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공모주 시장...정교한 ‘옥석 가리기’ 노하우는?

김대욱 두나미스자산운용 대표 "개별기업분석과 딜분석 균형 이뤄야"

2023-09-01     진운용 기자
8월 31일 서울 강남 DB금융투자 알파클럽에서 공모주 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공모주 전문 운용사 두나미스자산운용의 김대욱 대표. 사진=진운용 기자

올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40개의 기업이 올해 신규로 상장했다. 이 가운데 32.5%인 13개 기업이 7월과 8월에 상장했다. 

작년 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 예측액이 1경5203억원으로 나오면서 공모주 투자붐이 일어났다. 그러나 미국 기준금리가 5월부터 0.5%포인트 이상 가파르게 올라감에 따라 주식시장과 함께 공모주시장 열기도 수그러들었다. 

미국 기준금리는 22년 1월에 0.25%였으나 3월 0.25% 인상을 시작해, 이후 빅스텝(0.5%p 인상)과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여러번 밟으며 12월 4.5%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 및 0.25%p씩 인상시킴으로써 금리 상승을 완화했다. 그 결과 주식시장과 더불어 공모주시장도 조금씩 살아났다. 

김대욱 두나미스자산운용 대표는 공모주 투자에서 개별기업분석과 딜분석의 균형성을 강조했다. 

개별기업분석이란 기업 탐방 및 관계자 미팅을 통한 기업의 내재가치 판단과 재무제표 분석을 말하고, 딜분석이란 딜 사이즈, 유통가능 주식수 비율, 수요예측 경쟁률, 의무확약비율 등 수요예측에 중요한 정량적 데이터 분석을 의미한다.

김대욱 대표는 “통상 유통 가능 주식수가 총 주식수의 25% 이하이고,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배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자발적 의무확약 및 IPO기여도 등의 정성평가를 통해 주관사로부터 높은 배정 가점을 받는 것과 더불어 개별기업과 딜분석을 통해 상장된 이후에도 시장의 투심을 받을 수 있는 공모주를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시장이 강세장일 때 수요예측 경쟁률이 500배인 것과 약세장일 때 500배인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며 딜분석을 할 때 시장 상황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대표는 “개별기업분석 결과와 딜분석 결과 모두 좋은 공모주는 누구나 사고 싶어 하기 때문에 경쟁이 너무 치열해 많은 물량을 받기 힘들다”면서 “그렇기에 의미있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자발적 의무확약 및 IPO기여도 등의 정성평가를 통해 주관사로부터 높은 배정가점을 받는 것과 더불어 개별기업분석과 딜분석을 통해 상장된 이후에도 시장의 투심을 받을 수 있는 공모주를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두산로보틱스를 예로 들며 개별기업분석으로는 다소 고평가된 면이 있지만 딜분석 차원에서는 시장의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유리한 조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챗GPT로 인해 올해 초부터 AI에 대해서 시장의 관심이 시작됐고, 최근 삼성이 휴머노이드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투입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에서 162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2만1000~2만6000원으로 총 예상 공모금액은 3402억~4212억원이다.

2022년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영업이익은 132억원 적자이며, 자기자본은 427억원이다. 수요예측은 다음달 11~15일, 일반청약은 다음달 21~22일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CS증권이다.

2015년 출범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양산을 시작한 2018년부터 줄곧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으며 2021년 이후에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4위다. 두산로보틱스는 40여개국, 100개 이상의 판매채널을 통해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확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