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제' 긴급진단]불확실 경제속 매매 기피 최악 ‘전세대란’ 이어질 것
부동산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세 강세, 매매 부진으로 요약된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했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이주 수요가 가중됐다.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 문제는 더욱 심화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주택 구매 심리는 급속히 위축됐다.
신규 공급 주택의 부족, 전세가격 폭등에 따른 매매가격 불안. 주택시장 내부의 수급 요인에도 수도권 매매시장의 부진 양상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에 대한 불안감,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신용위기 등 소비자 불안심리가 당분간 주택시장의 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올들어 다섯 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중 세 차례가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내용이다. 전세시장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
실수요자 전세 끼고 구입 고려해 볼 만
전세시장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환경이다. 집값 부담에 따른 주택 구매 지연 또는 포기 현상과 경제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은 덤이다.
전세가 인상분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소형 주택의 경우 월세 형태의 임대계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전세가 폭등과 함께 서민가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은 향후 전세입자가 매매 수요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면서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해부터 실제 지방 대도시들은 공급 감소로 인한 수급 불균형 문제로 전세가 상승과 매매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최근 2년간 지방 5개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30% 가까이 상승했다. 교통환경 개선, 대규모 개발사업의 기대 등이 더해지자 지방도시들은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전세, 매매가격 상승이 지속됐다. 미니 버블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경기 침체로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의 원인이 되고 있는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도 지방 주요 도시에서는 신규분양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수도권과 지방간의 양극화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 수도권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전세가 상승세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매가격은 오히려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과거 부동산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 받던 재건축 아파트단지의 호재성 뉴스도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목적이라 하지만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투자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는 정부의 정책 발표에도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입주 물량 감소로 야기되고 있는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일부 소형 아파트의 실수요자들을 제외하고는 집 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시장 회복을 억누르고 있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에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국내외적인 경제환경에 대한 불안감, 실질 소득 감소와 가계 부채 증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금융기관의 대출 축소 등이 맞물려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보다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세가격이 폭등하고 저가의 소형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과 소형 평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회복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반적으로 위축된 아파트시장을 회복시킬 모멘텀이 되기에는 주택시장을 둘러싼 외부환경의 부정적 영향이 너무 크다. 베이비부머의 은퇴를 비롯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 구조 변화, 고령화에 대한 우려 등은 위축된 소비자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한다.
소형 평형 아파트 중심 가격회복 현상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매매시장의 하향 안정화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의 상승세도 다소 둔화될 소지가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고 있는 전세가 상승세는 주택시장 내부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올 하반기에도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은 결혼 날짜보다 가격을 불문하고 전셋집을 먼저 구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병욱 미래에셋증권 부동산컨설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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