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대용식이 아니라 주식'...식음료街, ‘대용식’ 개발경쟁 후끈

영양과 포만감 동시에 잡는 대용식 인기 요거트부터 음료, 샐러드까지 갈수록 다양화 코로나 19 이후 시장규모 폭발적 증가

2021-08-30     이정민 기자
잠바주스 '마시는 프로틴 RTD'. 출처=SPC그룹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대용식이 아니라 이젠 주식이다' 식품업계가 식사 대신 간편하게 즐기는 ‘대용식’ 시장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택근무 등으로 ‘홈밥(Home+밥)’, 혼밥(혼자 먹는 밥) 트렌드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특히  영양과 포만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다양한 대용식을 개발,  단순 대용식이 아니라 주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음료·외식 기업들은 최근 식사 대용 간편식 출시를 확대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대용식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25일 점차 진화하는 간편대용식(CMR) 요거트 시장의 변화에 맞춰 ‘리치 요거트’ 2종을 출시했다. 요거트 하나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있도록 과육 및 곡물을 혼합해 식이섬유를 채운 것이 특징이다.  용량도 기존 요거트 제품보다 큰 110g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매일유업(005990)은 지난 18일 국산 곡물 5종을 함유한 ‘국산 5곡 미숫가루’를 내놨다. 현미, 보리, 찹쌀현미, 조, 수수 등 100% 국산 곡물 5종과 벌꿀로 만든  제품으로 식사대용으로 적합하게 개발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1회 음용으로 충분한 190㎖ 용량으로 멸균팩에 담아 1인 가구도 오랜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매일유업은  대용식으로 각광받는 ‘단백질 음료’ 라인업 확대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별도 법인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을 신설하기도 했다. 단백질 음료는 얼마전까지 ‘헬스 필수품’정도로 인식돼 왔지만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식사 대용으로 찾는 일반 소비자가 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매일유업은 영양소와 포만감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단백질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시장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SPC그룹은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잠바주스를 통해 ‘마시는 프로틴 RTD(Ready to Drink)’를 선보였다.  프로틴 스무디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구입해 마실 수 있도록 RTD 형태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판매 채널 역시 잠바주스 매장에 국한하지 않고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해피앱 등 온라인 채널로 확대했다. 

롯데칠성음료(005300)도 고소하고 진한 우유 맛 단백질 음료 ‘마시는 초유프로틴365’를 선보이고 시장공략에 나섰다. 동물성 및 식물성 단백질을 동시에 담아 균형있는 식사 대용으로 섭취하도록 개발했다. 

‘크리스피 프레시’ 대표 메뉴. 출처=동원그룹

사이드서 메인으로...샐러드 시장 경쟁 격화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인식이 컸던 샐러드도 대용식으로 관심을 받는 분야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활동량이 줄어든 만큼 저열량에 고영양을 섭취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이에 맞춰 식품기업들은 다양한 토핑과 이색적인 메뉴로 소비자 잡기에 한창이다.

지난 11일 CJ푸드빌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이국적인 맛을 구현한 멕시칸 스타일 샐러드를 내놨다. 매콤한 치폴레 소스로 감칠맛을 더한 타코 치킨에 채소를 더해 풍성한 맛을 살렸다. 

CJ푸드빌은 이에 앞서 배달 전문 샐러드 브랜드 ‘웨얼스마이샐러드’도 론칭하고 샐러드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빕스 샐러드바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격 대비 풍부한 내용물, 제품 구성 등을 앞세우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대학로, 공덕, 강남 직영점에서 배달 전문으로 시범운영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확장 방안을 강구중이다. 

동원홈푸드도 이달 초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5호점을 서울 반포동 파미에스테이션에 오픈하는 등 매장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별 매장 매출이  오픈 대비 약 10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등 사업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오피스 상권과 서울 내 대형 복합몰, 백화점 출점 등도 추진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간편식 샐러드 프랜차이즈인 ‘포케올데이’는 론칭 10개월 만에 매장 수를 무려 27호점으로 늘렸다.  샐러드를 대용식으로 찾는 단골 고객을 위한 멤버십 제도와 정기 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춘 게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체마다 대용식 시장에 뛰어들면서 간식이나 에피타이저, 사이드로 즐겼던 대용식이 이젠 주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시장규모도 급팽창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0년 식품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단백질 식품 매출은 지난 2018년 78억원에서 지난해 405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국내 요거트 시장 규모도 2018년 549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으며, 신선 편의 과일·채소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8,894억원에서 1조1,369억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사를 빨리 해결하거나 다이어트 때문에 대용식을 찾던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이후 건강, 웰빙 등을 위해 대체 식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식품업체들도 대용식 제품이 대용식이 아니라 주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