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ENG사 21년 경영실적] 낮은 이익률 여전… 대가 현실화 등 제도개선 시급
15社 합산 기준 매출 5.9%↑ㆍ이익 3.2%↓ 이익률 3.4%… 전년 대비 0.3%P 하락 유신, 경영정상화에 한발 더 다가서… 삼보도 성장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바탕으로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외형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다른 산업보다 현저하게 낮아 사업대가 현실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이코노믹리뷰>가 15개 주요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액은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평균 3% 이상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15개 엔지니어링사는 매출액 순으로 도화엔지니어링ㆍ한국종합기술ㆍ유신ㆍ건화ㆍ삼안ㆍ수성엔지니어링ㆍ경호엔지니어링ㆍ삼보기술단ㆍ동해종합기술공사ㆍ제일엔지니어링ㆍ동일기술공사ㆍ서영엔지니어링ㆍ동부엔지니어링ㆍ평화엔지니어링ㆍ선진엔지니어링이다.
15개사 합산 지난해 매출은 2조4,136억원이다. 2020년(2조2,786억원) 대비 5.9% 상승한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작년 합산 영업이익은 817억원으로, 전년(844억원)보다 3.2% 떨어졌다.
엔지니어링사 개별 실적을 봐도 ‘매출 확대ㆍ영업이익 위축’ 흐름을 쉽게 읽을 수 있다. 15개사 중 12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이 작년보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삼보기술단(28.5%)과 유신(23.5%) 등은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경호엔지니어링(19.4%)과 삼안(17.7%) 등은 15%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건화(13.5%)와 수성엔지니어링(12.0%) 등의 매출액도 올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매출액 흐름처럼 양호하지 못했다. 15개사 가운데 절반에 살짝 못 미치는 7개사만 영업이익 상승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다시 말하면 나머지 엔지니어링사들의 영업이익은 떨어졌다(동부엔지니어링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 유지)는 의미다.
실제 유신(207.7%)과 삼안(161.8%) 등의 영업이익은 올랐지만, 선진엔지니어링(적자 전환)과 제일엔지니어링(-91.9%) 등은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 하락세가 짙어지면서 15개사 평균치도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의 분위기는 스산한 모습이다.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한 외형 성장을 이뤄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영업이익률에 산업의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15개사 합산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4%다. 이는 지난해(3.7%)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번 집계에 포함하지 않은 동명기술공단과 KG엔지니어링 등의 실적을 더해도 작년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률이 다른 산업보다 낮다는 점도 업계를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건설업 영업이익률은 5.7%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4.9%다.
엔지니어링과 같이 서비스업으로 묶인 전문ㆍ과학기술의 영업이익률은 12.6%, 부동산업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14.1%다. 서비스업 가운데 엔지니어링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분야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도ㆍ소매업(2.7%)이 사실상 유일하다.
A엔지니어링사 대표는 “정부가 엔지니어링을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산업으로 육성한다고 하지만, 현재 수익 구조로는 엔지니어링산업이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다른 산업보다 부가가치율이 높은 엔지니어링산업이 성장하려면 적정대가를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엔지니어링산업의 부가가치율은 65.3%로, 서비스업(56.4%)이나 제조업(21.1%)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편, 15개사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뚜렷한 내ㆍ외형 성장을 달성한 유신과 삼보기술단 등은 웃고 있는 반면 영업적자로 전환한 선진엔지니어링과 실적이 줄어든 동해종합기술공사 등은 그리 밝지 않은 표정이다.
유신은 경영 정상화에 한발 더 다가선 모습이다. 2020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96억원→26억원)에 성공한 후, 유신은 지난해 3배 이상 성장(영업기준 기준)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23.5% 증가했다. 삼안과 삼보기술단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수준을 나타냈다.
이들과 달리 동해종합기술공사(24억원→17억원)를 비롯해 제일엔지니어링(37억원→3억원)과 평화엔지니어링(23억원→15억원)의 영업이익은 2020년보다 줄었다. 선진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들 엔지니어링사는 올해 수주 전략을 꼼꼼하게 세우고 영업활동을 강화해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