1500마력급 디젤엔진에 힘입어 최대 시속 70㎞로 주행할 수 있고, 암내장형 현수장치를 비롯한 장비를 갖췄다. HR 셰르파는 최고속도 50km/h에 달하는 고기동력을 자랑한다. 최대 200kg의 물품 적재 기능과 고속충전(1시간) 최대 50km 운용거리를 바탕으로 환자 후송 및 각종 물자 운반에도 사용할 수 있다.
현대위아가 제작한 경량화 105㎜ 자주포, 차량탑재형 81㎜ 박격포를 비롯해 달리는 차 안에서 사격을 할 수 있는 ‘기동형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이 지상 기동전력에 중점을 뒀다면, 또다른 방산 거인 한화그룹은 첨단 레이저와 발사대가 미사일과 결합된 '다층방어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 북한의 화력투사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한화시스템의 중·장거리용 다기능레이더(MFR) 및 다표적 동시교전 MFR 등으로 구성됐다.
폴란드 수출 대박의 주역인 K-9 자주포의 유무인복합체계(MUM-T)도 최초 공개됐다. 원격 주행과 운용이 가능해 더 안전하고 자유로운 화력공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화시스템의 정보통신·미래 기술도 부각됐다. 0.25m급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국내 최초로 소개했는데,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발사한 1m급 해상도의 소형 SAR 위성보다 더 발전된 해상도를 자랑하며, 기존 모델과 달리 탑재체와 본체, 태양전지판을 일체화한 게 특징이다. 한화시스템은 메탄 등 온실가스 관측용 초소형 초분광 위성도 2027년 발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화오션의 장보고-Ⅲ 잠수함과 무인전력지휘통제함(고스트커맨더) 등 한화그룹 3사의 기술력이 어우러져 가동할 수 있는 솔루션이 대거 등장했다.
항공전력에 특화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KUH-1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비롯한 회전익항공기를 부스 전면에 배치했다. 지상방산전시회인 만큼, 육군 전력과 효과적으로 연계작전이 가능한 장비를 부각했다. 수리온 모션형 시뮬레이터도 부스에 배치해 국내외 체험객에게 실제 헬기와 유사한 탑승 및 조종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형초음속 전투기 KF-21을 중심으로 한 (NACS)와 소형무장헬기(LAH)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MUM-T)도 두드러졌다.
NACS는 KF21과 무인전투기(USCV), 다목적무인기(AAP), 저궤도 통신위성이 연계된 공중전투체계다. KF21 조종사는 USCV와 AAP로 구성된 무인기 편대를 통제하며 고위험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AI 기반 자율업무가 가능하고, 고속·대용량 데이터링크도 뒷받침된다. 이를 위해 조종사 업무 부하 경감 기술도 마련했다는 게 KAI의 설명이다.
LIG넥스원은 국방·민수를 아우르는 ‘드론 종합 솔루션’, 수상 유·무인복합체계의 기반이 될 무인수상정(해검-3),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인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대포병탐지레이더 천경-Ⅱ 등으로 전시공간을 꾸렸다.
풍산은 155㎜ 곡사포용 항력감소고폭판(HE BB), 155㎜ 사거리연장탄, 탄도수정신관, 30㎜ 오리콘 고폭소이예광탄과 골키퍼 미사일관통탄 등 중대형 포탄과 7.62㎜ 보통탄 및 12.7㎜ 철갑소이탄을 비롯한 탄약을 선보였다. 체계통합형 지상장비와 다목적 전투드론, 탄약 자폭드론 등도 볼 수 있었다.
SNT모티브는 STSR23 반자동 저격총과 차세대 고속유탄기관총, STX엔진은 ‘SMV1000’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 등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중동 전쟁으로 사상 최고 주가를 갱신 중인 록히드 마틴도 전시장에 자리했다. 록히드 마틴 자회사 시코르스키가 차세대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핼기 ‘CH-53K’의 가상 비행 체험을 할 수 있는 CH-53K 시뮬레이터로 부스를 꾸렸다. 시코르스키는 지난해 10월 KAI와 CH-53K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장병복지관에는 군 급식업체들이 대거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에게 병역식을 나눠줬다. 반조리 밀키트 형식으로 간편화돼 조리병 부담을 줄이고 장병들의 입맛까지 만족시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풀무원과 대상 등지에서 병영식을 배식받은 관람객들은 진일보한 병영식 수준에 감탄하며 호평 일색이었다.
미래관에서는 육군이 AI 기반의 국방혁신 4.0을 중심으로 첨단 군사 전략과 기술을 전시했다. 특히 작은 몸체와 기동력을 바탕으로 범용적인 전장에 쓰일 수 있는 ‘로봇 개’와 천장과 벽을 걸을 수 있는 ‘스파이더맨 로봇’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을 붙잡았다.
다만 기존 킨텍스에서 열리던 ‘전신’격 전시회 ‘DX코리아’와 달리, 처음 계룡대에서 개최한 전시회인 만큼 다소 아쉬운 점도 생겼다.
원래부터 계룡대에서 열리던 지상군 페스티벌·군 문화축제와 한날한시 같은 공간을 쓰는 만큼, 첫날 인파가 몰리며 주차 및 교통혼잡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군 문화축제는 KADEX 개최로 일부 축소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역 시민·국민과 함께하는 군 축제가 무색하게, 10월 4일까지는 주요 바이어와 관계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유료 전시회가 개최된 것이다. 야외 텐트로 구성된 전시장 등 킨텍스보다 다소 열악한 인프라도 눈에 띄었다.
1주 전 열린 DX코리아와 함께 연달아 두 개의 전시회를 준비해야 하는 참가업체들의 부담도 가중됐다는 평이 많다. 한 방산 대기업 관계자는 “DX코리아와 KADEX를 동시에 가고 싶어도 대형 무기체계 특성상 인력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 너무 커 KADEX만 선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이 계룡대에서 열리는 첫 KADEX인 점, 해외 군·방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역대 최대 규모 전시회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