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테크·전기차’…개성 넘치는 편의점 추석선물세트

추억 소환 이벤트 ‘느린 편지함’ 등 감성 마케팅도 잇따라

2022-09-03     주샛별 기자

편의점 업계는 지난 설에 이어 추석에도 톡톡튀는 개성만점 선물세트로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각종 전자기기부터 전기차, 이동형 주택에 이르기까지 편의점에서 보기 힘든 상품들로 무장하면서다.

프리미엄 상품은 백화점, 실속형 상품은 대형마트를 찾는 만큼 소비자들 발길을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편의점들은 이색상품과 더불어 프리미엄·초저가 상품 구색을 갖추면서, 다양해진 개인 취향까지 고려했다.

CU, 이색 추석선물…‘이동형 주택’ 판매

CU는 멤버십 앱인 포켓CU에서 ‘이동형 주택’을 판매한다. 거실·주방·화장실 및 다락이 포함된 복층주택 3종과 단층주택 1종으로 구성됐다. 목조주택 전문기업 연하우징 상품으로, 내외부 구성에 따라 단층 1560만원, 복층은 1830만원에서 2265만원까지다. CU는 이동형 주택을 명절 시즌 마다 이색 선물로 내놓고 있다.

식테크(식물+재테크)족을 겨냥한 명품 식물들도 한정 판매한다. 잎 무늬가 독특한 ‘몬스테라 알보’, ‘무늬아단소니’, ‘올리브나무’ 등 총 7종과 식물 재배용 생활가전 ‘LG전자 틔운 오브제 컬렉션’, ‘틔운 미니’를 판매했다.

CU는 최근 트렌드를 겨냥한 상품들도 마련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건강관리와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트렌드에 맞춰 헬스케어 및 가전 상품 100여 종을 판매했다.

지난해 추석 기간 가장 높은 395.4%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청소기, 에어드레서, 공기청정기 등 최신 인기 상품을 비롯해 올 초 품절 대란을 일으킨 LG전자 스탠바이미TV,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 빔 프로젝터 등으로 구성했다.

MZ를 비롯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면서 유통가 핫 아이템으로 등극한 와인과 위스키도 놓치지 않았다. 주류선물세트는 ‘1865 헤리티지 블렌드 와인’, ‘발렌타인 17년’ 등 유명 수입 주류는 물론 ‘안동소주’, ‘전주 이강주’등 전통주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

CU 추석선물 대전 중심은 ‘가성비 선물세트’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합리적인 가격에 실용성 높은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을 고려해 10만원 이하 선물 구성을 전년 대비 40종 가량 확대했다는 게 CU측 설명이다. 지난해 추석 판매된 선물세트 가격대별 매출 구성비에서 10만원 이하(60.8%)가 압도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출처 : CU

CU의 이색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CU에 따르면 프리미엄 주류의 경우 전년 대비 187.6 매출이 증가했으며 특히 최근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는 위스키가 전년 보다 9배 가량 매출이 크게 뛰었다. 냉장고, 공기청정기, 마사지기 등 고가의 디저털 가전도 56.8% 매출이 올랐다. 이동형 주택은 수십 건의 문의 전화가 있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추석은 엔데믹 이후 첫 명절로 고향에 방문을 계획하는 고객들이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봤다”면서 “실속형 상품부터 프리미엄 선물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GS25, 엔데믹 시대…‘제주 한 달 살기’

GS25는 ‘희소성’과 ‘엔데믹’ 소비 키워드에 맞춘 추석선물세트를 내놨다. ‘제주 한 달 살기’ 상품은 엔데믹 이후 급증한 여행 수요에 맞춰 내놨다. 한화리조트에서 숙박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등 혜택이 더해졌다. 제주 한달 살기(30박), 제주 보름살기(15박), 제주 열흘살기 (10박), 제주 일주살기(7박) 등 총 4종의 상품으로 구성했다.

‘제주 한달 살기 기준’는 1박에 7만9000원꼴로 실속까지 챙겼다. 구매 고객에게 골프장 ‘플라자CC 제주’를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과 함께 GS25 모바일 상품권 5만원을 지급하는 부가 서비스도 마련했다.

GS25는 올해 최고 인기 주류로 떠오른 일명 ‘박재범 소주’ 원소주도 추석석물세트로 판매했다. GS25는 원소주를 GS25 단독 추석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원소주 2병과 전용 온더락 잔 2개로 구성된 한정판 ‘원소주 기획 세트’다.

출처 : GS25

총 2100세트 제작된 원소주 기획세트는 ‘와인25 플러스’를 통해 지난 8월31일까지 판매됐다. 구매는 1인 1세트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원소주는 가수 박재범이 설립한 주류제조 전문기업 원스피리츠의 증류식 소주다. 현재 원소주(오리지날)와 원소주스피릿을 판매하고 있다.

‘희소성’을 대표하는 명절 선물로는 ‘DRC로마네꽁띠2017’을 선택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등 수식어가 모두 따라 붙는 최고급 와인이다. 추석 선물 상품 중 최고가다. 최고급 샴페인 대명사 ‘돔 페리뇽’, ‘샤또마고’ 등 유명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파커가 100점을 준 와인 5종을 내놓고 ‘프로 수집러’ 관심을 유발했다. 대표 와인 상품은 ‘2006 빈티지 컬렉션’, ’2007 빈티지 컬렉션’ 2종 등이다.

GS25의 이색상품은 버버리, 구찌, 페레가모 등 명품 150여 개를 비롯해 제주 살기 20여 개, 안마기와 음식물 처리기 등 50여 건이 주문 접수됐다.

