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로 보는 2022년 ICT 트렌드②] 공백은 한국이 메운다

삼성 및 LG 대규모 참전...한국 기업들 두각

2022-01-02     최진홍 기자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올 한 해 글로벌 ICT 전자 시장을 조명할 수 있는 CES 2022가 다수 기업의 불참으로 맥 빠진 행사로 전락할 위기다. 무엇보다 하드웨어 가전에 ICT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ICT 기업들이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뼈 아프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백은 한국 기업들이 메울 전망이다. 미국 ICT 기업들이 빠지고 패권전쟁의 유탄에 맞은 중국 기업들도 속속 오프라인 행사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하는 한국 기업들의 파상공세가 예정되어 있다.

물론 한국 기업들도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예전처럼 대규모 파견에 나서기는 어렵다. 다만 현지 거래처 접촉, 해외 신기술 동향 확인은 물론 미중 패권전쟁과 코로나 사태로 벌어진 공백을 유연하게 파고들기 위해 적극적인 오프라인 행사 참여에 나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 CES 2022 혁신상 수상 제품. 출처=삼성

"공격앞으로" 삼성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CES 2022 기조연설에 참여한다. 한종희 부회장은 ‘기술은 인류와 지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가치를 담은 ‘공존의 시대(Age of Togetherness)’를 주제로 삼성전자의 다각적인 노력을 소개하는 한편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서로 연결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자사의 기술을 보여줄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맞춤형 경험 △기기 간 연결 △지속가능성 등 세 가지 화두를 집중적으로 보여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CES 2022 최고혁신상을 포함해 43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그 제품 라인업들이 대거 오프라인 현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21개, 생활가전 7개, 모바일 11개, 반도체 4개로 총 43개의 혁신상을 받았으며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TV가 11년 연속 최고혁신상을 휩쓸었다. 라이프스타일 TV 플랫폼과 게이밍 모니터가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오디세이 Neo G9’ 게이밍 모니터 등이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스포크 가전과 스마트홈 관련 새로운 기술도 눈길을 끈다. 특히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2016년 첫 선을 보인 이래 7년 연속 혁신상 수상에 성공했다.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갤럭시 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은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제품에 먼저 도입해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비스포크(Bespoke)’ 개념을 폴더블 스마트폰에 확대 적용한 라인업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혁신상을 받은 ▲인공지능 및 HPC 등 차세대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 탑재될 '512GB DDR5 RDIMM' 고용량 D램 ▲ZNS 기술을 지원해 기존 SSD의 수명을 최대 3~4배 가량 증가시킬 수 있는 ZNS NVMe SSD 'PM1731a'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에 최적화된 PCIe Gen5 인터페이스 기반 차세대 SSD 'PM1743' ▲업계 최초 2억 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 등이 출격한다.

CES 2022 혁신상 수상 반도체 부문. 출처=삼성

가장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역시 '가전의 왕 TV'다. 삼성전자는 올해 OLED-T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라인업이 CES 2022 현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QD-OLED 전략을 구사하며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등 삼성전자의 올해 프리미엄 TV 전략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QD-OLED TV가 CEO 2022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본능, C랩도 CES 2022 현장에 출격한다. C랩 사내벤처 과제 및 외부 스타트업 등 13개를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내 스타트업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C랩 전시관'을 마련해, 임직원 대상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의 우수 과제 4개와 사외 스타트업 대상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스타트업 9곳을 함께 전시한다.

C랩 스타트업들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CES 2022 혁신상'에서 1개의 최고혁신상과 21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이 최고혁신상을 포함해 14개, 'C랩 인사이드'에서 독립한 스타트업이 8개를 수상했다.

어린이의 스마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AI 솔루션 '필로토'와 온라인 시험 AI 관리감독 서비스 '프로바'를 비롯해 모빌을 이용한 영아 사시 조기 발견 솔루션 '이노비전'과 모빌을 이용한 영아 사시 조기 발견 솔루션 '이노비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들이 등장한다. 

삼성전자 C랩 CES 2022 참가 스타트업. 출처=삼성

K-전자 어벤져스 뜬다
LG전자는 올해 오프라인 인력을 가동하지 않는다. 다만 현장 부스에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로 만들어진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혁신상을 받은 ‘LG 울트라파인 나노IPS 블랙’과 ‘LG 듀얼업모니터’ 등 2종에 이어 ▲건조기에 세계 최초로 탑재된 DD(Direct Drive)모터 ▲더욱 강력해진 인공지능 기술 ▲물을 끓여 만드는 트루스팀(TrueStream) ▲깔끔하고 조화로운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 ▲세탁기·건조기 하단에 결합 가능한 미니워시 등이 등판한다. 여기에 2022년형 사운드 바 신제품 등 다양한 가전들이 자리할 예정이다.

차세대 트롬 세탁기·건조기. 출처=LG전자

별도의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의 강력한 기술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도 나왔다. 조주완 사장이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에 데뷔한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본능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각오다. 플렉서블(Flexible) OLED 솔루션인 ‘버추얼 라이드(Virtual Ride)’와 ‘미디어 체어(Media Chair)’를 공개한다.

