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봄, 10년전보다 26일이나 빨리 찾아왔다
생물계절학 학계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문제 경고
북반구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10년 전보다 26일 일찍 봄이 시작됐다. 생물계절 학계가 이른 봄으로 인해 생태계에 발생할 문제들을 보고했다고 가디언이 현지시간 1일 보도했다.
지구 곳곳에 봄이 일찍 찾아왔다. 미국 워싱턴 DC에는 2월 22일경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북반구 그린란드(Green land)의 쐐기벌레는 따뜻한 날씨로 10년 전부터 26일 빨리 성장했다.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조용한 자연의 증거들이다. 지난 30년간 생물계절학에서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었다고 말한다.
생물계절학은 계절에 따른 자연계와 동식물들의 여러 가지 현상을 기후 또는 기상과 관련지어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예를 들어 식물의 발아, 개아, 개화 등의 시기를 조사해 지방별 기후를 비교한다. 그리고 동물의 이동이나 휴면, 변태 등으로 시기를 나눠 ‘바이오미터법’으로 농업이나 예방의학에도 이용된다.
생물학 레터스(Biology Letters)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가장 빨리 관찰된 곳은 북극해이다. 극지방의 바다 얼음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지구온난화가 심화됐다.
지구온난화로 식물들의 성장 속도는 대체적으로 10년 전보다 성장이 빨라진 것으로 관찰됐다. 회색 버드나무는 원래의 성장주기를 유지했지만 소형 자작나무는 10년마다 5일씩 빨리 자랐다. 12년간 서(西) 그린란드에 있는 사초(莎草)과 식물 연구에 따르면 성장주기는 10년 전보다 4주 빨라졌다.
“우리가 식물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는 봄이 10년 전보다 26일이나 빨리 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고 27년간 보존 생물학을 연구한 에릭 포스트(Eric Post) 캘리포니아 주립대학(The University of California) 생물학자는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4계절 내내 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북미산 순록 카리부(Caribou)는 짧은 북극 여름에 풀을 먹기 위해 분만 계절 동안 연구 지역에 온다. 카리부는 낮에 길이에 따라 그들의 이동경로를 정하는데 현재의 기후에 카리브가 도착할 때쯤에는 풀은 다 자라고 영양소가 빠진 상태이다. 이런 상태의 풀을 섭취한 카리브의 출산율은 줄어들고 사망률은 높아졌다. “카리브는 기후 변화로 종의 위협을 받는 많은 동물 중에 하나 일뿐이다”라고 포스트는 말했다.
최근 생물계절학을 바탕으로 지도를 만든 미국 지질 조사부(the US Geological Survey, USGS)에 따르면 북반구의 남쪽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그 지역에 봄은 더 빨리 오고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
‘봄’이라는 의미는 좋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생물계절학에서 봄이 일찍 온다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진드기와 모기의 번식력은 강해지고 꽃가루는 더 오래 지속된다. 작물이 번성할 수도 있겠지만 늦서리나 여름 가뭄으로 위험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식물과 식물의 꽃을 먹고 수분(受粉) 하는 새와 벌, 나비에게도 치명적이다. 따뜻해진 기후 탓에 꽃이 일찍 핀다면 생태계 교란이 생긴다.
“대부분은 이른 봄이 동식물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겨울 날씨가 흐리다 해서 고맙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기후의 변화는 사회 경제 전반의 문제에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준다”라고 제이크 웨진(Jake Weltzin) 미국 생물계절 네트워크(USA National Phenology Network)의 박사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