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아쉬움 채운 주연배우의 무게감 ‘데드맨’ [영화돋보기]

과도한 메시지 해석 보다는 가볍게...

2024-01-29     박정훈 기자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데드맨>은 정치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는 희망적 내용이 드물다는 일종의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작품이다. 다만, 극의 긴장감을 조율하는 배우들의 역량이 끌어올리는 흡입력이 상당하기에 재미있게 즐기기에 충분한 작품이기도 하다. 

<데드맨>은 리스크가 높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내세우는 ‘바지사장’ 업계의 전설적 인물 ‘이만재(조진웅)’가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면서 인생을 망치게 되고, 그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주인공 만재는 자신의 바지사장 역할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이름을 팔거나 위장 이혼도 서슴지 않는, 그야말로 일에 미쳐있는 사내다. 

어느 날 불법 정치자금의 돈세탁 창구 역할을 하는 유령회사의 바지사장이 된 만재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라진 투자금 1000억원으로 쫒기는 신세가 되고, 정체불명의 일당에게 붙잡혀 중국의 한 사설 감옥에 감금돼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낸다. 그런 만재를 이용해 국내 정치판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세력이 움직이고 그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만재는 자신의 모든 것을 가져간 이들에 대한 복수를 실행에 옮긴다. 

사진= 네이버 영화

작품에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주연배우의 역량이다. 만재가 실행하는 복수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극적인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극 후반부의 반전이 연결되는 과정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영화가 전체적인 무게감을 잃지 않는 배경에는 주연배우 조진웅의 빛나는 연기력이 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주인공의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게 하는 그의 열연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여기에, 큰 판을 설계하고 주무르는 정치권의 숨겨진 ‘킹메이커’ 그 자체인 김희애의 관록이 더해져 극의 긴장감은 작품이 끝날 때까지 잘 유지된다. 

현재 시즌이 시즌인지라, 중심 소재가 정치라는 점에서 작품의 기획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메시지가 해석될 ‘일말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영화를 그저 영화로 보지 못하는 정치 과몰입자들은 언제나 있었기에...)

<데드맨>은 배우들의 역량이 이끌어내는 흡입력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주연 배우 조진웅의 폭발하는 듯한 연기력은 이번에도 또, 여지없이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