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 일상을 뒤흔든다" 월드IT쇼 2024 가보니[ER현장]
17~19일 코엑스서 열린 '2024 월드 IT쇼' SKT·KT·삼성전자·카카오 등 '일상 속 AI 체험' 전시
"AI가 만드는 일상의 혁신"
국내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전시회 '월드 IT 쇼 2024'의 슬로건이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막을 올린 월드 IT 쇼는 10개국 446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AI' 기술을 선보였다.
미래먹거리 'AI' 기술을 몸소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으로 행사장은 붐볐다. 코엑스 1층 전체를 휘감는 줄을 20분 가량 서고 나서야 입장권을 받아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대학생, 연구원, 기업 대표 등 다양한 사람들은 'AI 성지'로 들어섰다.
사람들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장소가 있었다. 바로 큰 공간을 차지하며 AI를 활용한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선보인 SK텔레콤, KT, 삼성전자, 카카오 등 부스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한 솔루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에는 줄이 이어졌다.
SKT, "40주년, AI로 앞으로의 도약 약속"
SK텔레콤과 KT 양사는 AI 서비스를 대거 꺼내 'AI'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검고 레트로한 분위기로 꾸며진 SKT 부스 앞에는 '40'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아 1G부터 5G까지의 역사를 되짚는 전시를 마련한 한편, 또 나아갈 미래를 위한 AI 서비스들이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간의 역사와 함께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는 현재의 모습도 담았다고 풀이된다.
벽면에는 '에이닷 체험존'이 꾸려져 있었다. AI 슈퍼앱을 표방한 AI 개인비서 에이닷의 게임과 전화, 미디어와 콘텐츠 등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단말기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게임 도장깨기 형식으로 전화, 음악, 미디어, 일정, 포토, 대화, 게임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화는 AI가 전화 상대 추천부터 통화 요약, 통역콜까지 해줬으며, 미디어는 취향에 맞는 영상 콘텐츠를 추천해줬다. 일정은 자신만의루틴 설정부터 캘린더 일정 관리까지 해주는 형식이다. 또 SKT가 자체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 등을 소개하는 공간도 있었다.
'AI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에서는 의료 분야, 보안 분야, 위치 서비스 분야, 미디어 분야까지 다양한 실례를 스크린으로 구현해 선보이고 있었다. 통신사 SKT도 'AI'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이다. 특히 보안 분야 AI 서비스, 미디어 AI, 메타버스 이프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보안 AI는 퀌텀 AI 카메라와 함께 영상이 흘러나왔다. SKT 관계자는 "사람 활동은 물론이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까지도 자세히 나와 있어 정보 보호가 필요한 곳에서 용이하다"면서 "암호화를 세 단계로 나눠 선택할 수 있으며, 비전 AI와 양자보안 기술이 적용돼 보안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AI 코너는 과기정통부 장관상이 놓여 있었다. 'AI 미디어 스튜디오' 플랫폼으로, 저품질의 영상과 사진을 고해상도로 변환시키는 슈퍼노바와 AI 자막생성/번역, 사운디스틸, AI 트랜스코더, 매직포토, 오토리 프레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TV 속 데모 영상을 통해 고도화된 영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 이프랜드 체험관은 직접 모바일 폰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체험할 수 있었다. SKT 관계자는 "메타버스 이프랜드에서는 가수 콘서트나 팬미팅까지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진단보조 '엑스칼리버'와 유동인구 데이터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가 일상에 녹아든 현장이다.
KT "AICT 기업 위한 AI"
KT는 주제부터 'AICT Company, KT'다. 김영섭 KT 대표가 최근 'AICT(AI+ICT)'라는 구호를 제시한 것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벚꽃이 피어있는 부스장에 들어서니 AI 기반 지도검색 서비스, 이미지 생성 기술 'AI 크리에이터', 랑톡 AI 통화리포트, AI 스팸차단, AI 문맥 맞춤 광고 서비스 등 일상과 연결되는 기술이 가득했다.
AI 기반 지도검색 시스템은 음성 인식을 통해 더욱 간편해진 모습이다. 실제 "지금 운영하는 주변 약국 찾아줘"라고 말하자 지도에는 인근 약국 리스트가 떴으며 운영시간이 강조돼 나타났다. 위치에 대한 단어가 아닌, 문맥을 AI가 이해한 결과다.