버추얼라이드는 대형 OLED 스크린과 운동기구를 합친 콘셉트로 55인치 OLED 패널 3대를 세로로 연결해 바닥에서 천장까지 ‘ㄱ’자 형태의 스크린으로 구성한 제품이다. 사용자의 시야각에 맞게 스크린 전체가 곡면으로 이뤄져 실제 야외를 누비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또 미디어 체어는 55인치 커브드(Curved) OLED와 리클라이닝 소파를 결합한 개인용 휴식공간 콘셉트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곡면 형태의 화면은(1,500R) 사용자의 시야각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별도 스피커 없이 화면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CSO(시네마틱 사운드 OLED) 기능으로 입체감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 CES 2022 버추얼라이드. 출처=LG

외부 창문에 투명 OLED를 적용해 탁 트인 전경을 보는 동시에 화상회의, 프레젠테이션, 엔터테인먼트 등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투명 스마트 윈도우’와 투명 OLED 2대를 상하로 연결한 형태의 인테리어용 홈 스크린 콘셉트인 ‘투명 쉘프(Shelf)’도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CES 2022의 중요한 키워드다. 지난 2019년 행사에서 우버와의 동맹을 통해 도심항공전략을 소개한 상태에서 올해도 정의선 회장이 현장에 나타나 직접 자사의 로보틱스 비전을 소개한다.

특히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Mobility of Things(MoT)’ 생태계 실현을 위한 핵심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PnD(Plug & Drive) 모듈’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라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PnD 모듈 모빌리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및‘아틀라스’ 등 확대된 로봇 라인업도 등판한다.

현대차 CES 2022 참가 티저 이미지. 출처=현대차

현대모비스는 전용 부스를 마련한 뒤 현실과 가상 세계를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 관련 전시 콘텐츠로 꾸밀 계획이다. 컨셉트카를 체험할 수 있는 1층 퍼블리 부스와, 완성차 고객사에게 신기술을 소개하는 2층 프라이빗 부스 등 2개 층으로 구성됐다.

엠.비전 팝(M.Vision POP)과 엠.비전 투고(M.Vision 2GO) 등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컨셉트카 2종의 실물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해당 차량에는 평행주차와 크랩주행 등이 가능한 장치인 e-코너 모듈과, 보행자와 차량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치인 커뮤니케이션 램프 등이 적용됐다.

SK그룹은 SK온, SK하이닉스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탄소중립 등 다양한 전략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부상하며 SK온의 존재감이 돋보일 전망이다. 혁신상을 수상한 NCM9 배터리가 눈길을 끈다. 차량 엔터테인먼트 및 안전(In Vehicle Entertainment & Safety)’ 분야와 ‘내장기술(Embedded Technologies)’ 분야에서 동시에 혁신상(Innovation Awards)에 선정됐으며 이 배터리는 내년 출시되는 포드(FORD)의 전설적인 픽업트럭 ‘F-150’의 첫 전기차 버전인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사피온도 기대가 크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AI 반도체 사업 '사피온'을 분사한 가운데 회사는 CES 2022에서 팹리스 사업 관련 청사진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AI 반도체 브랜드 사피온을 공개하고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선보인 바 있다.

사피온 X220은 AI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할 수 있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80%에 불과하며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최근 위성 발사계획으로 업계를 놀라게 만든 한글과컴퓨터는 메타버스와 AIoT 등 다양한 최신 기술 분야의 서비스와 제품을 공개하며 메타버스 기반 화상회의 플랫폼 ‘XR판도라’를 선보인다.

두산도 참가한다. 박정원 회장이 직접 현장에 등판하는 가운데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산업차량,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이 CES 2022 현장을 수 놓는다는 각오다. 2020년 첫 참가 때 자리했던 사우스홀을 떠나 이번에는 웨스트홀에 450㎡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며 수소 활용 기술이 중심에 자리 잡는다.

트라이젠으로 완전 전동식 로더와 수소차를 동시에 충전하는 콘셉트 이미지. 출처=두산

두산퓨얼셀이 개발중인 트라이젠과 해상풍력터빈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과정과 폐자원을 수소화하는 기술을 소개하는 두산중공업의 기술을 만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두산밥캣이 전시하는 ‘완전 전동식(All-Electric)’ 콤팩트 트랙로더 T7X도 시선집중이다.

현대중공업의 첫 CES 나들이도 눈길을 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조영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자율운항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분야의 미래상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관은 크게 ▲아비커스(Avikus)의 자율운항 ▲산업과 일상의 로봇화 ▲해양수소 밸류체인으로 구성된다. 특히 아비커스는 약 6m 크기의 완전자율운항 레저보트 모형을 설치하고 LED를 활용해 실제 대양을 항해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레저보트 안에서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운항 시뮬레이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해양수소 밸류체인의 모습도 구현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6m 높이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와 미래형 수소선박 모형을 설치하는 한편 그린수소 생산플랫폼과 액화수소 터미널, 수소스테이션 등 밸류체인 전반을 영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스타트업도 CES 2022에 출격한다. KOTRA는 83개, 서울시는 25개 스타트업을 모아 CES에 ‘한국관’을 마련하며 이와 함께 228개 스타트업이 자리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기업 모라이도 눈길을 끈다. 신제품 ‘MORAI SIM Cloud’를 공개하며, 하드웨어 제약 없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기존 모라이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MORAI SIM’에 SaaS(Software as a Service) 방식을 도입한 제품으로, 사용자들은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상에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출처=모라이

테스트 자동화 기능까지 추가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사용자가 원하는 테스트 수를 입력하면, ‘MORAI SIM Cloud’가 자동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테스트 케이스를 분배하여 시험을 수행하고 최종 결과를 취합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모라이 정지원 대표는 "이번에 공개한 클라우드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을 더욱더 활발하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CES 2022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한층 더 단단하게 다지고, 다양한 기업들과의 기술 교류에 적극 나서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