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올해 채용 시장도 ‘꽁꽁’… 신입사원 안 뽑는다

“기존 직원들도 휴직 중인데…” 백신 기대감에도 채용 계획 보수적

2021-01-18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최근 대한항공이 2019년 뽑은 신입사원의 입사를 결정하면서 항공업계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에 시선이 쏠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백신 공급 등에 따라 하반기 수요가 소폭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취재결과 대다수 항공사들은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올해 신규 채용 계획 없다

18일 이코노믹리뷰 취재에 따르면 올해 항공사 대다수는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하반기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대한항공이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의 입사를 결정하면서 항공업계에 불어 닥친 고용 한파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왔지만 이변은 없었다. 

회사별로 보면 풀서비스캐리어(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신규 채용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지난해에도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금번 입사 결정 신입사원들은 2019년 뽑은 신입사원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 채용은 아직 정해진 게 없고 스케줄을 보고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는 대략 60명 정도를 채용했고 하반기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서 신규 채용이 불가한 상황이었다”며 “올해의 경우 인수합병을 앞두고 변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규 채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또한 신규 채용과 관련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20년 신입사원들도 아직 입사하지 못한 상황이다. 신입사원들에게 운항 및 객실 항공 서비스 교육 등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입사를 풀어보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또한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 티웨이항공은 현재까지는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없으며 향후 운항 상황에 맞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올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9명을 채용했지만 코로나19로 올해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기존 직원들의 휴직도 많아서 아직까지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규 항공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기존 항공기 두 대를 반납, 현재 1대의 항공기만을 보유 중인 플라이강원은 기재 도입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종식이 빨라져 하반기 신규 기재 도입이 이뤄질 경우 채용을 진행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에어로케이 또한 채용 계획이 없다. 특히 에어로케이의 경우 지난해 말 14개월 만에 운항증명(AOC)을 받아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인만큼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채용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은 아직까진 없다”며 “지난해 고용한 150명 정도 인원으로 1,2호기를 운항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기존 직원도 휴직 중인데…”

항공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인 만큼 고정비 지출에 부담을 느낀 행보로 풀이된다. 인건비는 항공사 고정 지출비용의 대략 20%를 차지해 유류비에 이어 두 번째로 부담이 높은 항목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종료가 예상되는 하반기에도 항공사들이 신규 채용을 망설이는 이유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동안은 신규 채용이 불가하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의 경우 매각 이슈가 겹쳐있어 신규 채용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현재 항공사 대다수는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올해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거나 받을 계획이다. 지난해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이 대거 운항 중단되면서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잇달아 신청한 바 있다. 3월 중순쯤 신청해 60일의 연장을 거쳤다. 이후 지급 기간이 끝난 11~12월에는 무급휴직 전환 및 휴가 소진 등으로 대응해 왔다. 1년을 단위로 운용됨에 따라 이달 1일부터 항공사들은 올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기간에는 신규 인원 채용이 불가능하다. 단 ▲필수기능인력 필요분야에 자발적 퇴사자로 기존 인력 재배치가 불가능한 경우 ▲기존에 일용직으로 계속 근무하던 근로자가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여 외형상 신규 채용에 해당하는 경우 ▲신규 사업 때문에 신규 채용이 필요하고, 기존인력으로 재배치가 불가능 경우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신규 채용이 허용된다. 

즉,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한 180일이 종료되는 하반기에는 다시 무급휴직 전환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말이다. 기존 직원들의 구조조정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섣불리 신규 채용 인원을 늘리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FSC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도 휴직을 돌아가며 하고 있는데 신규 채용을 단행 할 수 있는 항공사는 없을 것”이라며 “백신 공급에 따라 하반기엔 좀 나아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어떻게 될지 확답할 수 없어 고정 비용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LCC 관계자 또한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 입사는 일반직과 기술직 등에 국한된 것”이라며 “객실승무원 등 실제 비행 수요과 상관없는 인원인 만큼 항공업계 고용이 풀린다고 보긴 어렵다. 여객 수요가 살아나기 전까지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