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되찾은 저녁', 손님 1.3배 '왁자지껄' 식당·택시 인파·붐비는 길거리
위드코로나 첫날 저녁 표정, 이른 시간부터 거리 '북적' 식당·카페 영업시간 제한 풀려...24시간 영업 가능 자영업자·택시기사 "영업 정상화 기대"
[이코노믹리뷰=김동일 기자]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강남역 부근 번화가는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부터 식당·카페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자정까지 술집과 길거리는 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난 1일 오후 8시 강남역 11번 출구. 먹자골목 식당과 카페에는 오랜만에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한 카페에서 만난 학생 박씨(25)는 “저녁 먹고 영화 시간을 기다리며 잠시 들렀다”며 “없던 저녁 시간이 새로 생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오후 8시30분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호프집에는 일찌감치 자리가 꽉 차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의 긴 줄이 늘어선 상태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직장인 유씨(29)는 “5개월 만에 친구들과 갖는 술자리”라며 “얼마 전까지만해도 저녁엔 둘이서만 만나야 했는데 오랫만에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호프집은 밤 10시가 지난 시각에도 만석을 유지했다. 주로 유씨와 같은 20대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씨(26)는 “최근 들어 이렇게 바쁜 적이 없었다”면서 “보통 밤 9시쯤 되면 손님 발길이 뜸해지는데 오늘은 이 시간까지도 자리가 나면 바로바로 손님이 들어와 평소보다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장 김씨(45)도 “위드코로나 이전에도 주변 술집보다 손님이 많은 편이어서 보통 자리의 80% 가량이 찼다. 오늘은 이른 시간부터 계속 만석이어서 평소 매출보다 50% 정도 더 나올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술집에 사람들이 몰리자 근처 편의점도 덩달아 바빠졌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씨(29)는 “평소보다 손님이 1.3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물건을 고르는 잠깐 사이에도 편의점에 들어서는 손님은 3팀을 넘을 정도였다.
자정이 넘은 시각, 거리는 간판 불빛으로 여전히 밝았다. 늦은 시간이지만 거리는 클럽에서 나온 젊은이들과 담배를 피우는 인파로 빼곡했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도 간간히 보였다. 인근 술집들은 자정이 지나서야 조금씩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강남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사장 정씨(43)는 “밤 10시까지 매출은 평소와 비슷한 것 같다. 10시 이후 매출까지 합하면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오늘 같은 분위기면 이정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가에는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택시 호출이 쉽지 않아 같은 자리를 수십분씩 지키고 있는 일행도 있었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씨(31)는 “벌써 40분째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번화가 쪽엔 사람이 많아 자리를 옮겨 호출하는데도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택시기사들도 영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택시기사 정씨(56)는 “코로나19로 택시기사가 많이 줄었다. 이전에는 회사에 4~5대 정도가 개인사정 때문에 쉬는 편이었다면, 현재는 기사를 그만 둔 사람이 많아서 20대 정도가 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드 코로나 이후 오늘만 같으면 택시 시장도 정상화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어 “오늘은 서울 시내를 다니면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운행 중”이라며 “잠시 쉬는 시간 가지려 일부러 경기권 콜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권에서는 10명, 비수도권에서는 12명까지 모임을 가질 수 있다. 식당·카페에서는 미접종자가 4명까지로 제한된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기존 오후 10시까지였던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다. 집회나 행사는 접종자 구분 없이 99명까지 참여할 수 있고, 접종 완료자만 참여할 경우 499명까지 모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