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필두 배터리 소재사, 완성차 생산 차질 여파에 실적 ‘직격타’

하반기부터 점진적 사업 회복 전망

2022-01-28     김보배 기자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국내 기업들의 2021년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포스코케미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반도체 소재 회사들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실적을 발목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반도체 부족 현상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배터리 소재 공급이 지연되며 실적이 둔화했다.

◆분리막 사업 부진으로 4분기에만 290억 손실

SKIET의 2021년 매출은 5,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94억원으로 28.6%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 모두 당초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를 하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KIET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제조업체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부문이 2019년 4월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SKIET의 분할 이전인 2018년 매출은 2756억원에서 2019년 3454억원, 2020년 4630억원, 지난해에는 6,000억원에 다가서며 급성장 중이다.

반도체 수급 여파가 현실화하며 수익률이 둔화하고 있다. SKIET의 2020년 영업이익률은 26.7%로 제조업 분야에서 압도적 수익성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14.9%를 기록, 1년 새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2021년 4분기 분리막 사업이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한 가운데 신규 사업 손실액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SKIET는 4분기 분리막 사업에서 166억원의 손실과 신사업인 FCW(Flexible Cover Window) 부문에서 124억원 손실을 기록, 총 290억원의 영업손실을 달성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100억원 가량)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로 중국의 스마트폰,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이 감소하며 분리막 성과가 부진했고 FCW 시장 개화가 지연되며 적자가 이어졌다. 임직원 성과급과 폴란드 공장 초기 가동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212억원 가량 소요된 점도 부담이 됐다.

◆음극재 공급 감소하며 에너지 소재 실적 발목

포스코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1조9,8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고, 영업이익은 1,217억원으로 101.9% 증가했다. 매출은 처음으로 2조원에 육박했고 영업이익은 1조원대를 실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외형확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이뤘지만, 당초 증권가의 예상치에는 못 미친 실적을 기록하며 결과적으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포스코케미칼의 ▲내화물 제조정비 ▲라임케미칼 부문이 선방한 반면 ▲에너지 소재(양극재·음극재) 사업 성과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포스코케미칼은 내화물 시장은 국내외 내화물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고, 라임화성은 유가 변동성에 취약하다고 판단, 에너지 소재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이차전지의 네 가지 소재 가운데 음극재와 양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액은 지난해 6,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9% 증가 반면 음극재는 1,737억원으로 4.5% 감소하며 희비가 갈렸다. 양극재는 판매량 증가와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상승효과를 거뒀지만, 음극재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기차(EV)향 매출과 가동률 감소로 성장이 둔화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관련 소재 사업도 당분간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2분기 이후부터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며 “공급망 정상화에 대비해 글로벌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