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터 제주까지, 원도심 도시정비사업 '빛' 본다
기 조성된 생활, 교육, 편의시설 인프라 누려
[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재개발·재건축 등의 도시정비사업 단지들이 청약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도시정비사업은 주로 원도심에서 이뤄지는 만큼, 입주와 동시에 기 조성된 생활 및 편의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는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안산, 제주에서 분양한 도시정비사업장은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 청약을 마감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224가구 모집에 3만6,116건의 청약 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161.2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주안7구역 주택재건축 단지인 ‘주안역 센트레빌’를 분양한 결과, 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80명이 몰리면서, 평균 1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0월에는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2구역 주택재건축 ‘안산 한신더휴’ 역시 평균 10.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제주시 연동에서는 우주빌라와 정한빌라를 재건축한 ‘해모로 루민’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75가구 모집에 해당지역에서만 2,047명이 접수해 평균 27.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해모로 루민 101동(우주빌라)과 연동 해모로 루민 201동(재건축)은 청약 접수를 따로 받았으며, 101동은 41가구에 1,172명, 201동은 34가구에 875명이 신청해 각각 평균 28.59대1과 25.7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
가격 상승 역시 눈에 띠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소재 목련아파트를 재개발한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전용 84.87㎡ 타입의 분양권은 지난 2020년 11월 5억2,950만원에서 지난해 5월 6억6,3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불과 6개월 만에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것이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단지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생활 인프라다.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내 분양 단지의 경우, 주변 인프라가 구축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도시정비사업단지는 각종 인프라가 기 조성돼 있는 원도심 지역에 들어서, 입주와 동시에 주변으로 형성돼 있는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정비사업을 통한 신흥주거타운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는 만큼, 수요자들 사이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고,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낡고 오래된 주택이 많아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과,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잇따르면서, ‘똘똘한 한 채’ 로의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입지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원도심의 우수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 단지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봄에도 재개발·재건축, 리모델링, 지역주택조합 등의 도시정비사업 단지 분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한신공영은 인천 남동구 간석동 일원 성락아파트구역 재개발 단지인 ‘인천시청역 한신더휴’를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아파트 6개 동 총 469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46~84㎡ 16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원도심 지역에 들어서는 정비사업 단지인 만큼, 기 조성돼 있는 각종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경원초·상인천여중·동인천중·인천예고 등 각급 학교가 가까운 입지다.
수도권 1호선 간석역·인천지하철 인천시청역도 지근거리에 위치하며, 대형마트·관공서·의료시설 등도 인근에 자리한다. 견본주택은 미추홀구 용현동 일대에 마련된다.
(가칭)가천대역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일대에 지하 2층~지상 14층, 5개 동 전체 330가구 규모의 아파트 ‘가천대역 더포엠’을 선보인다. 이 단지는 △59㎡ 154가구 △74㎡ 68가구 △84㎡ 108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성남 구도심에서 재개발 또는 재건축으로 공급된 아파트는 단 8,600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 등이 속도를 내면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단지 가까이 지하철 수인분당선 가천대역과 태평역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