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뛰자 고액화폐 유통 활발…5만원권 환수율 역대 최고

발행액 10조원·환수액 7.8조원…소비심리 회복 영향도

2023-08-06     박응서 기자
금리가 오르자 시중에서 5만원권 지폐 유통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에서 자취를 감추던 5만원권 지폐가 금리인상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시중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은 10조원이 조금 넘었는데, 환수액은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인 환수율은 78%로 2009년 6월에 5만원권을 발행하기 시작한 뒤로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보통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면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예금이나 세금납부 같은 형태로 금융기관에 입금한다. 금융기관은 일부를 시재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를 한국은행에 입금하는데 이때 돌아온 금액이 환수액이다.

환수율은 해당 기간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로 화폐 환수율이 높으면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음을 뜻한다.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 2009년 처음 발행 뒤 꾸준히 상승해 2017년부터 2019년에 50%에서 60%대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020년과 2021년에 10∼20%대까지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대면 거래가 줄어든 데다 경제 불확실성에 고액권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방역 규제 완화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포인트 올리면서 환수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시중금리도 함께 뛰면서 사람들이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과 적금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난 2021년 8월 연 1.03%에서 지난해 11월 연 4.29%까지 뛰었다. 이후 금리가 소폭 내려 6월에 연 3.69%가 됐다.

은행의 수신 잔액도 2021년 8월 말 225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 2480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5월에는 242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