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022년 IB‧WM 강화에 '사활'
2022년 조직개편에 IB‧WM부문 확대 등 역량 집중
[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국면에서 IB 및 WM부문 강화를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22년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IB와 WM 부문을 세분화 및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에 의존한 수익 개선을 이룬 증권사들이,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둔화 등으로 거래대금이 감소 추세를 보임에 따라 브로커리지 외 IB와 WM이 향후 증권사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증권(006800)은 기존 2총괄 16부문 조직을 5총과 19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본사영업총괄과 WM총괄로만 나뉘었던 조직을 IB1총괄, IB2총괄, WM총괄, 경영혁신총괄, 경영지원총괄 등 5개 총괄로 세분화했다. 특히 IB 총괄을 별도로 두면서 이를 또 1, 2총괄로 구분한 것이 눈에 띈다. IB1총괄은 글로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금융 부문을, IB2총괄은 기업공개(IPO)와 기업금융에 집중한다. 총괄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영업부문의 확대와 리스크관리 강화 및 관리 부문의 효율에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B총괄을 복수로 운영해 사업영역별 전문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탑티어 IB 도약을 위한 추진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IB2본부 산하에 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설립했다. IB1본부는 IPO를, IB2본부는 DCM과 ECM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IB3본부는 인수합병(M&A)를 전담할 계획이다. 또 해외 IB사업을 본격화하고 시너지 영업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 글로벌사업본부도 신설했으며, PF그룹 산하에는 PF전략부를 만들었다.
NH투자증권(005940)은 IB사업부를 재편했다. M&A 자문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IB1사업부 내 어드바이저리(Advisory)본부를 신설했다. 또 IB2사업부 내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금융 4부를 신설해 부동산 PF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리테일에서는 영업채널을 PB(프리미어블루), WM, 나무 등 3개 채널로 전문화해 목표고객에 적합한 서비스와 가격 체계를 제공하고 영업역량을 육성할 수 있도록 각자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VIP 고객의 자산관리 컨설팅 강화를 위해 프리미어블루본부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했다.
KB증권 역시 IB와 WM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WM부문은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WM총괄본부를 고객 채널 전략 중심의 'WM영업총괄본부'와 WM투자전략 및 상품‧서비스 제공 중심의 'WM솔루션총괄본부'로 확대 개편해 기능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총괄본부 직할로 'WM투자전략부'를 신설해 WM투자전략, 투자 포트폴리오 제공 및 자문, 추천상품 선택 기능 강화 및 사후관리 등을 통합해 수행할 예정이다.
IB부문은 기업금융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기존 IB1, 2총괄본부 체제를 IB1~3총괄본부로 확대했다. IB1, 2총괄본부를 중심으로 기업 고객에 대한 커버리지 확대와 IB 통합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부동산‧대체투자를 담당할 IB3총괄본부에는 'SF5부' 및 '대체신디팀'을 신설해 구조화금융 및 대체투자 셀다운 영업체계 영업력을 강화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수년 전부터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은행 및 자산관리를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지난 2년간 급증한 유동성으로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창출력을 갖추기 위해 IB와 WM 경쟁력을 높이는 목적의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그동안 IB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결과 이익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2021년 3분기 누적 국내 증권사들의 △인수 및 주선 △매수 및 합병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은 3조8,2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조7,674억원 대비 38.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