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하이브를 배신했다고? 오히려 배신당해···경영권엔 전혀 관심 없어”

25일 긴급 기자회견 개최

2024-04-25     박정훈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하이브 측이 추궁하고 있는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대해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에게 경영권 탈취 시도 여부와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 대표는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 박지원 대표이사 등과 모바일 메신저로 나눈 대화들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했다. 

지난 22일 하이브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임원 A씨 등이 대외비인 계약서를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 주식을 매각하도록 모의한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에 나섰다. 이후 하이브는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도모한 것으로 판단하고, 주주총회 소집과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어도어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하이브의 자회사 빌리프랩을 통해 지난달 데뷔한 아티스트 ‘아일릿’이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콘셉트를 카피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더니, (하이브가) 이런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자회견에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 대표는 “저는 경영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라면서 “방시혁, 박지원에게 이용당하면서도 뉴진스의 성공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면서 할 만큼 다 했는데 왜 이제 와서 경영권을 탈취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민희진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하이브와 본인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쏘스뮤직’의 아티스트 르세라핌의 데뷔부터다. 

민 대표는 “제가 (뉴진스 멤버가 될) 연습생들을 뽑고 브랜딩을 하고 있을 때 하이브는 르세라핌을 자사의 첫 걸그룹으로 데뷔시킬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르세라핌의 차기 그룹으로 뉴진스를 데뷔시킬 것이라고 했다”면서 “박지원한테서 르세라핌의 데뷔 전까지 뉴진스를 홍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받았고 사실상 뉴진스는 3~4개월 가량 ‘홍보 보이콧’ 상태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이브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에 발표한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민 대표가 회사의 경영과 관련된 중요한 판단을 무속인에게 코치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지인 중 한 명의 직업이 무속인이었고, 그에게 하이브와의 갈등으로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 적은 있지만, 경영적 판단을 맡겼다는 것은 억측”이라면서 자신의 사적인 대화 내용을 대중에 공개한 하이브에 대해 “이것은 명백한 개인 사찰이며,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희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하이브를 배신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저는 하이브에 의해 배신을 당했다”라면서 “횡령·배임을 하이브 측에서 이야기 하는데, 뉴진스를 통해 약 2년 만에 그 누구도 올리지 못할 엄청난 성과를 이뤄서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 준 나를 이런 방식으로 쫓아내려고 하는 하이브의 행동이 횡령이자 배임 아닌가”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