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인천 부동산... 多공급지역 양극화 경계
서울 등과 상대적 저평가 메릿 '간격 좁히는중'
[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인천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장’이다. 건설사들 역시 앞 다퉈 분양에 나서는 등 말 그대로 신규 아파트 공급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실수요자의 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및 수도권 등의 집값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인천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그 간격을 많이 좁혀가고 있는 상황인데다, 공급이 많은 지역의 경우 ‘양극화’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8월 3주(8.1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전국 매매가격은 0.30% 상승했다. 이 가운데 인천은 0.41% 상승하면서, 전국 뿐 만아니라 서울 0.21% 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은 연수구, 부평구, 서구 할 것 없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인천 부동산 시장이 불장을 이어가는 것은 아직까지 저평가 지역이라는 인식이 커서다. 여기에 3기 신도시 개발과 교통호재, 재개발·재건축 등 굵직한 사업이 추진되면서 건설사들의 신규 아파트 분양과 더불어 수요자들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영종국제도시가 위치한 중구의 경우, 지난해 말 제3연륙교 착공이 시작되면서 접근성이 향상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제3연륙교는 중구 중산동~서구 청라동을 잇는 총 연장 4.67km, 왕복 6차로 규모이다. 여기에 오는 2023년이면, ‘인스파이어 복합엔터테인먼트 리조트’도 개장될 전망이다. 이곳에는 호텔 및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 등이 들어서며, 신규 일자리 창출 1만명, 생산유발효과만 1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택 매수심리가 크게 늘고, 아파트 가격 역시 증가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중구의 올해 7월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전년동기(65.4)대비 41%포인트 이상 증가한 106.1을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영종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3.37㎡는 지난 3월 10층이 4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7월에는 같은 층이 5억2,500만원에 손바뀜 됐다. 이 단지 옆에 위치한 ‘하늘도시 한라비발디’ 역시 전용면적 115.42㎡가 지난 6월 6억2,500만원에 팔렸지만, 7월엔 6억7,500만원으로 한 달 새 5,000만원 오른 가격에 매매거래 됐다.
영종도에 위치한 A중개업소는 "영종도에 제3연륙교 등 개발사업이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워낙 여기저기서 집값이 오르다 보니, 개발사업과 함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종하늘도시 개발 초기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면 할인 분양까지 나섰던 영종도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건설사들은 인천 곳곳에서 신규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미추홀구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SK에코플랜트가 신규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들이 분양 예정인 미추홀구 역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추홀구 '한화꿈에그린' 84.36㎡은 지난 2월 2억9,0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7월 3억5,000만원으로 약 6,000만원 오른 가격에 매매됐다.
또, 인천 서구 경서3구역 도시개발지구에서는 대우건설이, 연수구에서는 포스코건설이, 현대건설은 인천 남동구에서 분양할 채비에 나섰다. 포스코건설이 분양을 준비 중인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더샵센트럴파크1차' 전용 96.31㎡는 1월 7억5,000만원에 매매 됐지만, 6월에는 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남동구 아파트 값 역시 오름세다. '어울림마을' 84.96㎡는 6월 5억원에 거래됐지만, 8월 5억9,300만원에 실거래 되는 등 인천의 집값 상승세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수도권 집값상승의 주도는 경기, 인천 지역이다”라며 “인천은 3기신도시 개발, GTX 등 교통망 확충예정 기대감, 가격상승을 기대한 중저가 지역의 실수요자 유입이 발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 랩장은 “연내 서구, 부평구, 남동구, 연수구 순으로 인천 구도심도 최고가 갱신거래가 많은 편이다”며 “다만 인천은 2022년과 2023년 3만1,996호, 3만8,565호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공급이 많이 발생할 지역은 매매가 상승이 주춤하며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원소 소장은 “인천의 숙원 사업인 교통문제가 해결이 되고 있는데다 아직 저가 아파트들이 많고 또한, 저평가 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해 인천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고 진단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경기·인천을 수도권으로 봤을 때 인천이 항상 후순위, 즉 저평가 지역이었다”며 “인천은 한동안 송도, 청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거나 서울과 가까운 부평으로 움직였는데, 이 지역이 한창 붐 일 땐 원도심이 개발을 못하고 있을 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팀장은 “그런데 박근혜 정부 이후 원도심 사업이 빨라졌고, 그런 환경이 지금 빛을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및 경기의 집값이 너무 올라버리니 상대적으로 인천이 싸다는 인식이 번졌고, 지금 인천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문제는 서울 및 타 지역이 ‘불장’이 되니까 지금은 인천이 간격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