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수소모빌리티 확신할 수 없는 이유

모빌리티의 미래는?

2022-07-10     최진홍 기자

<포스트 모빌리티> 차두원, 이슬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카카오, 쏘카, 타다 등 많은 기업들이 모빌리티 시대의 미래를 위해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모빌리티는 전통적 이동수단의 틀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더 파격적인, 공간의 혁명으로 우리를 인도할 새로운 모빌리티 비전은 없을까.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과 이슬아 연구자는 <포스트 모빌리티>를 통해 공간의 파괴적 변화를 통한 모빌리티 혁명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을 조명하는 한편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나아가 한국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날카롭지만 애정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공간 혁명 시대
1장에서는 자율주행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보여준다. 모빌리티가 미래로 인도한 스마트 미래 도시의 비전을 과감하게 그려냈다. 최근 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부각되는 모빌리티 허브의 정체성도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포스트 모빌리티 시대의 흐름을 타고 달라진 도로의 역할도 꼼곰하게 알려준다. 특히 늘어나는 물류 배송을 위해 도시의 공간이 달라지고 있으며 퍼스널 모빌리티의 비전은 물론 프랑스에서 시작된 15분 도시라는 이색적인 키워드도 보여준다. 이를 스마트시티라는 거대한 플랫폼의 집중으로 정의했다.

2장에서는 새로운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특히 도심항공 부분에서 어떤 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는지,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생생하게 펼쳐냈다. 로봇 모빌리티의 비전은 물론 미래 에너지 산업을 노리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략은 물론 현장의 내밀한 맥락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수소모빌리티 시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대중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미 완성차 업체들의 수소 모빌리티 전략이 흐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열리고 있어 몇몇 기업들이 유연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으며, 수소모빌리티 시대의 가능성을 완전히 버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무엇이 달라지나

3장에서는 레벨3에 도전하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현재와 미래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레벨3가 곧 레벨4로 가는 지름길인 상황에서 혼다, BMW, 현대차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들의 로드맵을 소개한다.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으로 휴먼-머신 인터페이스와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에 주목한 것도 눈길을 끈다.

4장에서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집대성했다. 2030년 9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커넥티드카의 비전과 확장성에 주목했으며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에서 즐길 수 있는 현실적인 서비스들을 사례와 함께 정리했다. 아직 실체가 완전하게 정리되지 않은 목적기반차량의 패러다임을 규정하고 소형 배송로봇 등의 비전도 알려준다.

자율주행트럭이 로보택시보다 더 빠르게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물류적 측면에서의 자율주행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있는 저자의 인식도 잘 드러난다. 여기에 가장 기본적인 질문, 완전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에 대한 과감한 전망과 더불어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 나아가 중국의 자율주행 다크호스들을 소개한다.

혁명이 시작됐다

5장에서는 전기차의 미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며 이미 시장에 진입한 완성차 업체들과 새로운 도전자들의 경쟁을 흥미롭게 펼쳐냈다. 무엇보다 충전 에코 시스템에 주목해 전기차 시대의 허브를 진지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과 유럽연합의 사례를 통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스왑 정책의 단면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6장에서는 자동차의 개념을 재정의했다. 기존 탈것 중심의 이동수단에서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이 운영체제라는 주장을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의 근간을 짚어내기도 했다. 물론 해킹 등 일부 리스크에 대한 현황과 그에 대비하는 다양한 노력을 소개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메시지도 내놨다. 아직은 부족한 투자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모빌리티 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비용을 모두 잡는 윈윈 전략을 가동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모빌리티 트랜스포메이션 필독서

포스트 모빌리티는 기존 완성차 업체는 물론 구글과 바이두, 네이버 등 ICT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드는 행간에 주목한다. 도심항공 모빌리티 시장까지 열리는 상황에서 다양한 이종 업체들의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 진입에 관심을 보인다.

모빌리티는 새로운 이동을 넘어 미래의 생활 패턴과 직업, 나아가 자본시장의 투자방향까지 바꾸는 거대한 흐름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다양한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최근의 트렌드를 확실하게 이해해야 모빌리티로 대표되는 공간의 혁명을 누릴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모빌리티는 이동, 나아가 공간의 확장으로 대표되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일종의 생물체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지상과 하늘, 지하를 오가는 새로운 네트워크의 등장은 곧 삶의 방식을 바꾸고 문명을 진화시킨다. 그 연장선에서 저자는 모빌리티의 미래가 곧 인류 문명의 거대한 흐름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