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 속도내는 하이트진로...박태영 부사장, 사장 승진
보폭 넓어진 박태영 사장, 입사 8년만에 사장 승진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이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오너 3세인 박태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박태영-김인규' 투톱체제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가 열리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 000080)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태영 부사장(42)을 사장으로 승진발령했다. 박 사장은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故) 박경복 명예회장의 손자다.
하이트진로그룹은 박 사장이 사령탑에 오르면서 김인규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사장)이자 하이트진로 대표와 '투톱 체제'가 재개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부터 김인규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된 바 있다.
박 사장은 경영전략과 영업, 마케팅 및 관리의 일부 부문을, 김인규 대표는 생산 및 전사 총괄을 맡는다. 박 사장은 지난 2012년 4월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회사 경영에 첫 발을 내디딘 지 8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전략강화와 신성력 발굴 등을 위해 신설된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에 올랐다.
이후 2015년 하이트진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경영전략본부장과 영업, 마케팅을 맡아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왔다는 점을 인정 받아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2년 입사를 감안하면 8년만에 회사 최고봉인 사장에 오른셈이다.
박 신임 사장은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영컨설팅 업체인 엔플렛폼(nPlatform)에서 책임자로 기업체 인수합병(M&A)업무를 주도해 왔다.
관련업계는 3세 승계가 한층 가까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년간 박 회장 지척에서 경영수업을 밟으며 성과를 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장직 승진 발탁은 차기 경영 구도가 다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계열회사로 지분구조가 이어지는데 박 사장은 그룹 최상위에 있는 서영이앤티 지분 58.22% 보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테라와 진로가 시장에 안착한데 따른 보상의 개념"이라며 "3세 경영이라기 보다는 투톱체제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