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공세’ 빙그레 연합vs‘내실 다지기’ 통합롯데…빙과대전 승자는

빙그레 연합, 이달 말 첫 합작품 ‘쌍쌍바메로나’ 출시 빙그레 유통망 통해 해태아이스크림 수출

2023-03-15     이솜이 기자
사진 위쪽부터 빙그레 메로나, 해태아이스크림 쌍쌍바 제품. 출처=각사

인수합병 3년차에 접어든 빙그레(005180)·해태아이스크림 연합이 첫 합작 신제품을 띄우며 결속 강화에 나섰다. 빙과시장 맞수 통합 롯데제과(280360)는 올 한 해 빙과 품목과 물류조직 정비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빙그레 연합과 통합 롯데가 각기 다른 전략을 택한 가운데 어느 쪽이 승자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은 이달 말 모회사 빙그레와 협업 제품 ‘쌍쌍바메로나’를 출시할 예정이다. 쌍쌍바메로나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빙그레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합작해 선보이는 제품이다. 빙그레에서도 해태아이스크림 인기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접목한 합작 제품을 기획, 준비 중인 단계다.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 실적 개선을 계기로 상호 협업에 한층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해 35억7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당초 빙그레 연합은 해태아이스크림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생산·물류와 같은 실질적인 통합을 미룬채 ‘따로 또 같이’ 사업 전략을 구사해왔다.

현재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제품을 소싱(대외구매)하는 방식으로 쿠팡 등 온라인 채널에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빙그레 해외 유통망을 통한 해태아이스크림 제품 수출도 개시했다. 빙그레 대표 제품 메로나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필리핀 등 22여 개국에 판매되는 등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빙그레 연합이 인수합병 효과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한 데 반해 통합 롯데제과는 빙과 품목과 물류 인프라 손질에 힘주며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롯데제과와 옛 롯데푸드는 ‘롯데제과’ 법인으로 통합 출범한 바 있다. 이후 빙과 사업부문을 하나로 합치고 효율이 떨어지는 취급품목수(SKU) 축소 및 물류센터 통폐합 작업을 이어왔다.

합병 전 700개에 달했던 빙과 품목수는 지난해 말 303개로 대폭 줄었다. 통합 롯데제과는 신제품 출시 대신 월드콘·구구·빵빠레 등 기존 메가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무게를 실을 방침이다. 또 올 한해 제과, 푸드 부문 별도 빙과 물류센터를 14개에서 8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통합 롯데제과는 지난해에도 각각 운영돼오던 물류센터 2곳을 통폐합했다.

롯데제과 월드콘 제품. 출처=롯도제과

롯데제과 측은 IR 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 합병 이후 빙과 사업 통합을 진행 중”이라며 “영업자산 효율화 등을 통해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빙그레 연합과 통합 롯데제과는 빙과시장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통합 롯데제과의 제조사 점유율은 43.9%로 집계됐다. 빙그레 연합(41.76%)은 점유율 격차를 2%대로 줄이며 통합 롯데제과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이 인수 직후부터 수익구조 개선에 집중해온 결과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서 “이제는 통합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마케팅과 물류 측면에서 협업 방향을 모색 중이고, 빙그레가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해태 아이스크림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빙그레는 2020년 해태제과 아이스크림사업부에서 자회사로 분리된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1325억원에 인수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쌍쌍바, 바밤바 등을 주요 제품군으로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