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재계 오찬 간담회 열려 "청년 일자리 감사"
재계 "이재용 부회장 제한 완화 논의되나"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현대자동차·SK·LG·포스코·KT 등 6개 기업 총수들과 청와대에서 만나 올 한해 정부 주도로 진행된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에 참여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대통령 “17만9,000개 일자리 창출 약속, 기업에 감사”
문 대통령은 27일 ‘청년희망ON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기업 최고 경영자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대해 함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기업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가 참여했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관 협업 파트너십 사업으로 올해 8월 국무총리 주재의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심의하고 확정한 청년특별대책의 일환이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교육·채용하고 정부가 훈련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식의 민관 협력프로젝트다. 현재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정부는 맞춤형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 비용을 지원하고, 기업들은 일자리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프로젝트 운영의 총괄책임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맡아 올 한 해 동안 김 총리는 각 기업 대표자들과 직접 만나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기업들은 각자의 방법을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KT(9월 7일), 삼성(9월 14일), LG(10월 21일), SK(10월 25일), 포스코(11월 10일), 현대자동차(11월 22일) 순서로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혔고 각 기업들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3년 동안 총 17만9,000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직업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문 대통령은 “청년희망ON 프로젝트에 선도적으로 참여한 6대 기업들이 주도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애써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라면서 기업인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과 훈련은 정부보가 기업들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라면서 “정부의 역할은 그러한 기업들을 최대한 지원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 왔다”라면서 각 기업들의 인력양성 프로그램들의 진행과 성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시작된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는 현재까지 총 2785명이 수료해 수료자의 75%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597개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라면서 “SK하이닉스, LG, 포스코, 현대차, KT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재사관학교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3년간 5,000개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하겠다는 SK의 계획, KT의 인공지능 기술 교육 ‘에이블 스쿨(AIVLE School)’과 코딩 역량 개발 프로그램, 포스코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체인지업 그라운드(CHANGeUP GROUND)’, LG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의 대학 교육과정 신설과 LG사이언스파크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오픈랩’ 등 각 기업의 실천 예시를 들어가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각 기업들의 성과를 근간으로 청년희망ON 프로젝트를 더 힘차게 추진해 주시고, 더 많은 인원이 더 빨리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오찬 중의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은 오찬을 함께 하면서 청년희망ON 프로젝트 등 일자리 문제와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재계의 관심
국내 재계가 이번 간담회의 논제로 가장 기대한 것은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안이었다.
대통령은 5월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 기업인들과 오찬을 가졌다.
당시 삼성에서는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기술연구원 회장(現)이 오찬에 참석했다. 재계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삼성전자의 노력을 감안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특별 조치를 정부 측에 꾸준히 요구했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인 지난 8월 13일 이 부회장은 가석방됐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 위반의 부가조항에 따라, 현재 이 부회장은 일정기간 동안 지속되는 취업제한의 조치를 받고 있다. 그렇기에, 삼성 내에서 경영자로서 이 부회장의 권한은 여러 방면에서 이전보다 제한돼 있다.
재계는 삼성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큰 역할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더 적극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이 부회장 운신의 폭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 “왜 지금인가”
오찬의 목적은 기업인들에 대한 대통령의 감사 메시지 전달과 경제 현안 논의를 표방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를 계산한 행보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연루된 혐의로 수감 중이었던 박근혜 前 대통령의 성탄절 특별 사면을 결정했다. 이번 오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바로 이어진 행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여러 가지 관점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