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예상 깨고 인상?…금통위 선택에 쏠리는 '눈'

24일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동결 예상 지배적

2023-08-21     신영욱 기자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8월 기준금리 조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한미 간 금리 역전폭은 역대 최대치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된 영향이다. 이 같은 금리 격차에도 시장은 한은이 또 한 번 금리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 동결' 예상 지배적…이유는?

오는 24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 2월 이후 4월, 5월, 7월 등 4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달 금통위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 수준인 2.0%포인트(p)까지 벌어진 상태에서 열리게 된다.

지난달 13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는 ‘베이비스텝’을 결정하며 한미 간 금리 격차는 2%p로 벌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아니면 올해 안에는 금리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은 자본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미국 의 이자가 더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낮아지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본이 통상 빠져나간다. 특히 현재와 같이 그 폭이 커지고 길게 유지될 경우 외국 투자자본의 유출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한은이 5연속 금리동결 선택지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이 지배적이다.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인상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다.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계기로 중국 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한 132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를 기준으로 10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국 경기가 부진하면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가상승 둔화흐름도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2.7%) 2.3% 상승했다. 2021년 6월의 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3.3%까지 낮아졌다.

다만 한은 입장에서 미 연준의 태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이미 2%p에 진입한 상황인데, 미 연준이 긴축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연준이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참석자 중 다수가 물가와 관련해 "상당한 상승 위험이 계속 목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부 연준 위원들은 "이에 따른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향후 연준이 또 한 번 금리 인상을 선택할 경우 이미 역대 최고치에 도달한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한은은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기계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국이 절대로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한은은 최종금리 수준을 연 3.75%로 열어두자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의 30%가 이자도 내지 못할 정도인 데다, 국민들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 위기가 12번째 난 아르헨티나는 기준금리가 120%로, 국가가 파산하게 되면 기준금리를 이렇게 많이 올릴 수 밖에 없다"며 "우리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