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 쉽고 지구에도 좋은 미래식품, 곤충
풍부한 영양, 적은 공간, 많은 에너지와 사료 필요 없고 번식도 빨라 일석 오조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머지 않은 미래에 당신은 아침 식사로 귀뚜라미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고 메뚜기 가루로 만든 단백질 음료를 마시고 딱정벌레 베이컨을 곁들인 계란 스크램블(애벌레 기름으로 거품을 더 풍성하게 만든)을 먹게 될 것이다.
이런 식품들은 당신이 오늘날 먹고 있는 빵, 음료, 계란, 베이컨보다 철분은 4배, 단백질은 3배 이상, 그리고 훨씬 더 많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까지 지켜줄 것이다.
당신은 절대 벌레를 먹지 않을 거라고?
미안한 얘기지만, 당신이 초콜릿, 피자, 스파게티를 먹는다면 여러분은 이미 곤충을 먹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는 초콜릿 바 하나에 30 종류 이상의 곤충 부위와 설치류 털 몇 가닥, 16 온스(450g) 토마토 캔이나 피자 소스에 구더기 두 마리, 16온스짜리 스파게티 한 상자에 450 종류의 곤충 부위와 설치류 털 9 가닥을 포함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렸으니까.
식품 가공 사슬을 따라 불법 무단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FDA가 당신이 부지불식간에 먹을 수 있는 ‘식용 곤충’을 허가해 주어야 한다. 식용 곤충은 우리가 먹는 많은 식품, 심지어 땅콩 버터와 잼에도 들어 있다.
기후 변화에도 도움이 된다는데 왜 일부러 라도 곤충을 먹지 않겠는가? CNN이 최근 곤충이 인류의 미래 식품이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건강에도 좋아
당신의 친구들과 이웃들 중에는 이미 곤충들을 잘 씹어 먹는 사람들도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Global Market Insight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식용 곤충 시장은 2017년에 5500만 달러(640억원)를 넘어섰으며 2024년에는 8000만 달러(93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도 조만간 식용 곤충에 관해 미국을 따를 것으로 보이고, 이미 곤충을 즐겨 먹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은 2025년까지 2억 7000만 달러(3150억원)어치의 곤충을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곤충 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친환경 식품에 대한 관심과 가공식품에 대한 반감, 그리고 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그러나 이 외에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벌레가 당신 건강에 아주 좋다는 것이다.
많은 나라들은 그런 사실을 수 십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알고 있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최소 20억 명이 매일 벌레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A&M 대학교(Texas A&M University)의 법의학 및 과학수사 프로그램을 이끄는 곤충학자 제프 톰버린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흰개미, 전갈, 딱정벌레 애벌레, 메뚜기, 누에 등 많은 종류의 벌레를 먹어 봤다”면서 "그런 식용 곤충이 그다지 신기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딱정벌레 애벌레로 만든 파이도 먹어봤고, 감자튀김처럼 튀긴 대나무 벌레도 먹어 봤지요. 흰개미는 훈제되어 에피타이저로 나왔는데 맛이 땅콩 같았습니다.”
톰버린 교수는 "맛에 관해 말하자면, 일종의 견과류 팝콘 맛"이라며 "버터 맛은 곤충의 지방일 것이고 견과류 맛은 곤충 껍질일 것”이라고 말했다.
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 곤충류는 개미, 딱정벌레, 벌, 애벌레, 매미, 귀뚜라미, 잠자리, 파리, 배짱이, 누에, 메뚜기, 개각충, 흰개미, 말벌 등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바게닝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 and Research)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100 종 이상의 식용 곤충이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이 좋은 비타민, 미네랄, 지방, 단백질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곤충은 그런 영양 성분뿐 아니라 맛도 별미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여왕 흰개미는 영양가가 높아 우간다와 잠비아에서는 영양 부족 아이들에게 먹이는 귀한 식품이다.
상상 속의 아침식사에서 베이컨 대신 애벌레를 먹었다고 생각해 보자. 애벌레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이 거의 생선과 맞먹고 불포화 오메가-3는 생선보다 훨씬 더 높다.
토스트에 귀뚜라미를 곁들여 먹었다면 당신은 생선, 고기, 유제품, 달걀과 비교해 손색없는 ‘완전 단백질’ 식사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완전 단백질은 체내에서 단백질 조직을 만들고 회복하는데 필요한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우리 몸은 자연적으로 그러한 필수 아미노산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식단을 통해 얻어야만 한다. 게다가, 각각의 곤충들에는 크기에 비해 엄청난 양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애벌레를 먹어보라. 애벌레 한 마리는 48%에서 61%가 단백질이고 16~20%는 지방이며 그 중 40%가 필수 지방산이다. 애벌레 지방은 요리할 때 풍성한 거품을 낸다(차세대 아침식사로 계란을 대체할 것임을 명심하라). 게다가 애벌레는 칼슘, 아연, 철의 보고다.
지구 환경에도 엄청난 도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메탄을 생산하는 가축 대신 벌레를 먹는 것이 환경을 돕는 동시에 인류에게 양질의 영양을 전달하기 위한 쉽고 훌륭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오존을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벌레는 물을 많이 먹지 않는다(세계적으로 물부족위기가 온다는 것을 아는가?). 벌레는 유기 폐기물에서도 잘 자라며 수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FAO에 따르면, 전 세계 땅의 4분의 1 이상이 가축 방목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지구의 또 다른 3분의 1은 가축이 먹을 작물을 재배하는데 사용된다.
벌레는 곤충 마천루라고 할 수 있는 작은 상자통에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지구에 이 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벌레는 냉혈 동물이어서 보온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도 없고 동물들보다 훨씬 적게 먹는다.
FAO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소보다 12배, 양보다 4배 덜 먹으며, 동일한 양의 단백질 생산을 기준으로 돼지와 닭을 키우는데 필요한 사료의 절반이면 충분하다.
톰버린 교수는 "예를 들어 1파운드(450g)의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0파운드의 사료가 들어가 전환율이 20:1인 반면 곤충의 전환율은 2:1에 불과해 실효성이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면, 곤충의 빠른 수명 주기라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톰버린 교수는 "동물의 경우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서 최소한 6주 동안 먹여야 하지만, 곤충은 같은 기간 동안 여러 세대를 거칠 수 있다"고 말한다.
"작은 공간, 적은 양의 먹이로 그렇게 빨리 키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곤충이 가축보다 우수한 식품이라는 세 가지 이유가 되고도 남겠지요.”
유엔의 2019년 인구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는 77억 명이며, 2050년에는 97억으로 늘어날 것이다.
기후 변화, 동물 남획, 물 부족, 농작물 재배지의 생산성 저하 같은 지구 파괴적인 영향을 생각해 보면, 곤충이 왜 미래의 단백질이 될 것인지 너무나 쉽게 알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