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10년 로드맵따라 하드웨어 프로젝트 본격 집중
스타트업 '내슨트 오브젝트' 인수···페이스북 내부 HW 연구조직 '빌딩 8' 합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하드웨어 사업에 본격 집중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소비자용 조립식 전자기기 스타트업 네슨트 오브젝트(Nascent Objects)를 인수한다. 페이스북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춰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IT전문매체 리코드는 페이스북이 스타트업 내슨트 오브젝트를 인수해 페이스북 내부의 일급비밀 하드웨어 연구조직 ‘빌딩 8’에 합류시킨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빌딩 8은 레지나 듀건(Regina Dugan)이 이끄는 페이스북의 극비의 하드웨어 프로젝트 연구조직이다. 레지나 듀건은 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국장 출신이면서 구글 첨단기술팀에 근무했던 일명 ‘Xoogler(구글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전 구글 직원)’이기도 하다.
내슨트 오브젝트는 소프트웨어,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 ‘모듈식 전자기기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주로 프로토타입의 테스트용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내슨트 오브젝트 설립자 겸 CEO Baback Elmieh가 빌딩 8 프로젝트의 주요 멤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슨트 오브젝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들은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 하는 건 다른 문제다. 우리는 하드웨어 구현 기술로 상상 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는데 꼭 필요한 회사다”라고 밝혔다.
눈여겨볼 점은 ‘모듈식(조립식)’ 기기다. 예를 들어 조립식 스마트폰은 말 그대로 카메라, 배터리, 센서 등의 부품을 마음대로 더하거나 빼서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이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최근 개발을 중단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구글 아라 프로젝트 기술 책임자였던 레지나 듀건이 지난 4월 페이스북으로 이직한 영향이 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페이스북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새로 지은 하드웨어 개발 실험실 ‘아레나(Arena) 404’를 공개한 바 있다. 아레나 404는 드론, 가상현실 헤드셋 등 그동안 페이스북이 진행하던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한곳에 모은 연구실로 넓이가 약 2044㎡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다. 페이스북은 이번 인수로 하드웨어 프로젝트 프로토타이핑 작업을 훨씬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아레나 404에는 공업용 선반과 밀링 머신, 전자현미경, 컴퓨터단층촬영(CT)기기 등 하드웨어 제작을 위한 다양한 중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페이스북은 워싱턴 주에는 오큘러스 개발실험실, 영국 서머싯에는 무인기 개발실험실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올해 4월 향후 10년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차세대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해 이 공장을 세웠다"며 "모두에게 열려있고 모두가 연결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페이스북이 향후 10년 로드맵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