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2030 비전②] ‘퍼스트무버의 힘’…글로벌 시밀러 시장 종횡무진

셀트리온, 해마다 새 제품 1개 선보인다

2022-04-30     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가장 먼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출시하는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시작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바이오베터) ‘램시마SC(성분 인플릭시맙‧피하주사제형)’, ‘유플라이마(성분 아달리무맙)’ 등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의 퍼스트무버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매년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1개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퍼스트무버 전략,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 허가 ‘쾌거’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 인플릭시맙)’ 판매 허가를 받았다. 같은해 8월 램시마는 한국에서 출시되면서 퍼스트무버 지위를 획득했다. 퍼스트무버는 가장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하는 제품을 뜻한다.

램시마는 지난 2013년과 2016년 각각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했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점유율 54%를 기록했다. 오리지널의약품인 ‘레미케이드(성분 인플릭시맙)’ 유럽 시장 점유율은 23.2%다. 미국 시장에서는 리베이트 등 오리지널 개발사의 사업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늦어졌음에도 심포니헬스케어 데이터 기준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 22.6%를 기록했다. 

유방암‧위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 트라스투주맙)’도 일본에서 퍼스트무버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 올렸다. 허쥬마는 지난해 6월 기준 일본 트라스투주맙 시장에서 5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허셉틴’을 넘어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8년 허쥬마를 다른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보다 먼저 일본에 출시했다. 위암 치료제로 우선 허가받아 시장에 출시하고, 2019년 8월 적응증을 유방암으로 확대했다. 적응증 확대 약 7개월 만에 허쥬마 시장 점유율은 40%까지 올라갔다. 일본 유방암 시장의 90%가 넘는 3주 요법 적응증을 경쟁사 보다 먼저 획득하면서 항암 치료 거점 병원에서 허쥬마가 처방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전략이 시장 선점으로 이어졌다.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 리툭시맙)’는 미국에서 퍼스트무버로 출시됐다. 트룩시마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제약사 테바를 통해 글로벌 리툭시맙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미국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 미국 대형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의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됐다.

UNH는 트룩시마 등재 당시 오리지널의약품인 ‘리툭산(성분 리툭시맙)’을 제외했다. 미국에서 사보험에 가입된 환자는 의약품 사용 후 보험금을 환급받기 위해서는 해당 사보험사 의약품 리스트에 등재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트룩시마의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은 25.4%다.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순항…매년 1개 신제품 허가 목표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해마다 1개 이상의 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T-P39(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41(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 CT-P4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47(악템라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도 개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아바스틴(성분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CT-P16(성분 베바시주맙)’의 허가 신청을 한국과 유럽, 미국 등에서 완료했다. 해당 국가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된 만큼 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CT-P16은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로 원가경쟁력에 기반을 두고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졸레어(성분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인 ‘CT-P39(성분 오말리주맙)’ 개발은 셀트리온이 가장 빠른 것으로 보인다. 졸레어는 알레르기성 천식과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다.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했다. 졸레어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은 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졸레어는 2024년부터 바이오시밀러 도전을 받게 된다. 졸레어 특허는 유럽 2024년, 미국 2025년 각각 만료된다. 셀트리온은 CT-P39 임상 3상을 내년 1월게 마무리하고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경쟁사인 테바도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종료시점은 셀트리온보다 늦은 2024년 6월께로 추정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램시마SC‧유플라이마 판매 주목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는, 이른바 ‘엔데믹’ 시대에도 지속 성장이 점쳐진다. 팬데믹으로 병원 방문을 자제했던 환자가 늘어나면서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처방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램시마SC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베터다. 레미케이드는 정맥주사형(IV)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지만, 램시마SC는 피하주사형(SC) 주사제다. 피하주사형은 정맥주사형 대비 투약 편의성과 약물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또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2개 용량(40mg‧0.4ml, 80mg‧0.8ml) 등을 유럽과 한국에 공급하고 있다. 유플라이마는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허가를 획득해 출시한 고농도 제형의 바이오시밀러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엔데믹 전환에 따른 입찰시장 활성화로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해마다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성공적인 렉키로나 출시로 입증된 신약 개발 역량으로 신약 파이프라인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