GS25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오직 GS25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차별화 추석 선물세트를 역대급 구성으로 준비했다”며 “명절 물가 안정 취지로 사전예약 구매 행사에서 역대급 규모 및 할인 폭을 등 강화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MZ세대 겨냥한 명품 20종

세븐일레븐의 추석 선물 판매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세븐일레븐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및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올 추석 명품 선물을 마련했다. 구찌, 입생로랑,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가방과 남녀지갑 20여종을 내놓고 프리미엄 선물 대표주자 백화점과 경쟁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명품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측은 “지난 명절 명품 카테고리 반응이 좋아서 이번 명절에는 약 2배 이상 물량을 준비했고 현재 거의 모든 상품 품절”이라며 “대표상품은 구찌 마몽트마틀라세 숄더백, 구찌 오피디아GG스몰버킷백, 입생로랑 모노그램 카드지갑, 프라다 리에디션리나일론호보백 등이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명절 시즌 외에도 관계사 롯데면세점 재고 상품을 ‘세븐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앱을 명품 쇼핑 채널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직원들이 추석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 세븐일레븐

동물복지 기준으로 건강하게 키운 올가홀푸드의 ‘무항생제 한우 명품세트’, ‘무항생제 한우 정성세트’ 등 프리미엄 정육과 ‘샤또 라필드 로칠드 17 빈티지’ 등 프리미엄 와인, 싱글몰트 위스키를 포함한 고급 주류도 선보였다.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홈족’을 겨냥한 상품으로 ‘닌텐도 스위치 OLED’, ‘닌텐도 스위치 네온’ 등 게임기와 홈트레이닝족을 위한 ‘아이러너 Z3 런닝머신’ 등도 눈에 띈다.

물가 상승에 따라 얇아진 고객들의 지갑을 고려해 가성비 상품도 출시했다. 유명 산지 사과와 배를 소량으로 구성한 ‘자연담은 사과배 혼합세트’ 등 실속 청과와 1등급 한우를 구이용, 국거리용 부위로 따로 나눠 구성한 ‘우들 한우 실속 세트’ 등이다.

추석을 맞아 풍성한 할인 혜택도 준비했다. 이달 16일까지 명절 선물세트 전상품에 대해 롯데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 시 10% 현장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별 기획 상품 100종에 대해서는 하나카드 또는 농협카드로 결제 시 20% 현장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T멤버십 할인, 적립과 L-POINT로 100% 결제도 가능하다. 

이현호 세븐일레븐 상품운영팀장은 “포스트 코로나와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한 다양한 개인 맞춤형 명절 선물세트를 준비했다”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명절선물을 준비하시고 풍성하고 건강한 한가위를 보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마트24, 친환경 관심에 ‘전기차’ 선봬

이마트24는 추석 선물로 이모빌리티(e-Mobility) 상품을 선보인다. 초소형 전기차, 전기바이크, 전기 자전거, 전동퀵보드 등이다. 이모빌리티란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를 동력으로 한 이동수단이다.

이마트24는 전기차 전문 업체인 디피코와 협업해 포트로(Potro) 초소형 전기트럭 2종, 마사다(MASADA) 전기차 3종을 선보였다. 기간 내(8월~9월) 전기차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25만원 상당의 가정용 충전기도 선물로 증정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추석카달로그로 선보인 e모빌리티는 전기바이크 11대, 전기자전거 2대, 전동퀵보드 2대가 판매됐다. 상품 상담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공식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대체이동수단으로 이모빌리티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와 전기바이크에 대한 정부보조금 정책까지 더해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적인 선물로 이모빌리티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마트24가 추석선물로 선보인 전기차와 전기바이크(왼쪽 사진). 출처 : 이마트24

이마트24는 유명 맛집 브랜드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한우구이 맛집으로 유명한 ‘새벽집’과 ‘우미학’의 한우 선물세트부터 한우오마카세 맛집 ‘수린’의 한우 오마카세 선물세트까지, 10만원대~50만원대 가격대에 내놨다.

또 부모님을 위한 대표적인 효도 상품 안마의자와 음식물처리기, 인덕션레인지, 노래방 블루투스 스피커세트, 블루투스 헤드폰 등 생활가전상품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마트24는 고물가 시대를 반영해 이달 31일까지 모바일앱에서 추석선물세트를 예약 구매 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모바일앱을 통해 가공식품, 생활용품 선물세트 18종을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 이마트24 모바일앱 ‘선물세트 예약구매’에서 상품을 선택 후 결제하면 원하는 날짜에 지정한 점포에서 선물세트 수령이 가능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과일 등 전통적인 선물세트 외에도 이색적이면서 실용성이 뛰어난 상품을 준비하면서 편의점에서는 최초로 전기차, 전기바이크를 명절선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이 명절선물 구입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적극 어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다양한 선물세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뜻깊은 명절 이벤트로 소비자 감성을 자극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추석 1회성 이벤트로 진행했던 ‘느린 편지함’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게 돼 매년 명절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추석 연휴동안 매장에 비치된 편지지에 편지를 써서 ‘느린 편지함’에 넣으면, 4개월 후인 내년 설 즈음에 기입한 주소로 받아볼 수 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느린 편지함으로 접수된 고객 편지는 1000통 이상에 달했다. 이번 이벤트로 인해 고객이 이마트24 ‘고객의 소리’를 통해 아주 감동적인 경험이었다는 칭찬의 글을 올라오기도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자신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이마트24의 특별한 명절 이벤트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