AI 크리에이터는 화보나 광고에서 이용될 인물과 배경을 생성했다. 이는 텍스트나 텍스트 외 이미지를 더한 멀티모달 방식으로 작동하며, 자신의 모습을 AI 화보로 표현할 수도 있고 고객 맞춤형으로 쉽고 빠른 홍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실제 직접 사진을 찍으니, 몇 초 후에 벚꽃 핀 곳에서 한복을 입은 AI 화보로 변환됐다.
랑톡 AI 통화리포트는 선생님과 학부모의 소통 서비스로 취지는 '교권 보호'다. 앱을 통해 업무 시간 외 전송을 방지하며, 번호를 숨겨 사생활 노출을 방지했으며, 현재 전국 1400여개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스팸 문자를 AI가 분석하고 차단해 주는 'AI 스팸 차단' 기술 설명 영상도 있었다.
AI 문맥 맞춤 광고 서비스는 구글의 쿠키 제공 중단에 따른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웠다. KT 관계자는 "기존에는 쿠키 정보를 기반으로 예측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했으나, 구글이 쿠키 제공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면서 "기존에 키워드를 지정해두면 그 광고가 나갔다면 이 서비스는 AI가 글의 전체 맥락을 파악해 광고를 내보내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미래형 교통수단 도심항공교통(UAM), 항공망 특화 네트워크 기술 '스카이패스'를 체험형 전시로 선보였다. 또한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도 3D 콘텐츠 이용을 할 수 있는 '3D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와 전용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이용가격을 낮춘 'GPU 기반 DaaS' 기술을 선보였다.
차세대 AICT 혁신 기술을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은 테마존마다 줄을 지었다. 체험을 마친 한 대학생은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로 AI 기술들이 많아서 놀랐고 새로운 지식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전자, "AI 폰에 주목"
삼성전자도 AI에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 S24'의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방문객들은 도시 광장을 본뜬 전시관에서 갤럭시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화 부스에 들어가 외국인과 대화하면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었다. 다른 쪽에서는 클라이밍 벽 등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사진을 찍은 후 사람을 옮기는 등 AI 사진 편집 기능을 체험하는 사람들은 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일상 공간 컨셉으로 AI 폰의 기능을 선보여 친숙함을 높였다. 도서관으로 꾸며놓은 공간에서는 '노트 어시스트'를 통해 긴 글을 빠르게 요약하거나 번역하는 기능을 선보였으며, 강의 공간에서는 '음성 녹음'으로 녹음한 강의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정리하는 체험도 마련했다. 또한 옷가게, 식물 가게 등의 공간에서 '서클 투 서치' 기능으로 바로 어떤 물체인지 검색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카카오, AI 기능 대출동
통신사와 휴대폰 모두 'AI'를 겨냥한 가운데, IT 플랫폼 기업 카카오도 "카카오가 만드는 일상 속 AI"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주요 계열사가 총출동해 AI 응용 서비스를 꺼냈다. 카카오의 '대화 요약하기', '말투 변경하기' 기능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 카카오브레인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음성 합성 기술로 오디오 북 만드는 'AI 오디오북' 등을 선보였다.
한 관람객은 가장 기대되는 서비스로 'AI 오디오북'을 꼽았다. 처음 선보이는 기술이며, 실제 오디오북을 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서다. 실제 '어린왕자'를 선택해 들으면서 목소리 변경 기능을 활용해 '차분한 남자 목소리', '권위 있는 남자 목소리', '평온한 남자 목소리'를 번갈아가면서 골라 들어봤다. 이 서비스는 취향에 맞춰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맥을 분석해 적절한 배경음까지 깔아줬다.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도 이용해봤다. 채팅창에 '크리스마스에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집에서 가족들이 밥을 먹는 장면을 그려줘.'라고 검색하자 몇 초 후에 여러 장의 이미지를 생성해줬다. 또한 직접 입력한 질문을 바탕으로 추천 프롬프트도 제공했다.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프롬프트에 따라 생성하는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어 질문을 구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며, 간단한 프롬프트에도 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개발 노력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선보였던 '대화 요약하기', '말투 변경하기' 기능에 대해 소개하는 공간과 로봇 기반 이동 서비스 '브링'에 대해 설명하는 부스 등이 마련돼 있었다. 미래 먹거리 AI가 일상에 녹아드는 모습을 담은 카카오의 부스에는 온종일 사람이 붐볐다.
한편 전시 외에도 컨퍼런스 등 프로그램의 주제도 'AI'였다. 실제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에서 하정우 AI 이노베이션센터장과 AI 반도체 전문기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기조 강연을 맡았으며, 주제는 AI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