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재무구조·성장동력’ 두 토끼 잡은 비결은?
사업재편 기반 효율적 투자재원 확보 효과
[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한화솔루션이 공격적인 투자로 친환경 신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 눈길을 끈다. 대규모 자금조달과 한화갤러리아, 도시개발 등 사업 합병 시너지 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비율은 41%로 2020년보다 1.6%포인트 높아졌고 부채비율은 144%로 9.7%포인트, 총차입금의존도는 32%로 8%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11조8,0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6,367억원 불었는데, 자산총액이 2020년 15조1,373억원에서 작년 말 20조76억원으로 5조원 가량 확대되며 재무지표가 개선됐다. 특히 이자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이자보상배율이 5배로 건전성 기준(1.5배)을 크게 웃돌며 재무적 체력 다지기에 성공했다.
◆2020년 한화솔루션 탄생부터 사업재편 ‘진행형’
한화솔루션이 자본시장에서 투자재원을 적극 조달함과 동시에 공격적인 사업재편으로 현금창출력을 강화한 효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1월 화학, 소재, 태양광을 통합해 출범한 때부터 현재까지 자회사와 사업부문 재편으로 포트폴리오 정비를 계속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앞서 2019년 적자인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점 사업을 정리했고, 수원점은 부동산 개발업체 서울디앤씨에 1,100억원에 넘겼다. 2020년 2월에는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점을 3,000억원에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월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역시 세일앤리스백으로 코람코에 넘겼다. 처분가액은 6,534억원이었다. 이후 4월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를 흡수합병하면서 갤러리아 지점의 매각대금(여윳돈)과 백화점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내재화했다.
당시 한화솔루션의 신용도가 높았고 상장사란 점에서 한화갤러리아는 우회상장 효과와 함께 자금조달이 더욱 원활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한화솔루션 사업은 한화갤러리아 합병을 기점으로 기존 케미칼·큐셀·첨단소재·전략 등 4개 부문에서 갤러리아·도시개발 등 2개 부문이 더해져 6개 부문으로 재편됐다.
한화솔루션의 사업재편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차세대 전자재료 조직인 NxMD(엔엑스엠디)실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고, 이달 말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골프장 사업을 인수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인수자금은 약 720억원 규모다. 104억원의 지리산 부지 및 건축물, 615억원의 제이드팰리스 골프장 운영사업과 제이드가든 수목원 운영사업을 각각 사들인다. 신규 투자를 늘리는 데 필요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화솔루션은 아울러 NxMD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1,058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NxMD는 한화솔루션이 인수하는 삼성전기 통신모듈 사업을 약 71억원에 넘겨받을 예정으로, 한화솔루션이 유증 참여로 NxMD의 사업 재원 확보를 지원하게 된다.
◆활발한 자금조달 동시에 공격적 투자도 지속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총 2조8,000억원을 그린수소·태양광 등 친환경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글로벌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활발한 사업재편과 함께 투자자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조3,4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1조3,387억원의 현금이 장부에 반영됨에 따라 2019년과 2020년 마이너스(-)였던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에는 1조763억원으로 플러스(+) 전환, 현금성 자산 증대에 기여했다.
올 들어서도 한화솔루션은 1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한화솔루션은 100% 자회사인 중국 닝보법인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해 HCC홀딩스를 설립하고, 지분 일부를 외부에 매각해 6,000억원 가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닝보법인은 중국에서 폴리염화비닐(PVC) 사업을 영위 중으로, 한화솔루션은 이 자금을 공장 증설에 쓸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올 1월 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발행했다. 3년물 녹색채권으로 2,750억원, 5년물 일반채권으로 1,050억원 등이다. 아울러 첨단소재부문의 유동화 가능성도 거론 중으로, 현실화할 경우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자금 조달 만큼이나 투자에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미국의 고압수소 탱크 기업 ‘시마론(Cimarron)’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8월에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9,843억원에 매입했다.
아울러 지난해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공정 핵심 부품인 FMM(파인 메탈 마스크) 기술을 보유한 더블유오에스 지분 100%를 600억원에 인수했으며, 케미칼 부문은 860억원을 투자해 XLPE(Cross Linked-Polyethylene) 생산량을 5만톤(t) 증설해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한화솔루션은 또 미국 데이터전력관리 기업 ‘랜시움 테크놀로지’ 지분 인수에 1,200억원을 투자했고,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두 곳을 운영 중인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REC실리콘’ 지분 17%를 약 1,9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