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상반기 보수 112억…총수·전문경영인 중 1위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96.8억 수령…재계 총수 제외시 단연 1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상반기 112억여 원을 받아 주요 대기업 총수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IT업계는 물론 금융권 포함 연봉 순위 1위(그룹 총수 제외)에 오른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보다 16억원가량 더 많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1~6월 롯데지주 및 롯데케미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호텔롯데·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롯데물산 등 6개 계열사로부터 총 112억54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받았던 102억8500만원 대비 10억여원 증가한 규모다.
이처럼 신 회장의 보수가 증가한 이유는 롯데지주의 지난해 성과급이 올해 지급되면서 보수총액이 많아진데다 신 회장이 4개 계열사의 등기임원과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롯데그룹 측 설명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4개 계열사에 대해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에 이어 상반기 보수를 두번째로 많이 받은 총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으로, 총 67억7600만원을 수령했다. 이 가운데 급여는 15억6100만원이고, 상여금은 52억1500만원에 달한다. 기존 사업의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등 경영 성적에 따른 장·단기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박 회장의 상여금도 예년보다 늘었다.
총수 가운데 상반기 연봉킹 3위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구 회장은 상반기 59억9500만원(급여 23억3800만원과 상여 36억5700만원)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71억3900만원)와 비교하면 16% 줄어든 액수다. LG 측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국내외 경제 성장세까지 둔화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달성한 성과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26억1213만원, 한진칼에서 29억6000만원 등 총 55억7213만원을 받으며 3위 구 회장보다 4억여원가량 적은 보수를 수령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수령한 17억1819만원과 비교하면 약 3.2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조 회장이 지난해 한해 전체 수령한 보수 51억8416만원과 비교해도 4억원가량 많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상반기 54억100만원을 받았는데, (주)한화에서 18억100만원, 한화솔루션과 한화시스템에서 각각 18억원 보수를 받았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서 46억200만원을 수령했다. 김 부회장은 보수와 별개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한화 16만6004주, 한화솔루션 4만8101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만5002주 등을 지급받는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지급시점인 2033년 1월 확정된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 측은 "임원 보수 규정에 따라 리더십·전문성·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급여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49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했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CJ에서 20억87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18억2000만원, CJ ENM에서 10억6100만원 등 총 49억6800만원을 수령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CJ제일제당에서 17억7500만원을,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CJ ENM에서 10억3000만원을 받았다.
LS그룹에서는 구자열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LS에서 총 42억15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구 의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38억1100만원(급여 13억6300만원, 상여 24억4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00만원)을 수령했다. LX그룹에서는 구본준 회장이 LX홀딩스와 LX세미콘 등에서 총 42억700만원을 지급받았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보수는 총 40억4600만원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에서 지난해와 동일하게 32억50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사와 SK하이닉스를 포함 총 30억원을 수령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등에서 총 23억3400만원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17억8000만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상반기에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7억9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남궁훈, 96.8억 'IT업계 단연 1위'...금융 CEO 보수도 '만만찮네'
정보기술(IT) 업계의 상반기 보수킹은 96억8300만원을 받은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다. 남 전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총 23만7754주) 차익으로 94억3200만원, 급여 2억5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원 등을 받았다. 이 가운데 2억5000만원의 급여는 상반기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 상근 고문으로 활동한데 따른 것이다.
남궁 전 대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촉발된 대규모 서비스 장애 책임을 지고 지난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IT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수령한 인사는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다. 김 대표는 급여 4억8100만원, 상여 27억9500만원 등 총 32억7600만원을 받았다. 김 대표에 이어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가 26억9300만원을 수령했다. 이 대표는 급여 7500만원과 스톡옵션 행사 차익 26억1800만원(6만주)을 거뒀다.
반기마다 연봉킹으로 주목받았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올해 IT업계 연봉 4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총 26억3600만원을 수령했는데, 이 중 급여가 12억8000만원, 상여가 13억5000만원이다. 상여에는 단기성과 인센티브 3억5000만원, 리니지W 개발 및 상용화 기여 관련 특별 장기기여 인센티브 10만원이 포함됐다.
엔씨소프트에는 총 5명의 임원이 15억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이성구 부사장(본부장) 16억5800만원, 최홍영 상무 16억5800만원, 김택헌 CPO(수석부사장) 15억2700만원, 박선우 상무(DD) 15억2700만원 등이다. 이들 임원은 모두 약 10억원의 리니지W 개발 및 상용화 성과금을 챙겼다.
국내 양대 포털 수장인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와 카카오의 홍은택 대표는 각각 10억4200만원, 6억400만원을 받았다. 최 대표는 급여 3억원과 상여 7억2000만원을 받았다. 홍 대표는 상여 없이 급여만 수령했다.
네이버에서는 기술 부문을 담당하는 글레이스CIC의 이건수 전 대표가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겼다. 이 전 대표의 보수 12억5900만원에는 퇴직금 4억3500만원과 스톡옵션 3억7400만원이 포함됐다. 창업주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은) 12억4800만원을 받았다.
카카오에서는 배재현 카카오 CIO(공동체투자총괄대표)가 18억200만원을 받았다. 배 CIO는 급여 1억400만원, 상여금 10억원을 챙기며 카카오 임원 중 유일하게 별도의 기타 특별 상여를 받았다. 해당 상여금은 올 상반기 전략적 목표 달성에 따른 것인데,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성사시킨 성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컴투스의 송병준 의장이 10억2000만원, 넷마블의 방준혁 사내이사가 7억3200만원을 수령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 대표는 7억500만원을 받았다. 위메이드에서는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8억원을, 장현국 대표가 5억원을 수령했다. 이들 보수는 모두 상여 없이 급여로 구성됐다.
통신 업계에선 구현모 전 KT 대표가 29억9500만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14억5900만원,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10억5800만원을 각각 받았다.
5대 금융지주 회장 중에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은행 CEO 가운데에서는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연봉킹에 올랐다. 증권가 CEO 가운데 연봉킹에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 CEO의 보수가 금융지주 및 은행권 CEO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 상반기 18억200만원을 수령해 금융지주 CEO 가운데 최고 보수를 받았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3억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6억4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공시 기준인 5억원에 미치지 못해 공개되지 않았다.
은행장 중에서는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18억6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11억9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에서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6억8200만원,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58700만원,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5억34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7억4700만원을 수령했다.
주요 증권사 CEO 가운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총 28억5801만원을 받으며 업계 연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 대표는 급여 4억2380만원과 상여금 24억3521만원을 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50억8917만원을 받아 증권사 경영자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정 대표보다 약 100만원 낮은 28억5700만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19억6150억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17억547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 사태 당시 보유 지분을 매도해 논란이 됐던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28억9796만원(퇴직금 22억6483만원 포함)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지분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월 다우키움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고, 매각한 605억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