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숙원' 증권사 인수…예상 후보군은?
증권사 등 계열사 확보 통한 수익 다각화 필요 이베스트증권, 삼성증권 등 예상 후보군 물망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가 증권사 인수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증권사 포트폴리오 마련과 관련해 인수합병(이하 M&A)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후보로는 이베스트증권, 삼성증권 등이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적극적인 임종룡 회장… 이유는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증권사 M&A 작업 진행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에 참석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지만, 신설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처분을 원하거나 협상할 여지가 있으면 기꺼이 자리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정기주총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 발언하는 등 취임 이전부터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조속한 확대를 통한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지목받는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영향이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만이 증권사, 보험사 등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때문에 우리금융은 전체 순익 중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타 금융지주 대비 유독 낮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는 향후 금리 하락이 시작되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하락기 등의 시기에는 은행들의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증권사 등의 계열사를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가 이뤄진 금융지주들의 경우 이 같은 상황에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반면 우리금융과 같은 포트폴리오의 경우 은행 수익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게 된다.
예상 매물 증권사 후보군은
임 회장의 취임 이후 관련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인수 후보군에 대한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이 대표적이다. 이중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부터 G&A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특히 해당 업체는 2017년 OK금융그룹이 인수를 추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매각이 불발되기도 했다.
SK증권은 2018년 사모펀드 J&W파트너스의 품에 안겼다. 다만 SK증권의 최근 들어 인수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SK증권이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브랜드 사용 재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두 업체 모두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다는 상황을 이유로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우리금융이 원하는 매물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도 많다.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모두 투자은행(IB) 사업 비중이 높은데, 우리금융의 경우 소매 영업 강화를 통한 시너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도에 가장 부합한 증권사로는 유안타증권이 꼽힌다. 전신인 동양종금증권때부터 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통해 소매 영업과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등에 강점을 보이는 ‘리테일 강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대해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말 ‘매각을 추진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 유안타증권의 대주주는 보유 지분을 오히려 더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양증권 역시 인수가 언급되는 후보군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로 인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최근 성장세를 고려할 경우 우리금융의 자금력과 인지도를 더하면 충분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또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삼성증권 역시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는 증권사 중 하나다. 딜을 성사시킬 수만 있다면 우리금융의 입지를 크게 끌어올림은 물론, 리테일 강화, 삼성 계열사와의 기업금융 시너지 효과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교보증권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신창자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 분쟁 중인만큼 현금 확보 차원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교보생명이 금융지주 전환을 추진 중인만큼 실제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과거부터 증권사 인수를 1순위로 내세워 왔었다”며 “여기에 새로 취임한 회장이 이 부분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더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다수의 후보군에 대한 예측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미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