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종양학회 나서는 K-바이오…항암 신약 주목
유한양행·한미약품·브릿지바이오·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오는 16일부터 21일(현지시간)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ESMO)에서 항암신약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과 한미약품(128940),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수앱지스(086890), 에이비온(203400) 등이 ESMO에서 주요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항암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면역항암 이중항체(YH32367·ABL105) 전임상 효능 및 독성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YH32367은 유한양행과 국내 바이오 벤처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공동 연구 중인 약물이다.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 자극을 통해 면역세포 항암작용을 증가시키는 항암제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YH32367은 사람의 T세포에서 ‘인터페론 감마’와 같은 세포 사멸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키고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했다. 인간화 마우스와 인간 ‘4-1BB’ 발현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대조 항체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4-1BB는 T세포 활성 수용체다. 경쟁 약물의 단점인 간독성에 대한 부작용도 해소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전임상 독성시험에서 안전성도 확인됐다. 유한양행은 내년 YH32367 임상 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 1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위암과 폐암 치료에도 오락솔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후속 임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포지오티닙, 벨바라페닙 등 임상발표를 미국 파트너사들이 잇따라 진행한다.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처음으로 ESMO에서 4세대 비소세포폐암 신약 'BBT-176'을 알릴 예정이다. 포스터 발표를 통해 4세대 비소세포폐암 신약 'BBT-176' 전임상 데이터와 국내에서 진행 중인 1·2상 현황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진입한 4세대 비소세포폐암을 포스터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는 의미가 있다"며 "현재 임상시험을 잘 진행해 내년에도 세계 학회에 좋은 결과를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5년 추적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심장 이상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무증상의 '좌심실 박출률(LVEF)' 수치, '울혈성 심부전증(CHF)'과 관련된 이상 징후 관찰 등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 의약품 효능 측면에서는 치료 시작 후 재발, 진행, 사망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하는 비율인 '5년 무사건 생존율(EFS)'이 온트루잔트 투여군에서 82.8%, 오리지널 의약품을 투여군에서 79.7%의 결과를 나타냈다.
이수앱지스는 'ISU104’(성분명 바레세타맙)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ISU104는 기존 항암제에 약물 내성을 갖게 하는 유전자 'ErbB3' 발현을 억제하는 항체치료제다. 에이비온은 c-MET 저해제인 ABN401의 진행성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 1상 용량 증량 시험 데이터 결과 발표 예정이다. 연말에는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KTB 투자증권 이혜린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환경에서 학회 발표는 기술수출 기대감보다는 일상적인 이벤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학회에서 발표되는 임상 결과가 초기 안전성 데이터나 이전 학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정도에 치우쳐 관련 기업 주가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