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한국경제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

현대경제연, 코로나 재확산 올 4분기 경기회복 불확실 2차 충격 대비 최악의 경우 코로나 이전 경제회복 시기 2022년 가능성 열어둬야 연초 겨울 재유행 강도와 하반기 백신 효과 여부 회복 속도 결정

2020-12-06     곽예지 기자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에 반등세를 이어가고 경기 선행 및 동행 지수도 상승세를 지속 중이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4분기 이후 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안착될 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의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은 2.1%로 크게 반등했으나, 지난해 수준 코로나19 이전 경제 규모과 비교하는 지표인 전년동기대비 경제성장률은 1.1%의 역성장을 지속 중이다.

주 원인은 대부분 민간소비의 침체 등이며, 고정투자와 순수출은 오히려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편, 경기동행지수 및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강한 상승세를 지속 중이나 민간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과는 크게 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차 코로나발 경제 충격파에 대비하자’를 통해 올 4분기 국내 경제 동향판단 등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시사점을 도출했다.

소비 복원력 약화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내구재 부문 호조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던 소비 부문이 10월에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

10월 중 낮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도 불구하고 소비 부문 경기가 급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10월 중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9% 및 전년동월대비 0.2% 모두 감소세로 전환됐다.

부문별로는 내구재와 준내구재가 반등했으나, 비내구재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4분기 중 나머지 11월과 12월 중 높은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향후 소비 지표의 추가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비투자 침체 지속과 회복 기대감 확산

ICT 투자 침체,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설비투자가 침체되고 있으나, 선행지표들이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0월에 들어 전체 설비투자는 물론 ICT 투자도 감소세로 전환됨에 따라 전반적인 투자 활력이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ICT 투자는 상반기 중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투자로 호조를 보였으나 하반기 이후 정체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전체 설비투자지수도 ICT 투자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ICT 이외 부문의 투자는 연중 침체를 지속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하지만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수입액과 국내기계수주액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미래 투자 회복 가능성은 높아지는 모습이다. 국내기계수주액 증가율은 6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수주 감소 전환

지난달 들어 민간 부문 건설수주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 경기 위축의 영향이 시작되고 있을 개연성이 존재한다.

지난 10월 중 건설투자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동반 침체로 9월의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건설기성액 증가율(전년동월대비)은 지난 9월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10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

발주자별로는 10월 중 공공 부문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민간 부문도 기성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해 주는 건설수주액(선행지표)도 민간수주의 급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10월 공공 부문 건설수주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30.5%를 기록한 반면, 민간 부문 수주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25.2%로 하락했다.

수출 회복 기조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단가 위주의 글로벌 교역 반등과 주력 시장에 대한 수출 호조로 불안한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0%로 지난 10월(3.8%)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는 수출 증가세는 수출 물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 단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최근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미국, EU, ASEAN 등 주력 시장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11월 가운데 지역별로는 대중국(1.0%), 대미국(6.8%), 대EU(24.6%), 대ASEAN(6.4%)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6.4%), 가전(20.3%), 바이오·헬스(78.5%), 무선통신기기(20.2%), 컴퓨터(5.6%), 자동차(2.1%), 자동차부품(6.5%) 등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석유제품(50.6%), 석유화학(8.3%), 철강(4.6%) 등이 부진한 모습이다.

고용절벽 지속

불황 장기화에 따른 고용창출력 약화로 대부분 산업의 노동력 수요가 급감했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10월의 3.0%보다 높아졌으며, 10월 중 청년실업률(15~29세)은 8.3%로 전년동월 7.2%보다 크게 상승했다.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42만1000명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서비스업 감소분이 40만 6000명으로 전체 고용 불황의 대부분을 주도했다.

또 제조업 취업자도 9만8000명이나 감소하고 있어, 실물경기에 후행하는 고용 시장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증가

공급측 물가 상승률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수입 물가는 원자재 가격 하락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생산자 물가는 농림수산품 가격 급등으로 감소 폭은 다소 축소했다. 지난 10월 수입 물가는 시장 수요 부진에 따른 글로벌 시장가격 하락 요인에 원화 강세의 영향까지 포함돼 지난 8월 이후 두 자릿수 감소율을 지속 중이다.

10월 중 생산자 물가는 농림수산품 가격 급등에도 석유화학 제품 등 공산품 가격 하락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한편, 소비자 물가는 전기·수도·가스, 공업제품 물가는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년동월대비 0.6%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제 심리 개선

실물지표의 부진에도 가계소비 및 기업투자 심리는 꾸준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7.9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 4월 70.8포인트을 저점으로 상승 추세를 지속 중이다. 부문별로는 가계의 미래 경제 수준에 대한 예측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 CSI 11월 91포인트가 현재 경기상황에 대한 체감 정도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 CSI 72포인트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는 현재 상황이 너무 어려워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는 가계의 미래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감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한편, 기업 부문의 경제 심리도 2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까지 상승세를 지속 중이며,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경제심리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별 경기 동향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전산업은 지난 10월에 들어 거의 모든 산업 경기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생산 활력이 위축되는모습이다. 10월 전산업 생산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9월 3.4%에서 10월에 2.7%의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전월대비로는 9월 2.2%에서 10월 중 0.0%에 그쳤다.

