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봤습니다!] "건강·맛 동시에 잡았다"...풀무원 '로스팅 짜장면'
로스팅 공법 적용한 건면 짜장 제품 파기름에 고추기름까지...'풍미' 업그레이드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튀기지 않은 짜장라면이 등장했습니다. 최근 풀무원(017810)이 선보인 ‘로스팅 짜장면’이 그 주인공 인데요. ‘건면’을 경쟁력으로 라면 시장에 야심차게 재도전한 풀무원이 비빔면에 이어 짜장라면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죠. 유탕면 대비 칼로리가 낮은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품의 특징은 이름 그대로 로스팅 공법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짜장면의 깊은 맛을 구현하기 위해 커피 전문점에나 사용하는 공법을 레시피에 적용한 것이죠. 총 3번의 과정을 거치는데요. 양파, 파, 돼지고기 등 원재료를 한 차례 볶고 춘장은 또 따로 볶습니다. 이 둘을 합쳐 다시 한 번 볶아주는 겁니다.
번거로워 보이지만 재료 본연 맛과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하는데요. 건면인데다 새로운 공법이 적용됐다니 호기심을 유발하는데는 일단 성공한 듯 보입니다. 앞서 출시된 ‘자연은맛있다 정·백·홍 비빔면’도 일반 비빔면과 다른 맛으로 예상을 깼던 기억이 있어 개인적으로도 기대되더군요.
'로스팅 짜장면’은 파기름과 고추기름 2종으로 구성됐습니다. 먼저 '로스팅 짜장면 파기름' 제품을 살펴볼까요. 중량 112g에 450kcal로 보통 짜장라면이 600kcal를 넘나드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포화지방 함량이 1.1g로 1일 권장 기준치에 7%에 불과해 매력적입니다. 내용물은 면, 파짜장 스프와 건더기, 파 풍미유로 구성됐는데 스프는 가루 형태, 건더기는 순수 파로만 이뤄져 있습니다. 풍미유도 올리브유 대신 파기름을 사용한 셈인데요.
파짜장면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일단적으로 파기름은 음식에 풍미를 높여주는 걸로 알려져있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면과 건더기를 함꼐 끓여주고 물을 살짝 남긴 뒤 스프와 풍미유를 넣고 비벼줬습니다. 자세히 보니 면이 원형이 아닌 사각형 형태를 띄고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표면이 매끄러워 잘 비벼지고 소스 금새 스며드는 느낌입니다.
비주얼도 중국집 짜장면을 연상시키는데요. 일반짜장과 비슷한 듯 다른 맛입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파가 많이 들어가다보니 파 특유의 달콤한 맛과 향이 강합니다. 짜장라면과 냉장짜장 제품 사이에 오요한 맛이 느껴지는데, 가격대비 만족스럽습니다. 자작한 짜장국물에 파기름이 동동 뜨는게 거북하다기 보단 고급스럽다고 느껴집니다. 다만 달콤한 맛이 강해서인지 먹을수록 다소 물리더군요. 냉장고에서 김치를 찾게되는 그 느낌 아시죠?
다음 주자는 '로스팅 짜장면 고추기름'. 중량 112g에 435kcal로 면, 고추짜장 스프와 건더기, 고추 풍미유로 구성됐습니다. 스프, 건더기, 풍미유부터 포장지 색상까지 모두 달라 눈길을 끕니다. 스프의 경우 짜장향이 강하면서도 고추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건더기에는 홍고추가 얇게 썰려있습니다. 짜장면 먹을때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 드시는 분들의 취향을 저격할 것 같은데요.
입에 넣자마자 혀에 매콤한 자극이 감돕니다. 고추기름 특유 향은 덜하지만 윤기가 좔좔 흐르고 매운 맛은 확실하네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예상보다 짜장라면에 고춧가루를 뿌린 맛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대체적으로 간이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매콤합니다. 그렇다고 극강의 매운 맛은 아니어서 소위 '맵찔이(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치보단 고소하게 튀기듯 구운 계란 후라이를 얹어 먹으면 찰떡 궁합을 자랑합니다.
개인적으로 건면 제품은 맛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시도해보는 편인데요. ‘건강한 음식은 맛이없다’는 편견때문이죠. 하지만 지난번 비빔면에 이어 이번 짜장면 제품도 일반 유탕면 제품과 비교했을때 부족함이 없어 놀라웠습니다. 늦은 밤 야식으로 짜장라면이 땡기는 날 죄책감을 조금 덜고 즐길 수 있겠네요.
다만 이미 가성비 제품부터 중식집 맛을 구현한 제품까지 유탕면 짜장라면 제품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어 두각을 나타내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건면 짜장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