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자회사 '리가켐바이오' 中 호재에 증시투자자도 화색...'52주 신고가' 우상향

파트너사 시스톤, ROR1 ADC 중간 결과 발표 담서원 오리온 상무, 신성장 공들이기 '성과' "FDA 가속승인 가능성도 기대"...증권가 호평

2024-08-27     김호성 기자
담서원 오리온 상무. 사진 = 오리온.

리가켐바이오가 파트너사 중국발 호재에 52주 신고가를 돌파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전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이날 장초반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오리온이 최근 중국 법인으로부터 첫 배당을 받은데 이어 바이오 자회사도 중국발 호재에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리가켐바이오는 중국 파트너사 시스톤(CStone)이 LCB71(CS5001)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날 밝혔다. 중간 결과를 토대로 잠정 2상 시험과 2025년 허가용임상 개시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앞서 오리온은 올해 3월 말 인수대금 5485억원을 납입하고 지분 25.73%를 확보해 리가켐바이오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어 리가켐바이오의 이사회에는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팀 전무와 함께 오너 3세인 담서원 오리온 상무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담 상무는 매주 월요일마다 오리온 본사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가 아닌 리가켐바이오가 위치한 대전 유성구로 출근하며 임원회의에 참석하며 인수 시너지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너 3세가 직접 오리온의 핵심 신사업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담 상무는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할 당시 M&A 딜을 최종 확정하는 자리에도 동석했다. 올해 5월에는 글로벌 CRO인 LSK가 주최한 네트워킹 행사 '2024 바이오기업 초청의 밤'에 리가켐바이오 사내이사 자격으로 참석하며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열정을 보였다. 

이번 중국 파트너사가 중간 결과를 발표한 LCB71은 ROR1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ADC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제약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현재 시스톤은 글로벌 용량 증대 임상 1a상을 미국, 호주, 중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발표 시점 기준 시스톤은 10번째 용량군까지 용량을 증대했다. 최대내약용량(MTD)과 용량제한 독성(DLT)은 관찰되지 않았다.

시스톤은 하반기 중 CS5001의 잠정 2상시험용 추천용량(RP2D)을 확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 다수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임상 1b상 용량 확장 임상 개시, 2025년 허가용임상 개시가 전망된다. 또한 림프종 환자 대상 임상 1a상 추가 데이터를 미국 혈액암학회(ASH)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CS5001은 특허가 있는 위치 특이적 결합방식과, 종양 특이적 링커, 전구체(prodrug) 기술이 차별점이다. 기존 경쟁사 ROR1 ADC 대비 베스트인 클래스(best-in-class)로 개발 중이다.

CS5001은 동물실험에서 인접 종양세포 사멸효과(bystander effect)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ROR1 발현율이 이질적이거나 낮은 고형암 대상으로도 효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앞서 시스톤은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LCB71의 첫 임상 1a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관찰된 주요 TRAE(치료 관련 부작용)은 Grade 1 또는 2이다. LCB71이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고형암 및 림프종 환자 대상으로 충분한 내약성을 나타내고 있음이 관찰됐다. 

"FDA 가속승인 가능성도 기대"...증권가 호평

이번 중간 결과 발표에 증권가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리가켐바이오가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LCB71이 올해 안으로 허가용 임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의 파트너사 시스톤 발표에 따르면 LCB71은 올해 내 등록 가능성이 있는 임상1b상을 개시한다"며 "임상1b상 결과에 따라 이르면 2026년 FDA 가속승인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속승인이란 심각한 질환에 대해 기존 치료법보다 의미있는 개선효과가 있는 경우 임상적 대리지표를 충족하는 임상의 결과로 승인을 내주는 제도이다. 즉, 임상시험기간을 단축해 신속하게 약물을 공급하기 위한 허가제도다. 

머크(Merck), 로슈(Roche)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도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자사 ROR1 ADC로 임상에서 아쉬운 결과를 확인한 머크와 혈액암 내 제품군 확장을 노리는 로슈 등이 리가켐바이오의 ROR1 ADC, LCB71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10억 원, 영업손실 49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8.2% 증가하고 영업적자 폭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