제조업은 지난 4월 이후의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침체의 강도는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제조업 생산은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9월 일시적 반등이 있었으나 10월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제조업 출하는 지난 9월 일시적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10월에 들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재고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 서비스업은 대표적인 대면 업종인 음식·숙박 15.1%, 교육 4.4%, 도소매 1.7% 등의 부진으로 전년동월대비 감소세 2.5%를 기록했으나, 전월비로는 9월 0.3%에 이어 10월에도 1.2%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동안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건설업은 지난 10월에 들어 건축 및 토목 부문 수주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건축수주 전년동월대비 14.9%, 토목수주 26.3% 등으로 나타났다.

향후 경기 리스크 요인: 코로나19 확산 강도에 따른 소비 침체 수준

출처=현대경제연구원

국내 3차 확산기 충격이 예상을 넘어설 경우 경제성장률 결정의 핵심요인인 민간소비 침체를 장기화시킬 우려가 존재한다.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의 겨울 시즌에 코로나19의 국내 재유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3차 유행기(11월 14일 이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1차나 2차 유행기보다 확진자 수가 크게 늘거나 지속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을 우려된다.

이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졌으나 아직은 경제활동의 위축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3차 유행기의 확산 강도와 이에 연동되는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조치 수준에 따라 내수 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차 유행기(2월23일~3월 11일)와 2차 유행기(8월16일~9월2일)가 속한 1분기와 3분기의 민간소비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각각 –4.8% 및 –4.4%로 2분기(-4.0%)보다 침체 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따라서 3차 유행기(11월14일 이후)가 최악의 시나리오(확진자 수 급증 및 지속 기간 장기화) 경로로 방향을 잡을 경우, 2차 코로나발 경제충격파(2020년 1~2분기의 1차 코로나발 경제 충격에 이어 두 번째의 대규모 경제 충격)가 발생하면서 민간소비가 다시 한번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단 이 경우에도 경제 주체들의 심리적 내성 강화와 장기 불황에 대한 기저효과 등으로 1분기 수준보다는 낮은 침체 강도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경기 리스크 요인: 글로벌 경제 흐름과 수출 경기 향방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으로 내년 상반기 세계 경제와 국제 무역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하방 리스크 요인과, 백신 보급에 따른 하반기 주요 경제권의 경기 상승이라는 상방 리스크 요인이 우리 수출 경기 회복의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이며, 특히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과 유럽 등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에서 이동 봉쇄조치가 재가동되면서 세계 경제의 재침체와 이에 따르는 교역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세계 경제와 국제 무역은 올해 불황에 따른 기술적 반등 요인과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정책 가속화 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하방 리스크 요인(연초 겨울 코로나19 재유행)과 상방 리스크 요인(하반기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 면역 효과 가시화)이 병존한다.

또 불황 극복을 위해 주요 경제권들의 경기 부양 노력이 가속화하면서 국가 간 재화와 서비스 이동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는 글로벌 재유행(내년 겨울에서 봄 사이 우려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교역 위축을 들 수 있다.

반면, 상방 리스크 요인으로는 내년 하반기에 들어 백신 보급에 따른 집단 면역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주요 경제권이 회복 국면에 안착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내년 수출 경기는 올해의 불황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크게 작용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연초 겨울 재유행의 강도와 하반기 백신 효과 여부가 회복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출 증가율은 올해 -6% 내외에서 내년 10.1%로 크게 높아지고, 글로벌 재유행 시에도 수출은 증가세(6.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경기 판단 및 향후 경기 전망

출처=현대경제연구원

4분기 현재 한국경제는 2분기를 경기 저점으로 매우 완만한 개선 추세선 상에 위치하고 있으나, 여전히 민간소비의 위축이 경기 회복 국면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이후 투자와 수출은 점진적 회복세에 있으나,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승에 따른 민간소비 침체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향후 경기 전망으로 내년 경기 흐름은 회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1~2분기 중 2차 코로나발 경제충격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년 경기 추세는 빠르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개선되는 경기 추세의 우상향 회복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글로벌이나 국내에서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의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할 경우, 올해 1~2분기의 1차 경제 충격(single hit)의 여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4분기~내년 1분기에 이르는 2차 경제 충격(double hit)이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단, 이 경우에도 강화된 경제 주체들의 내성으로 2분기 이후 경기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규모를 달성하는 시점은 하반기 경으로 생각되며, 2차 코로나발 경제 충격 시나리오의 경우는 2022년 상반기 경으로 추정된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최우선시되어야 하나, 경제 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요구된다”면서 “내수 부문의 경제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경기 변동에 대응하면서도 중장기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방위적 통상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산업 기반 붕괴와 대량 실업 방지를 위해 기업의 사업재편 지원, 기업 간 결합 유도, 원활한 퇴출 시스템 구축 등의 산업 구조조정을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