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발행하는 LG유플 메타버스 "고객만족 덕후의 집념 보인다"
직장인∙키즈 특화 U+메타버스 무너 NFT도 발행
팬데믹 종료 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간이 만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새로운 시대의 융합을 정조준하며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꺼내 눈길을 끈다. 17일 설명회를 열고 ▲U+가상오피스 ▲U+키즈동물원 ▲무너NFT 3가지 서비스를 공개했다.
LG유플러스 CTO(최고기술책임자) 이상엽 전무는 “앞으로는 현실에서 벌어졌던 고객 경험이 메타버스로 이전될 것이며, 가상공간 내에서 고객이 실제 가치를 체감하며 확장된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고객 경험을 지속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용 메타버스가 아닌 타깃을 좁혀 액티비티에 집중한 선택과 집중이 인상적이다. 나아가 선한 영향력에 기반을 둔 NFT 마케팅 로드맵 성공여부와 더불어 모든 전력을 고객만족에 집중시킨 LG유플러스의 집념도 화제다.
메타버스서 일하고 논다
공개된 U+가상오피스는 코로나19 이후 재택이 일상화된 업무환경에 특화된 서비스로, 출근부터 퇴근까지 아침 인사, 스몰톡, 개인 면담, 화상회의, 업무 협업 등 실제 사무실에서의 업무 과정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져 사무실 출근을 어려워하지만, 완전한 재택근무에도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FGI)를 진행한 결과, ‘소통 단절로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 ‘문서 공동작업 등이 지원되지 않아 비대면 회의에 불편함이 있다’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LG유플러스가 일하는 공간의 새로운 정의로 메타버스를 택한 이유다.
유니티와 협력한 U+가상오피스에서는 채팅, 음성∙영상 대화, 화상회의와 같은 업무에 필요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기본 기능은 물론 ▲실시간 자막과 회의록을 작성해주는 'AI 회의록' ▲포스트잇을 이용한 메모, 동시 첨삭 등 공동 작업이 가능한 '협업 툴' ▲감정 표현 제스처와 립싱크로 현실감을 높인 '아바타 대화하기' 등이 제공된다. AI 회의록과 생생한 립싱크를 담은 아바타 대화하기 등 실제 업무 추진에 필요한 디테일까지 제공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터Lab장 김민구 담당은 "메타버스에서 실제 업무를 원만하게, 또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내부 직원 70명에게 클로즈드 베타를 한 결과 '소속감이 느껴진다'는 등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U+가상오피스는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와 달리, 소통과 협업에 특화된 기능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업무 생산성’을 보장하는 것이 차별화된 특징이다. 정식 출시는 내년이다.
다만 LG유플러스의 메타버스가 일하는 공간만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놀이터도 메타버스로 낙점했다. 동물과 공룡을 만나며 배울 수 있는 AI 기반의 ‘U+키즈동물원’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음성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퀴즈라는 콘텐츠를 매개로 삼는다.
U+키즈동물원은 올 하반기 오픈 베타 버전을 출시하고, 향후 다양한 주제의 학습요소들을 지속 추가하여 국내 대표 키즈 메타버스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자체 캐릭터를 이용한 NFT를 발행하고, NFT 커뮤니티 시장도 진출한다. 자사 대표 캐릭터인 ‘무너’를 활용해 NFT를 발행한다.
최근 LG유플러스는 무너의 IP를 활용한 다양한 외부 콜라보를 진행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와 협력해 기획팩을 출시하는 한편 복합문화공간인 ‘일상비일상의틈’에서 팝업 스토어도 운영하는 중이다. 무너 IP를 키우는 과정에서 NFT로의 전략을 좁혀가는 분위기다.
무너NFT의 로드맵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클레이튼 기반이다. 무너NFT를 구매한 홀더(보유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무너NFT 고객만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2차 발행 시 우선 구매권도 증정한다는 설명이다. 강력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무너 NFT의 지속성을 키운다는 전략도 나왔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5일 무너NFT 200개를 무너NFT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발행한다. 웹사이트는 23일 오픈된다. 앞서 무너커뮤니티에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는 무너NFT 50개가 9분만에 판매 마감됐다. NFT 판매 수익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올 하반기에는 2차 NFT를 발행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터Lab장 김민구 담당은 "NFT는 메타버스의 근간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핵심"이라며 "NFT를 판매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무너 메타버스 커뮤니티의 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은 왜?
메타버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글로벌 시장규모를 지난해 957억달러(약 113조원)에서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820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유통,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하거나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LG유플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메타버스에 뛰어드냐다.
기계적인 접근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터Lab장 김민구 담당은 "메타버스는 로블록스와 제페토 등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는 역동성이 넘치는 곳"이라며 "성공 방정식을 명확하게 짚어낼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는 "메타버스는 현실에서 벌어진 고객 경험을 가상공간으로 이전한 것이며 NFT는 일종의 멤버십, 커뮤니티의 소속감"이라면서 "AI와 웹3.0 및 AR과 VR은 물론 RT3D가 메타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특히 집중한 점은 커뮤니티다. 메타버스와 커뮤니티는 양립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익사업에도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김 담당의 설명이다.
이를 모두 정리한 LG유플러스 메타버스의 키워드는 '생활 공간의 확장'이다. 김 담당은 "LG유플러스의 메타버스 및 NFT를 통해 어떤 유의미한 경험을 줄 것인가?와 차별화된 무언가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면서 "타깃화와 세부 서비스에 주목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키 포인트는 액티비티다. 김 담당은 "메타버스의 타깃을 줄인다면 아바타와 공간, 액티비티가 핵심인데 그 중에서 액티비티를 선택했다"면서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메타버스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빛과 그림자
SK텔레콤은 이미 이프렌드를 바탕으로 코인까지 연결되는 중장기 로드맵을 그린 바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당장의 생태계 전략 고도화보다는 고객경험에 방점을 찍는 것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컬러의 부재다. 방향성이 다소 추상적일 수 밖에 없다. 명확한 에코 시스템과 사업성을 목표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메타버스만의 정체성이 없다는 지적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모든 노력이 고객만족으로 쏠린 상태에서 목표의 선명함이 떨어진다. 가상오피스 등은 B2B 판매 등 어느정도의 구체적 로드맵은 있지만 현 상황에서 방향성이 정해진 것은 없어보인다.
타이밍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메타버스와 NFT 열풍은 이미 지난해 한 번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엽 CTO는 과거 LG유플러스가 먼저 기술을 선점했으나 트렌드를 좌우하지 못했던 경험을 회고하며 "타이밍만큼 고도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FT 발행 전략도 약점이 있다. 무너NFT 발행 및 기부 전략을 통해 커뮤니티의 선한 영향력을 응집하는 방식으로 전체 그림을 그린다는 전제지만 무너 IP가 아직 대중적인 영향력을 가지지 못한 점은 리스크가 크다. LG유플러스는 커뮤니티의 선한 영향력에 기대를 거는 눈치지만 아무래도 불확실성이 높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 메타버스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타깃화를 통해 액티비티에 방점을 찍은 메타버스 전략과 더불어 선한 영향력에 기반을 둔 무너NFT, 나아가 기존 통신 서비스와의 연계는 기존 메타버스와 차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객경험 자체에 집중해 모든 메타버스 및 NFT 전략을 100% 집중한 '전제'가 눈길을 끈다. 수익성이나 시스템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고객경험을 상수로 둔 메타버스 및 NFT 전략이다. 다소 추상적일 수 밖에 없으나,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실험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