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이태원 클럽 사태에 '서울 유흥시설 집합 금지'

지난 4월 강남업소에 이어 두 번째

2020-05-09     강수지 기자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태원 클럽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자 9일 서울 지역 내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 금지 명령을 내렸다.

서울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6명 늘었다.

박 시장은 이에 오후 2시 코로나19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는 지금 이 시간(오후 2시)부터 즉시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집합 금지 명령에 따라 서울 지역 내 해당 유흥시설은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만일 이를 어긴다면 처벌을 받게 된다. 명령 해제는 추후 서울시가 별도 명령을 내릴때까지 무기한이다.

박 시장은 "한순간의 방심이 감염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태원 클럽 감염 사태로 확실히 알게 됐다"며 "그간 의료진과 공무원, 시민들이 방역에 참여한 노력이 한 순간에 모두 물거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이태원 클럽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4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서울 27명, 경기 7명, 인천 5명, 부산 1명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강남 대형 유흥업소 'ㅋㅋ&트렌드'의 방문자와 업소 종업원, 종업원의 룸메이트 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며, 지난달 8일 시내 유흥업소 2146곳에 집합 금지 명령을 내렸다.

박 시장은 이번 집합 금지 명령의 경우 기한을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으로 이 명령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1차 명령이 4월 8일에서 19일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었던 것과 차이가 난다.

강남 업소 사태 때는 초기 우려와 달리 추가 감염자가 많지 않았으나, 이번 이태원 클럽 사태는 첫 확진자(경기 용인 66번)가 발생한지 사흘만인 9일 정오 서울에서만 총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40명에 달한다.

현재 이번 감염 사태를 놓고 초발 환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이번 집단 감염의 원인일 것이라는 초기 추정과 달리, 감염원에 대한 추적이 어려운 '산발적 전파에 의한 사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방역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용산구 이태원2동에 거주하는 외국인 확진자 3명의 경우 연휴 기간에 집 근처 클럽인 '킹', '퀸'을 방문하고, 서대문구 신촌동의 '다모토리5' 등 여러 업소에 방문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초발 환자의 증상 발현일이자 클럽 방문일인 2일에 증상이 나타난 다른 사례들도 있고, 초발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날에도 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감염원 추적이 어렵고 많은 경우 규명이 불가능할 수 있어 일선 방역을 맡은 서울시는 대응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클럽 등 유흥업소에 출입자 명부 작성과 같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해당 클럽들이 제출한 명부상의 194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의 이번 강제 조치에는 명분이 생겼다.

박 시장은 "이번 사태는 클럽과 관련한 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며 "그동안 철저하게 수칙을 지킨 시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