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고수의 기술적분석] 시장은 늘 중립적이다

2017-10-10     필명 키메라

최근 코스닥 시장이 북미 간 설전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냉 온탕을 오가며 극심한 혼란을 겪고 대폭 하락했었다. 바이오 제약 주의 약진과 IT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낙수 효과로 모처럼 상승 추세를 보이던 코스닥 지수가 맥없이 주저앉으며 한때 4거래일 연속 급락을 거듭했었다.

코스닥 9월 급락세... 그 이유는

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코스닥 지수가 1.84% 폭락한 지난달 22일 장을 들여다보면 개인이 553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 65억원, 596억원 어치 순매수를 했다. 북 미간에 이어진 말 폭탄으로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며 황급히 시장을 빠져나왔고 이날 코스닥 상장사 1200여 개 기업 중 52주 신 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무려 280여 종목에 이른다. 개인이 시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올 때 기관과 외국인은 고스란히 주워 담았다.

주식투자에 임하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시장은 늘 그 자리에 있으며 늘 중립적이라는 것이다. 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사라지거나, 배신하는 것이 아니다. 심약하고, 변덕스러운 대중이 있을 뿐이다. 개인이 공포감에 투매에 가까운 주식 매도를 할 때 기관과 외국인은 어째서 주식을 쓸어 담았을까? 몇 가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몇몇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인 바이오·제약 주와 IT·반도체 수혜에 힘입어 코스닥 지수가 상승했지만 이는 사실 시총 상위 몇 종목의 독식에 가까운 편중으로 인한 왜곡된 착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코스닥 전체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38배로 다소 높다. 코스피 PER 17배에 비교되기도 한다.

코스닥 거품은 크지 않다

하지만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시총 10위 안에 속하는 바이오. 제약. IR 주의 PER은 기형적이라 할 만큼 높다. 시총 10위권 안에 있는 ‘바이로메드’의 PER은 무려 3167.57 배이다. 상위권 몇 종목의 지나치게 높은 PER은 중소형주와 합산되어 시장 평균치를 끌어올리며 판단을 흐리게 하고 시장을 왜곡 한다. 상위 몇 종목만 빼면 코스피와 PER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코스닥 시장이 거품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이다.

또 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주체인 대중, 즉 개인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습성과 습관이다. 펀더멘털이 약하거나 벨류에이션이 낮은 기업뿐 아니라 실적이 개선되거나 우량한 종목들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면 맥을 못 추고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다. 주식 격언 중에 귀가 닳도록 듣는 말 중에 손절매가 빠지지 않는다. 당연히 중요한 말이다.

기술적 분석, 기다릴 때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매수 후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을 접하면 대부분 상당 수준 하락할 때까지 잘 버티다가 정작 하락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손절매를 하고 시장을 빠져나온다. 반대의 경우를 보면 달리는 말에 올라 타라는 격언도 있다.

지나치게 고평가 된 성장주는 시장을 선도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가는 이미 상투인 경우가 많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시장에 배신당한 듯 분노를 느끼지만 그건 허공에 대고 발길질하는 것과 같다.

시장은 늘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특출한 예지능력이나 가공할 위력의 정보를 지닌 절대 능력자들이 아니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70%가 넘는다. 정작 시장의 주체이면서도 그 과실을 얻는 수혜자는 따로 있다.

그들은 기다려야 할 때를 알고, 시장이 과열되기를 기다려 유유히 빠져나온다. 개인 투자자 들이 공포에 떨며 내던진 저가의 주식을 쓸어 담기만 하면 된다.

그들은 알고 있다.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하고 제 자리로 찾아간다는 것을...

 

용어설명:

♦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 현재 시장에서 매매되는특정회사의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을 나눈 값.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 어떤 기업의 주식가격이 6만6000원이라 하고 1주당 수익이 1만2000원이라면 PER는 5.5가 된다. 일반적으로 특정 주식이 저평가 또는 고평가 되었는지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