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 시작부터 ‘삐걱’
교육부, 지난해 27건 BTL 방식으로 발주… 재고시 줄이어
[이코노믹리뷰=최남영 기자] ‘디지털 환경 기반의 미래형 학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사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해당 사업 27건이 동시에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일부 사업은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민간투자업계와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에 따르면, 충청북도교육청은 최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삼양초 외 2교 BTL(임대형 민간투자) 사업’을 재고시했다. 사업자 선정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의 첫 고시는 지난해 12월 28일이었다. 이 고시를 시작으로 충북교육청은 올해 1월 사전적격(PQ)심사 서류를 접수하고, 평가를 거쳐 22년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시들하자 결국 재고시로 방향을 잡았다. 충북교육청은 다음달 PQ 서류를 받고, 오는 5월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모습에 업계는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라며 “앞으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사업의 재고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전라남도교육청도 관련 사업 3건을 이달 중 재고시할 예정이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작년 12월 29일날 ▲구례중앙초 외 2교 BTL ▲목포동초 외 1교 BTL ▲여수서초 외 1교 BTL을 발주하고 사업자 선정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구례중앙초 외 2교 입찰에는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고, 나머지 2건도 사실상 빈손으로 입찰이 끝났다.
중흥건설이 목포동초 외 1교와 여수서초 외 1교에 각각 참여 의향을 드러냈지만, PQ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교육청들도 입찰이 단독 구조로 끝난 사업에 대해 재고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청들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사업을 내놓으면서 시설사업기본계획(RFP)에 ‘단독제안일 경우 주무관청은 평가를 진행하거나 1회에 한하여 재고시할 수 있다’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입찰이 단독 구도로 끝난 사업은 서울교육청의 동구로초 외 1교 BTL과 울산교육청의 방어진초 BTL 등 10여건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한 사업자만 응찰한 사업을 두고 일정대로 추진할지, 재고시를 할지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BTL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자 수는 한정돼 있는데, 27건이 우르르 쏟아지면서 일부 사업은 유찰을 피하지 못했다”라며 “27건 가운데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사업도 많아 입찰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온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척박한 상황에서도 경쟁 구도를 성립한 몇몇 사업은 일정대로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4월께 사업별 우선협상자가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사업자가 사업권을 거머쥐는 구조다. 사업계획서 평가는 1000점을 만점으로 하며, 기술평가(510점)ㆍ공익성평가(50점)ㆍ가격평가(440점)로 구분해 진행한다. 평가는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가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