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거워지는 지방 청약...인근 구축 가격도 후끈
분양가 상승속 청약 매진 잇따라, "구축이라도 사놓자" 구축가격도 급등
[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신축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청약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충분히 시세차익을 바라 볼 수 있다는 판단에 청약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 신축 아파트 분양가에 구축(이미 지어진) 아파트가 ‘키맞추기’를 하는 상황도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15일 발표한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전월 대비 1.25% 상승한 1,315만7,000원이다. HUG 관계자는 “경기와 인천, 광주, 대전, 강원, 충북, 충남, 경남 등 신규 분양가가 전월 대비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축과 키맞추는 구축 아파트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충남 계룡시에서 1순위 청약에 나서는 ‘계룡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000만원 선이다. 84㎡A 타입의 경우 3억2,400만원 선이다. 수요자들은 "입지와 비교시 분양가가 비싸다"며 "급등한 대전 집값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아파트는 전날 특별공급에서 기관추천 물량을 제외한 총 280세대 모집에서 643명이 몰렸다.
구축 아파트 시세 역시 '비싸게 나온' 신축 분양가에 맞춰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충남 계룡시 금암동 ‘신성미소지움 2차’ 전용 84.86㎡은 지난달 22일 3억8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현재 해당 매물은 3억4,000만원 선까지 나와 있다.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 ‘계룡더샵’ 전용 84.82㎡도 지난 6일 3억2,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신축 분양가와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두계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투자 가능한)물건이 별로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금 분양 중인 계룡자이는 1순위에서 마감은 충분히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가격이 높게 나와도 인근 구축 아파트 시세가 그에 맞춰간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홍천도 마찬가지다. 오는 18일 당첨자 발표를 하는 '홍천 금호어울림 더 퍼스트' 역시 3.3㎡당 최고 1,300만원 선에 나왔다. 지난 11일 대부분의 면적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현재 홍천에서는 거래가 가능한 물건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홍천읍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물건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하지만 원주와 춘천이 많이 올라, 그 영향으로 홍천도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똘똘한 한 채' 몰려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분양가가 아무리 높아도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지만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는 오히려 증가해 호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오는 19일 분양에 나서는 ‘북수원자이 렉스비아’를 두고, 시장 관계자들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약 1,850만원 선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자동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포레나(한화 포레나 장안)과 비슷하게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분양한 ‘한화 포레나 장안’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1,840만원 선이었다.
시장에서는 '북수원자이 렉스비아'가 최소 1억원이 넘는 비싼 프리미엄(웃돈)은 붙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신축 단지 주변으로 구축 아파트 시세가 계속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을 살펴보면,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수원 SK 스카이 뷰’ 전용 84.893㎡은 지난 6일 8억4,000만원(22층)에 매매 됐다. 현재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은 9억원 선까지 나와 있다.
인천에서는 서구 당하동 417-3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검단신도시 우미린 파크뷰'의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1단지와 2단지를 합쳐 총 1,180가구의 분양 물량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해당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약 1,300만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시 1순위 마감은 수월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검단신도시 기존 분양권 호가 역시 상승 기류다. 'LH 투기 사태'가 터지고 3기 신도시 개발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검단신도시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검단 유승한내들 에듀파크' 분양권 전용 84.24㎡는 지난달 22일 5억10만원(12층)에 거래됐다. 현재 7억3,900만원 선으로 약 3주만에 2억원이 껑충 뛰었다.
검단신도시 내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청약이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아파트를 사고 파는 것이 힘들다"면서 "신축을 받을 수 있다면 어디든 (청약을) 넣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