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행 메타버스, 스마트글래스 노선 밟는다
[IT큐레이션] 메타버스 마케팅 수요 있지만 B2B로 좁혀져 B2C 확장의 새 지평 열릴 수 있어
최근 메타버스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로블록스를 필두로 네이버 제페토, SKT 이프랜드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부상했으나 팬데믹 당시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잔혹사
대기업이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의 하루 이용자 숫자가 두 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및 NFT 흐름의 부침이 계속되는 한편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이 대세가 되며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페이스북 메타는 메타버스에 올인했으나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고 최근 마이크로스프트는 홀로렌즈2 개발 포기에 이어 메타버스 인력까지 해고하며 사실상 손을 떼는 중이다.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오피스365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직도 암호화폐 등과 연결되어 기본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혹은 메타버스 내 자산을 판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이용자들과 만나는 곳도 많다. 샌드박스코인을 발행하는 샌드가 대표적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MZ세대와 만날 수 있는 창구로 여기는 곳도 많다. 특히 조금씩 MZ세대와 멀어져가고 있는 전통 은행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강력한 MZ 마케팅을 가동하는 중이다.
다만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 전체의 활력이 떨어진 것은 확실하며,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의 B2B 전략이 힘있게 가동되는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팬데믹 기간 온택트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디지털 공간을 업무의 영역으로 활용한 경험이 바탕이다. 시공을 초월하는 메타버스를 일종의 B2B 공간으로 삼아 규모를 키우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가상 오피스 및 수업공간 등을 제공하는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전문기업이 아닌, 기존 대기업 중 새로운 성장동력을 타진하는 곳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의 방향성을 B2B로 끌어가는 것에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대표적이다.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모든 대학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학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운영대행사업자(MSP)인 '메가존', 글로벌 게임 개발사인 '갈라랩'과 3자 제휴계약을 체결해 각각의 대학교만을 위한 전용 공간과 서비스를 기획하 학교와 학생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 제휴모델을 추가적으로 개발한다.
LG유플러스가 기간 인프라를 맡는 가운데 갈라랩이 대학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다. 메가존은 대학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성 및 유지 보수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용자의 만족도 제고에 직결되는 '안정적인 서비스' 구현을 위해 힘쓰는 그림이다.
이들이 개발하는 대학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은 ▲별도 앱 설치 없이 대학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편의성, ▲수업·특강 참여, 입학·취업 상담, 도서관, 상설홍보관 등 대학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특화 기능을 갖춘 활용성, ▲입학 전부터 졸업 후 활동까지, 연중 교과·비교과 일정 전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속성, ▲인증을 거친 학생과 교직원만이 접속 가능한 보안성을 보유하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정식 출시는 내년 초다. LG유플러스 최택진 기업부문장(부사장)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젠지세대에 맞춰 교육 환경도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대학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국내 대학들이 미래 디지털 선도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KT 메타라운지도 마찬가지다.
KT 메타라운지는 B2B·B2G고객사 대상 맞춤형 메타버스 제공 솔루션으로 KT는 KT그룹의 IT 서비스 전문 기업인 kt ds와 함께 개발했다. 대학·교육기관, 공공·지자체 등 B2B·B2G 고객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제공하는 중이며 크게 공유·소통·흐름을 콘셉트로 비즈니스홀, 아카데미홀, 컨퍼런스홀 총 3개 건물과 야외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타라운지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자체 공간과 기능도 추가로 제공해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성을 뒀다. 고객 맞춤형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메타라운지에서 제공하는 AI 기반 특화 기능은 회의록 자동생성, 실시간 번역, 아바타 추천 생성과 함께 향후에는 비서 역할까지 수행할 AI NPC(사용자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 등이 있다.
다시 B2C로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이 지금의 혹한기를 맞아 B2B로 방향성을 설정했으나, 새로운 기회가 조만간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삿ㄹ 팬데믹 기간 최초 메타버스 플랫폼이 각광을 받았으나 아직은 5G 네트워크도 완전하지 않고 그 외 콘텐츠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질병에 의한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갑자기 닥치며 먼 미래가 갑자기 가까워졌고, 그 결과 우리가 충분한 준비도 없이 메타버스를 만났기 때문이다. 당연히 팬데믹이 종료되는 한편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자 메타버스 플랫폼도 방황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그러나 이 혹한기를 거치며 메타버스 플랫폼은 기술 고도화는 물론, B2B 비즈니스 과정에서 대중의 더 많은 익숙함을 기초체력으로 쌓을 전망이다. 이후 시대가 무르익어가는 순간, 특히 5G SA를 기점으로 삼아 더 강력한 네트워크 기술력으로 AR 및 XR이 발전하고 가상자산 중심의 비즈니스 인프라가 명확해지는 순간 B2C에서 마케팅 이상의 저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글래스의 흐름과 비슷하다.
최초 스마트글래스의 아이콘이던 구글글래스는 B2C로 출시되며 포스트 스마트폰의 후계자로서 엄청난 관심을 받았으나 기술력 및 현실적 구현,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로 좌초된 바 있다. 이후 스마트글래스 시장은 긴 침체기를 겪고 있으나 B2B 산업 현장으로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최근에는 조금씩 B2C 재도전을 시작한 상태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흐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