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봤습니다!] "20시간 고아 만든 육수"...'비싼 값'하는 '더 미식 장인라면'
천연재료 육수와 건면 사용...나트륨은 줄여 자연스러운 감칠맛과 깔끔함이 장점
[이코노믹리뷰=김동일 기자] ‘닭고기’로 유명한 하림(136480)이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첫 발판으로 HMR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이름은 ‘더(The) 미식’으로 말 그대로 ‘미식(美食)’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엿보입니다. 첫 제품은 ‘The 미식 장인라면’ 명찰을 단 라면입니다. 제품 기획 단계서부터 요리 장인, 쉐프 등이 참여,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직접 요리 시연을 보이는 등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죠.
제품을 살펴 볼까요. 종류는 얼큰한맛, 담백한맛 두 가지입니다. 가격은 한 봉지에 2,200원이더군요. 종류에 따라 육수스프에 들어가는 재료도 조금씩 다른데요. 하림이 자랑하는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직접 우린 육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육수는 천연 재료를 넣고 20시간에 걸쳐 고아낸 후 제품화했다고 합니다. 얼큰한맛은 사골, 소고기, 닭고기, 버섯을 황금비율로 넣고 고아내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로 얼큰함을 잡았다고 하죠. 담백한맛은 닭고기, 사골, 돈골, 버섯을 넣고 고아낸 뒤 마늘, 당귀로 깔끔함을 더했다고 하네요.
나트륨도 줄였습니다. 나트륨 함량은 얼큰한맛 1,430mg, 담백한맛 1,370mg입니다. 국물라면 1, 2위를 다투는 농심 신라면(1,790mg)과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1,860mg) 대비 약 75~80% 수준입니다.
면은 건면을 사용했습니다. 보통 건면은 유탕면보다 칼로리가 낮고 먹었을 때 속에 부담이 덜한 편이죠. 하지만 국물과 따로 노는 느낌이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장인라면은 면 반죽에 닭육수를 넣어 풍미를 살렸다고 하네요. 건더기스프는 건표고버섯, 건청경채, 건당근, 건파, 건고추, 건마늘 등이 들어갔네요.
이제 끓여봅시다. 먼저 얼큰한맛을 만들어 봤습니다. 라면봉지에 적힌 조리법에는 물 500ml를 넣으라고 돼 있지만, 평소 기자는 라면을 끓일 때 조리법에 나온 용량보다 적게 넣는 편이라 약 450ml 정도만 넣었습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면과 육수스프, 건더기스프를 넣어줍니다. 아, 스프를 넣으려 보니 포장지에 ‘국물’이라고 써있네요. 평범한 라면스프가 아니란 자신감일까요. 뜯어보니 고추장과 색깔, 질감까지 비슷한 맛내기 장이 들어있네요. 국물에 넣고 잠깐 끓이자, 얼큰한 냄새와 꼬릿한 냄새가 동시에 올라왔습니다. 사골 때문에 꼬릿한(?) 향이 올라오는 모양입니다.
면의 식감은 건면 특유의 꼬들꼬들함이 살아있습니다. 일반 건면 라면보다는 면이 국물과 어우러지는 맛이네요. 국물은 청양고추의 얼큰함이 꽤 강렬합니다. 국물 베이스에서 나는 맛은 자연스러운 맛이라고 할까요?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재료에서 나오는 은은한 감칠맛이 느껴집니다. 다 먹고 나서는 입에 텁텁함이 남지 않아 깔끔했습니다.
이어 담백한맛도 먹어봤는데요. 끓일 때 나는 꼬릿함은 얼큰한맛보다 강했습니다. 아마 육수에 돈골이 더해진 탓인 것 같습니다. 국물에서는 닭곰탕이 자연스럽게 났습니다. 다만, 나트륨함유량이 적어서인지 강렬한 감칠맛은 없었습니다.
‘더 미식 장인라면’은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맛이 좋았습니다. 다 먹은 뒤 입도 깔끔하고 속도 편했습니다. 다만 기존 라면을 생각하고 드신다면 맛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맛 중에는 담백한 맛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