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PICK] ‘해운주 투자하기 힘드시죠?’
팬오션 해운업종 최선호주
시장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표할 때마다 해상운임 현선물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물동량 지표가 꺾이지 않고 있음에도, 앞선 걱정이 해상운임과 해운기업 주가만 짓누르는 이상한 불황의 초입에 서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이주의 보고서’로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의 “해운주 투자하기 힘드시죠?”를 선정했다. 해운주에 투자하기 힘든 시기, 투자자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보고서를 통해 알아본다.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이 반영된 최근 해운 시장
시장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표할 때마다 해상운임 현선물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력 하락이 해운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걱정이 반영되서다. 아직 해상운송업계의 물동량이 줄지 않았지만, 운임은 움직였고 해운주 주가도 운임하락을 반영 중이다.
운임이 경기선행적 성격을 갖는 이유는 경기호조 시 재화에 대한 무역수요가 늘어나고, 이를 운송하는 해운업체들의 운임이 경기 관련 지표보다도 더 빠르게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운임이 추세적으로 하락기에 접어든다면 현재 해운업체들이 벌고 있는 이익, 밸류에이션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반면 단발적인 하락이고, 침체 우려와 상관없이 운임이 상향안정화 된다면 추가 하락분을 모두 되돌릴 것이다.
올해 5월 이후 해운주들의 주가가 추게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부분 봉쇄가 글로벌 경기회복의 시기를 조금씩 뒤로 미루고 있어 매크로 지표에 노이즈가 생긴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미래 공급 증가 적은 드라이벌크만 사세요
벌크선 운임지수의 움직임이 지난해와 달라졌다. 5월까지 전년과 유사하게 움직였으나 6월부터 대형선 운임 조정 영향을 크게 받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형선 운임은 BDI가 2000대 초반에 머물렀을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요 측면에서 하반기 BDI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5월 철광석 수입량 증가율은 3.0%로 플러스 전환했다.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수입량 감소 추이가 마무리 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단발적으로 수입량이 증가한 적은 있지만 중국의 조강생산량 감축 시기에 철광석 수입량도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시각일 것이다.
중국 내 철강제품 재고량이 쌓이면서 중국의 조강생산량 증가 추세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중국 부분봉쇄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철근 재고는 4개월째 천천히 감소 중이다. 열연 재고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선재 등 재고는 감소하기도 한다.
봉쇄 완화 이후 총재고량은 고점 대비 줄어들고 있다. 상하이 확진자 발생 등에 따른 부분봉쇄는 경제활동량을 줄여 철강수요 회복 속도를 늦추기도 하겠지만, 다시 거꾸로 돌아갈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반기 중국 철광석 재고 확충 과정에서 드라이벌크선 대형선 시장의 운임 반등이 예상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더욱 안전마진이 확실하게 확보돼 있는 업계가 부정기선 업계이다. 현재 드라이벌크선 수주잔고는 기존 선복량 대비 7% 수준이며, 2025년까지 선박 인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컨테이너도 수요만 보면 경기 매우 탄탄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3년째 이어진 정시성 훼손 이벤트(1년차 글로벌 락다운, 2년차 수에즈운하 길막 사고, 3년차 중국 부분 봉쇄)에 시장이 빠르게 적응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올들어 17회 연속 하락하던 운임이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4주 반등 후 연속 하락 중이다.
운임 하락의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운임을 크게 끌어올린 원인이 된 선박 적체현상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서안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량은 최고 103만TEU에서 57만TEU까지 감소했다. 선박 회전율이 정상화됨에 따라 2020~2022년에 새롭게 인도된 컨테이너 선박 공급량을 시장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한다.
내년에는 2021년에 본격 발주되기 시작한 신조선 투자 선박들이 대량 인도될 예정이다. 수급 균형점에서 공급이 우위에 서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컨테이너 운임은 반등 없이 정상마진 수준까지 지속 하락할 수 있다.
북미지역 주요 항만 수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5월 기준 136만TEU로 전년 동월 대비 1% 감소했다 적체현상 해소 이후 물동량 증가 추세가 4개월 이어진 뒤 벌어진 일이다. 이는 중국의 부분봉쇄 영향으로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는데, 중국 전체 컨테이너 항만에서 처리하는 물동량으로 판단해 보면 6월에 바로 증가 반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4월 0.2% 감소에서 5월 4.3% 증가로 바로 돌아섰다.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침체의 시그널을 찾기 힘들지만 회전율이 정상화된 컨테이너 선박들의 처리가 밀리지 않는다면 수요 호조와 상관없이 운임은 하락할 것이다.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중기 운임은 공급이 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
해운업 투자의견 조정
컨테이너 해운업에 대한 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 HMM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하향한다. HMM은 싸다. 주요 상장해운기업의 PER은 대부분 1~2배 사이에 포진돼 있다.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낮게 보기 때문이다. 경쟁사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 가치평가 척도라고 판단해 ROE 대비 PBR을 적정주가 산정에 활용했다.
드라이벌크 해상운송업에 대한 업종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를 유지한다. 팬오션을 해운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한다.
또 다른 드라이벌크선사인 대한해운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한다. 벌크 본업의 영업안정성 훼손 가능성은 없다. 심지어 LNG 장기운송계약 수행 선박이 인도될 때마다 확정매출과 이익은 늘어날 예정이지만 대한해운과 그 종속회사가 HMM의 지분을 다수 확보한 부분은 부정적이다. 잉여현금을 남겨두지 않고 경영권 인수와 관계없는 정기선의 지분 확보에 활용했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