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행객 돌아온다"... 기대감 부푼 면세업계, 新전략 '시동'  

지난 16일 2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 방문.. 면세쇼핑 즐겨 면세업계, 온라인 채널 확대 및 해외 오프라인 매장 강화

2021-11-25     편은지 기자
지난 22일 오후 싱가포르 단체관광객 10여 명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방문한 모습. 출처=롯데면세점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힌 이후 첫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외국인 단체여행객의 한국방문은 햇수로 약 2년, 643일만이다. 앞으로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로 외국인 단체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세업계도 이에 맞춰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한국-싱가포르 여행안전권역 시행에 따라 10여명의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이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HDC신라면세점을, 지난 22일엔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방문해 1시간여의 면세쇼핑을 즐겼다. 이들은 7박 8일 동안 춘천 남이섬, 부산 해운대, 안동 하회마을 등 한국 주요 명소를 관광한 후 23일 오후 싱가포르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규모 그룹이지만 팬더믹 이후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첫 외국인 단체 고객이라 상징성이 크다"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 시대... 온라인은 '확장', 오프라인은 '해외'로

이번 싱가포르 여행객의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면세업계는 여행 재개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쇼핑객을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변화된 만큼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오프라인 해외사업도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세계 최초로 온라인 면세점 명품관 ‘소공 1번지’를 오픈했다. 패션·주얼리·시계 명품 브랜드 30여개가 입점했으며 약 5,000개 상품을 판매한다. 기존 온라인 면세점에선 구매할 수 없었던 고가의 가방·의류·액세서리 제품도 구비했다.  

롯데면세점은 소공 1번지에 와인과 위스키 전용관도 만들어 명품 주류 상품의 온라인 예약판매도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또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입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오프라인 해외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공사가 중단됐던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재단장 공사를 재개했다. 현재 5개 매장의 공사가 완료돼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매장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최근 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도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신라면세점은 온라인 판매 채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수통관 재고 면세품을 자체 온라인 채널인 신라트립에서만 판매하다가 쿠팡과 삼성물산 공식 패션몰인 SSF샵으로 확대했다. 또 신라면세점 모바일앱으로 접속 가능한 '신라TV'를 통해 라이브 방송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하이난의 하이요우면세점과 합작사를 설립해 하이난 진출도 공식화했다.  합작사를 통해 신라면세점은 상품 소싱(구매), 시장 개발, 인력 교류, 상품 개발을 협력할 예정이다. 하이요우면세점은 지난해 하이난관광투자발전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9만5,000㎡ 규모의 시내 면세점으로 500여 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온라인 채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선 SSG닷컴, 카카오 선물하기, SI빌리지 등 온라인 채널에 입점해 내수통관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타오바오 글로벌에 ‘신세계면세점 MD’s Pick’ 기획관도 열면서 해외 채널까지 공략 중이다.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1일엔 중국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서비스 자회사 '알리페이'와 디지털 마케팅 추진 협약을 맺기도 했다. 알리페이는 10억명 규모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디지털 결제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알리페이의 디지털 마케팅 도구도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으려면 아직 상당 시일이 필요하지만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이후로 온라인 면세점을 통한 소비가 익숙해진만큼 온라인 채널을 키우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해 면세업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7,657억원으로 직전달 1조5,260억원 대비 15.71% 늘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조7,000억원을 웃돈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