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see&talk] 강병윤 수성ENG 대표 “올해는 ‘새출발의 원년’”

올해 경영 키워드 ‘소향무전(所向無前)’ 디지털 전환·사업 다각화에 주력… 기술 강화 도로·상하수도 민자사업 발굴에도 속도

2022-04-04     최남영 기자

건설사업의 ‘A’부터 ‘Z’까지 책임지는 엔지니어링은 지식기반산업이자 고부가가치산업이다. 때문에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위상에 걸맞는 대우는커녕 낮은 사업대가와 고령화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더 힘들 것 같다”는 엔지니어링사들의 토로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건설엔지니어링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산업이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는 해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고민하고 있을까? <이코노믹리뷰>가 주요 건설엔지니어링사 CEO들을 만나봤다.

강병윤 수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수성엔지니어링

지난해 ‘이립(而立)’을 맞이한 수성엔지니어링은 올해를 ‘새출발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 한해 동안 재도약의 기반을 탄탄하게 닦아 새로운 30년을 밝게 열고, 더 나아가 100년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에서다.

강병윤 대표이사 사장은 “엔지니어링사가 꾸준히 성장하려면 ‘차별화한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라며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을 선도하는 엔지니어링사가 되기 위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수성엔지니어링은 업계에서 비교적 빨리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다. 현재 많은 엔지니어링사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이미 활용하고 있으며, 자료관리시스템과 그룹웨어 등도 구축한 상태다.

여기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수성엔지니어링은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 변화란 ‘GIS(공간정보활용시스템) 플랫폼’도입을 말한다. GIS 플랫폼은 지역별 토지정보ㆍ도시계획정보ㆍ건축물정보 등 우리나라 국토 관련 정보를 빅데이터화한 프로그램으로, 엔지니어링과 IT기술의 융복합 산물이다.

도시계획을 비롯해 도로와 철도 등 각종 SOC(사회기반시설) 개발에 이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게 수성엔지니어링의 구상이다. 강 대표는 “설계와 건설사업관리 전과정에 걸쳐 엔지니어링 플랫폼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동시에 사업 다각화도 추진한다. 노하우를 지닌 엔지니어링기술을 활용해 사업범위를 ‘철도 궤도분야 안전진단’과 ‘수자원분야’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투자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철도시설 안전진단 전문기관 등록을 마쳤으며, 수자원분야 관련 엔지니어링사업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강 대표는 “사업범위 확대와 함께 종합건설엔지니어링사라는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우리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을 준비하는 민자사업은 도로와 상하수도다. 현재 수도권 신규 도로 등 도로건설사업 2∼3건을 준비하고 있으며, 수도권과 지방 등에 위치한 10여개의 상하수도시설에 대해 증설 및 현대화 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사업 확대 차원에서 민자사업에 에쿼티(자기자본)를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성장 계획을 소개한 강 대표는 수성엔지니어링의 올해 경영 키워드를 ‘소향무전(所向無前)’이라고 강조했다. 소향무전은 ‘향하는 곳에 앞이 없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나 행동 앞에는 장애물이나 적이 없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수주 2,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 대표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 대표는 예비 엔지니어 육성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수성엔지니어링은 경남대와 창원대 등 본사 소재지(경남 창원) 인근에 위치한 주요 5개 대학 토목공학과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희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론과 BIM(건설정보모델링) 교육도 진행했다.

강 대표는 “대학생들이 엔지니어링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소개] 수성엔지니어링

세방기술단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991년 건설엔지니어링시장에 발을 들인 업체다. 1996년 수성기술단이라는 이름을 거쳐 2001년 현 상호명(수성엔지니어링)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의 계열사였던 두산엔지니어링을 인수합병(2001년)했으며, 내외형 성장을 도모해 종합엔지니어링사로 거듭났다.

 

지난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했으며, 31주년이 되는 올해를 ‘새출발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장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도로ㆍ철도ㆍ공항ㆍ도시계획 등 각종 분야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4차 산업혁명 관련 고속도로 설계분야 대응방안 연구’를 비롯해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4개 공구(6ㆍ7ㆍ8ㆍ10공구) 설계’와 ‘울릉공항 건설 기본설계’ 등이 주요 실적이다.

 

해외시장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 2006년 라오스(힌흡∼반돈 도로개설공사 타당성조사)에서 첫 해외사업을 개시한 후, 지난 16년 동안 총 8,211만달러(해외건설협회 집계 기준)를 수주 곳간에 쌓았다. 이런 활동이 바탕이 돼 지난해에는 글로벌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선정하는 ‘세계 225대 설계회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국토건설사업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과 국토교통부장관 표창 등을 꾸준히 수상했다. ‘압해∼화원 국도(달리∼율도대교)’를 비롯해 ‘영종∼신도 평화도로’와 ‘창원 상수도 현대화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디지털화를 선도한 공로로 대한토목학회가 수여하는 토목대상(설계부문)을 받았다. 이에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관하는 설계 우수업체에 뽑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